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리더 열전] 김군자 '세계 스타트업 포럼, 두바이' 부회장 "남은 생, 사회환원에 다 바칠 것"

'음식으로 건강 되찾게 하자'는 신념으로 2020년 홍삼란 생산업체 창업
올 1월 한국 스타트업의 해외 진출 지원 플랫폼인 '세계 스타트업 포럼, 두바이'도 설립

김군자
김군자 '세계 스타트업 포럼, 두바이' 부회장

김군자
김군자 '세계 스타트업 포럼, 두바이' 부회장

"사는 동안 많은 사람들한데 유익한 일을 하고 가는 것, 그것이 제 삶의 목표입니다."

세계를 무대로 활동하는 사업가 김군자(67) 다원스마트팜 대표는 돈을 벌기 위해 사업을 하는 이가 아니다. 거짓말 같겠지만 진짜다. 사실 굳이 사업을 해서 돈을 벌지 않아도 될 만큼 매우 부유하다.

경북 구미 선산 태생인 그는 고려대와 동 대학원, 그리고 카이스트 연구원에서 식품공학을 연구했지만 결혼과 동시에 대구로 내려와 내조에만 전념한다. 그러다 자녀 둘이 미국 유학길에 오르자 미국과 한국을 오가는 생활을 한참 했고 자녀들이 미국에서 의사와 월스트리트 일원으로 자리를 잡자 예전 이루지 못한 꿈이 생각났다.

그 꿈은 '많은 사람들을 위해 좋은 식품을 개발하겠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4년 전 시작한 것이 동물복지 유정란인 '홍삼란'을 생산하는 회사다. 농장은 충남 보령과 경북 안동에 있다.

김 대표는 "나이가 들면서 어깨와 무릎에 탈이 났다, 대상포진에 걸렸다 등 아프다는 소리를 하는 주변 지인들이 너무 많아 제 전공인 식품으로 건강을 되찾게 해줄 방법은 없나 고민하게 됐다"며 "그러다 자녀들의 건강과 두뇌를 위해 어릴 적부터 꾸준히 먹였던 홍삼과 완전식품인 달걀을 결합하면 되겠다 싶어 홍삼란을 개발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홍삼란은 6년근 홍삼과 동충하초 등을 넣고 발효시킨 사료를 먹여 키운 닭에서 나온 달걀로, 휴먼바이오 식품분석연구원 분석 결과 홍삼란 1개 당(50g 기준) 2~3g의 사포닌을 함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반란에 비해 비린내가 나지 않고 쫄깃한 식감이 배가된 것이 특징으로 사포닌 특유의 쌉싸름한 맛이 없어 해외 소비자들을 공략하는데도 안성맞춤이다. 그는 지난달 홍삼란에서 추출한 발효효소 물질과 초임계 추출을 통한 고기능성 나노 물질로 화장품과 의약품을 만드는 '김군자 바이오'도 설립했다.

김 대표는 자신의 사업을 일구는 것에 그치지 않고 올 1월부터는 한국 스타트업이 해외, 특히 중동으로 진출하는 것을 돕는 일에도 팔을 걷어 부쳤다. '세계 스타트업 포럼, 두바이'(이하 포럼)란 이름의 법인 설립이 그것으로, 전세계 자본이 몰리는 기회의 땅 두바이로의 진출을 모색하는 한국 스타트업을 체계적으로 지원하기 위한 플랫폼이다. 이 포럼에서 그는 부회장을 맡고 있다. 본인이 설립했지만 회장은 세계적인 인물을 앉히기 위해 현재 공석으로 남겨뒀다. 사무실은 두바이 현지와 서울 여의도 두 곳에 뒀고 상근 직원도 배치했다.

지난 4월 11일에는 포럼 주최로 두바이 현지에서 '제1회 케이컬처 페스티벌 2024 인 두바이' 행사도 열었다. 한국 디자이너 2명과 두바이의 상징적인 디자이너 왈리드 아탈라 등 두바이 디자이너 4명이 참여한 패션쇼다. 쇼로 이목을 집중한 뒤 그 다음 이틀간은 'K스타트업 비즈니스 데이'를 열어 국내 스타트업이 두바이 등 중동 투자자들과 만나 투자 유치 및 진출을 모색할 수 있는 자리를 만들었다.

참여한 국내 스타트업은 패션에 인공지능(AI)과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한 플랫폼, 반도체 스타트업 'VR Arts', 김 대표 회사 등이다. 그 성과로 오는 9월에는 김 대표 회사 등의 실사를 목적으로 아랍에미리트 국왕 동생의 한국 방문도 예정돼 있다.

앞으로 김 대표는 본인의 사업 보다는 자신의 경륜과 글로벌 네트워크로 국내 스타트업과 어려운 이들을 돕는 일에 더 힘을 기울일 계획이다. 그는 "남편하고는 생각이 조금 다른데 저는 자식들에게 재산 물려주겠다는 생각 전혀 안 한다"며 "생각해보면 너무나 감사한 인생을 살았으니 남은 생은 제가 가진 것을 사회에 환원하는 일에 다 바칠 것"이라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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