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중국 이커머스 플랫폼 이른바 'C커머스'의 국내 시장 진출이 본격화되고 있다. 특히 실용적인 소비와 다양성 추구, 빠른 트렌드 변화 등 주요 소비층은 MZ세대를 공략하는 마케팅이 활발하다. 국내 유통업계의 대응 전략이 중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C커머스는 국내 패션업계에도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으나, 국내 주요 유통 플랫폼도 급격한 성장세를 보이며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다.
◆ C커머스의 부상…중국의 유니클로 '쉬인' 상륙
알리익스프레스, 테무에 이어 중국의 패션 플랫폼 쉬인(SHEIN)이 한국 진출에 나서면서 패션 유통 업계에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C커머스 플랫폼 이용자 수는 가파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C커머스 월간 이용자 수는 1천509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국내 최대 이커머스 플랫폼 쿠팡(2천983만명)의 절반 수준에 육박한다. 시장분석업체 와이즈앱·리테일·굿즈에 따르면 지난해 4월부터 올 3월까지 한국에서 알리익스프레스와 테무의 결제액은 약 2조9천234억원을 기록했다. 6월 기준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 순위를 조사한 결과, 알리익스프레스와 테무가 나란히 2·3위를 차지했다.
가품 유통 및 유해성 논란으로 정부의 조사를 받으며 주춤한 모습을 보였지만 대규모 할인 행사로 반등에 성공한 모습이다. 단순한 저가 제품의 유입에 그치지 않고 대규모 물류센터 구축 계획을 발표하는 등 한국 시장 점유율 확대를 위한 다각적인 전략을 펼치고 있다.
기획부터 생산, 유통을 도맡아 하는 의류 브랜드 SPA 업체 쉬인도 올 상반기 한국 진출을 공식 선언했다. 중국을 넘어 미국, 유럽 등 세계 150여개국에 유통망을 구축한 쉬인의 월간 이용자 수는 3억명에 달한다. 2022~2023년 세계 쇼핑 애플리케이션(앱) 다운로드 부문에서도 테무와 아마존을 제치고 2년 연속 1위를 차지한 바 있다.
쉬인의 경우 아직 국내에선 인지도가 높지 않지만 북미, 중동시장에서 젊은 여성 고객층의 지지를 받고 있다. 이미 북미 시장에서는 자라, H&M 등 기존 SPA(상품을 직접 제조·유통하는 전문 소매점) 브랜드에 비해 더 큰 매출 규모를 자랑한다. 국내에서도 쉬인 앱 신규 설치 수는 꾸준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쉬인은 독특한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하고 있다. 공급자가 개인 소매상을 도와 고객에게 상품을 판매하는 'S2B2C' 형식을 채택하고 있다. 해외 각국의 디자이너와 라이선스 계약을 맺고 중국의 6천여개 공장에서 생산을 맡는 것이다. 한국에서도 인지도가 높은 쇼핑몰과 협업을 추진하는 등 현지화 전략을 적극적으로 펼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쉬인의 행보에 대해 "단순히 현지화 전략에 그치는 것이 아닌 한국 콘텐츠와 결합해 향후 글로벌 시장을 공략하는 방안을 마련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연내 런던 증권시장 상장을 앞두고 있는 만큼 막대한 자금력을 기반으로 공격적인 프로모션을 추진할 가능성이 높다"며 "국내 시장의 경우 개인 쇼핑몰과 기존 패션 플랫폼의 타격이 예상된다"고 했다.
◆ 무신사·에이블리·지그재그 'K플랫폼의 성장'
국내 첫 패션 분야 '유니콘'(기업 가치 1조원 스타트업) 기업인 무신사가 견조한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무신사의 지난해 거래액 총합은 4조원을 돌파했다. 매출액은 전년 대비 36.9% 증가한 9천931억원으로 '1조 클럽'을 넘보고 있다.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 355억원을 기록하며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무신사는 중대형 브랜드를 기반으로 한 백화점 등 기존 유통 플랫폼과 차별화된 전략을 내세웠다. 신진 디자이너 브랜드에게 진입 장벽이 낮은 온라인 유통채널을 제공한 것이다. 수천개 중소 브랜드를 입점시키며 다양성을 확보했다. 아울러 브랜드별 독립 미니숍을 운영하며 각 브랜드별 자율성을 보장하는 마케팅으로 경쟁력을 높였다.
또 '데일리 특가', '타임 특가' 등 프로모션을 통해 가격 경쟁력을 확보했다. 이 외에도 '무신사 스탠다드'라는 자체 브랜드를 론칭해 합리적인 가격에 기본 아이템을 제공하며 SPA 시장에서도 두각을 드러내고 있다. 상세한 제품 정보 제공, 실제 착용 후기 등으로 온라인 쇼핑의 한계를 극복하기도 했다.
국내 패션 플랫폼 에이블리도 지속 성장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은 2천595억원으로 전년 대비 45% 증가했다. 연간 영업이익은 2022년 744억원 규모의 손실을 극복하고 흑자(33억원) 전환에 성공했다.
에이블리는 앱을 이용해 SNS와 유사한 방식으로 코디 정보를 공유할 수 있다. 자체적인 커뮤니티 운영이 활성화되면서 앱 체류시간을 늘렸다. 에이블리 1인당 평균 사용 시간은 59분으로 국내 쇼핑몰 플랫폼 가운데 가장 길다. 월간 총 실행 횟수는 약 4억600만회로 집계됐다.
에이블리는 콘텐츠에 착용 상품 정보를 등록할 수 있는 태그 기능을 추가해 상품 판매를 촉진했다. 실제 태그 기능 도입 후 해당 제품의 거래액이 전월 대비 165% 증가했다. 인공지능(AI) 및 빅데이터를 활용한 상품 추천 시스템도 강점으로 꼽힌다. 이 외에도 일본 여성 쇼핑 플랫폼 '아무드'와 협업을 통해 국내 판매자의 해외 진출도 돕고 있다.
지그재그 운영사 카카오스타일도 지난해 매출은 전년 대비 62% 늘어난 1천650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손실 규모는 518억원에서 198억원으로 320억원 감소했다. 올 상반기에는 반기 기준 처음으로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김영길 카카오스타일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지그재그는 상반기 중국 이커머스의 영향을 받지 않았고, 오히려 2분기 들어 거래액이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등 고무적 성과를 이어가고 있다"며 "그동안 배송 경쟁력 강화와 카테고리 확장, AI를 활용한 신기술 투자 등 미래 성장 동력을 마련하기 위해 노력한 결실이 나온 것"이라고 했다.
한편, 한국섬유산업연합회는 '섬유제조·패션산업 ISC 이슈리포트'를 통해 C커머스 공세에 대응한 국내 업계 경쟁력 강화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한국섬유산업연합회는 "획일화된 제품에서 탈피해 새로운 브랜드를 발굴하려는 노력이 요구된다. 또 AI를 포함한 디지털 기술을 적극 활용해 쇼핑 경험을 개선하고 소비자 친화적인 콘텐츠를 개발해야 한다"며 "빠르게 변하는 고객의 취향을 반영해 실용적 가치를 제공한다면 국내 플랫폼의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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