매일신문

제9회 노산시조문학상에 정경화 시조시인

무지기 치마·3 수상작 선정
한국문인협회 청도지부 지부장, 민병도갤러리 관장

노산시조문학상 정경화 시조시인
노산시조문학상 정경화 시조시인

경북 청도에서 활동 중인 정경화 시조시인의 '무지기 치마·3'이 올해로 9회째를 맞는 노산시조문학상 수상작으로 결정됐다.

반지하 어둠에도 독백의 꿈은 높아/눅눅한 소음 아래 소리 죽인 발자국,/그 속내 부추기면서 철심을 박는다//은유가 되지 못한 겹겹의 속곳부터/치켜올린 허리춤에 납작해진 가슴까지/고요한 시간의 연못, 기꺼운 침잠이다//물 위는 미로이고 물밑은 미궁이다/수면을 사수하는 당신은 누구신지/똬리 튼 달무리 가득, 수궁 한 채 덩그렇다// ('무지기 치마·3' 전문)

심사위원단(이우걸 위원장)은 "복식이 육체를 옥죄이고 정신과 심리적 음영을 거느리는 매개라는 생각을 통해 우리 시조사에서 처음으로 복식을 통한 여성 정체성 탐구를 시도했다"며 "미학적 구조가 정교하고 시조의 깊이와 무게감도 비할 데 없이 높다"고 평가했다.

정경화 시인은 "잊혀가는 옛 속곳의 아름다움을 어떻게 현대 시조로 참신하게 형상화해내야 할 것인가의 고민에서 시작됐다. 무지기 치마를 연작으로 그려나가면서 억눌린 연민의 정서로부터 당당한 수궁 한 채 같은 이미지를 발견하기에 이르렀다"며 "이번 수상으로 덩그런 수궁 한 채가 앞에 또렷이 다가온 것만 같다. 작품 활동에 정진하고 게을리하지 않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정 시조시인은 2001년 동아일보, 농민신문 신춘문예 시조에 당선돼 등단 후 이영도시조문학상 신인상을 수상했다. 현재 계간 '시조21' 편집주간, 한국문인협회 청도지부 지부장, 민병도갤러리 관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한편, 노산시조문학상은 마산 출신 노산 이은상 선생의 정신을 기리고 계승해 나가기 위해 마산장학재단의 지원을 받아 전국의 역량 있는 시조시인을 선정하고 있다. 시상식은 9월 28일 오전 11시 30분 창원 마산회원구 창신중 다목적 강당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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