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밋빛 전망 뒤에 숨은 '독배'를 누가 마실 건가?
국방부 측이 다음 달 대구 군부대 이전 예비후보 선정을 앞두고 느닷없이 '공용화기 사격장' 후보지를 선정해 달라고 뒤늦게 요구하고 나섰다.
국방부 측은 지난달 15일 군부대 이전 유치전에 뛰어든 지자체를 대상으로 854만㎡(259만평) 규모의 군부대 이전 후보지와는 별도로 박격포 등의 사격장 1천43만㎡(315만평)에 달하는 '공용화기 사격장' 후보지를 2주만에 선정·제출해 달라고 요청했다.
공용화기 사격장은 직사화기·곡사화기 사격진지 사거리 2~4㎞와 공병전술훈련장, 핵·WMD전술훈련장, 드론봇전술훈련장 등이 들어선다.
공용화기 사격장이 들어서면 도비탄·피탄·불발탄으로 인한 사고 우려와 포탄 낙하로 인한 화재 발생, 사격 소음 피해 등의 우려가 있다.
국방부 측이 공용화기 사격장과 같은 중대한 문제를 사업 초기에 공지했다면, 대구 군부대 이전 유치에 뛰어든 5개 지자체가 예산과 행정력 등을 낭비하지 않았을 것이다.
대구 군부대 이전은 2022년부터 육군 제2작전사령부, 5군수지원사령부, 제50사단, 공군 방공포병학교 등 4개 군부대를 다른 지역으로 이전해 '밀리터리 타운'을 건설한다는 거창한 계획을 내걸었다.
대구 군부대 이전 유치전에 대구 군위군을 비롯해 경북 상주, 영천, 의성, 칠곡 등 총 5개 지역이 유치 의사를 밝히며 치열한 경합을 벌이고 있다.
5개 자치단체가 그동안 쏟아 부은 예산만 해도 수백억원에 달할 것이다.
예산만 쏟아 부은 것이 아니다. 군부대 유치를 위해 5개 자치단체는 전투적으로 행정력을 집중했다.
칠곡군은 행정조직 내에 군부대 유치 부서를 만들어 팀장(6급)과 직원을 두는 조직 개편도 했었다.
더구나 국방부 측은 공용화기 사격장 후보지 선정만 감춘 것이 아니다.
군인들을 위한 관사도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고 있다.
군부대를 이전하더라도 군 관사 가운데 30%는 대구 수성구에 남겨둔다는 것이다.
인구 증가 요인인 기혼자들을 위한 관사는 대구 수성구에 남겨두고, 미혼자들을 위한 관사만 옮기겠다는 것은 군부대 이전에 따른 인구 증가와 경제 파급 효과가 절반 이하로 반감될 것이다.
결국 국방부 측은 밀리터리 타운 건설로 인구 증가와 지역 경제 활성화 등 장밋빛 전망만 알려주면서 공용화기 사격장 및 관사 등의 문제는 뒤로 감추는 꼼수를 부린 것이다.
국방부의 이기주의가 철저하게 주민들을 속인 셈이다. 주민들이 국가 방위라는 대의를 감내하라는 일방통행식이다.
투명성이 보장되지 않고 주민들을 속이는 국방부의 대구 군부대 이전 계획은 공용화기 사격장 및 관사 등의 문제로 주민들의 거센 반발을 불러올 수 있다.
지금이라도 국방부는 주민들이 올바르게 판단할 수 있도록 대구 군부대 이전과 관련된 모든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는 것이 마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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