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와 경북의 주택시장이 상반된 양상을 보이고 있다. 대구는 미분양 가구수와 청약 미달률이 급증하며 경기 저하 지역으로 분류된 반면 경북은 준수한 분양 성적을 기록하며 주택 시장이 안정화되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
◆싸늘한 주택 시장…모든 요소 하락세
한국신용평가는 '주택시장 현황점검 보고서'를 통해 부산·대구·광주·대전·울산·강원·충북·충남·전북·전남·경북·경남 등 비수도권 지역을 ▷분양경기 ▷주택시장 ▷주택공급 등 3가지 요소로 비교 분석했다.
지역별 분양경기는 미분양 가구수 증가율로 확연히 드러났다. 대구의 미분양 가구수는 2021년 9월 2천93가구에서 올해 4월 9천667가구로 362% 상승했다. 같은 기간 경북은 1천496가구에서 9천197가구로 515% 늘었다.
청약 미달률도 마찬가지다. 2020년 주요 광역시의 청약 미달률은 5% 내외였으나 최근 1년 동안 35%까지 치솟았다. 대구는 2020년 3.5%에 그쳤으나 최근 1년은 37.8%를 기록했다. 10가구를 분양하면 4가구 가까이가 미달이라는 설명이다. 분양 성적을 가늠할 초기 분양률도 하락을 면치 못했다. 대구의 초기 분양률은 2021년 2분기 98.6%에서 올해 1분기 28.5%로 70.1%p 하락했다.
주택시장의 한파는 거래 건수에서도 드러난다. 2020년 하반기 3만1천71건이었던 대구의 아파트 거래량은 최근 6개월간 1만1천478건으로 쪼그라들며 63.1% 감소했다. 최근 3개월간 아파트 단위면적당 평균 분양가와 매매가의 차이도 두드러졌다. 대구의 평균 매매가는 ㎡당 400만원이었으나 평균 분양가는 626만원으로 227만원이나 차이났다. 시장 평균 매매가보다 분양가가 비싸 분양시장을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는 것이다.
인구 증감과 주택 공급도 중요한 요소로 다뤄졌다. 대구의 최근 5년 간 입주 물량은 9만9천가구였던 반면 가구수 증가량은 7만3천가구에 그치면서 가구수가 입주 물량을 따라잡지 못하는 경향을 보였다. 입주 물량을 가구수 증가량으로 나눈 값이 1.0 이하로 공급 과잉 상태로 집계된 지역은 부산(0.68), 대구(0.73), 전남(0.97), 강원(0.95), 울산(0.97), 인천(0.97) 순으로 나타났다.
◆ '경기 저하 지역' 대구…살아나는 경북
보고서는 각 지역을 ▷경기 저하지역 ▷저하 유의지역 ▷향후 모니터링 지역 ▷그 외 지역으로 분류했다. 대구, 울산, 부산은 경기 저하지역으로 분류되며 어려운 시장 상황을 반영했다. 저하 유의지역은 전남이, 향후 모니터링 지역은 광주와 전북이 이름을 올렸다. 대전, 강원, 충북, 충남, 경북, 경남 등은 그 외 지역으로 분류됐다.
눈에 띄는 변화는 경북에서 나타났다. 2022년 9월을 기준으로 한 분류 결과와 현 시점을 기준으로 한 분류 결과를 비교하자 대구와 함께 경기 저하지역으로 분류되던 경북이 그 외 지역으로 분류된 것이다. 그만큼 주택 시장이 안정화됐다는 의미다.
경북의 최근 5년 간 입주 물량은 5만5천가구로 늘어난 가구수(7만5천가구)에 비해 양호한 수준을 보였다. 최근 분양 성적도 어려운 경기를 감안하면 선방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현대건설이 구미시에 선보인 힐스테이트구미더퍼스트는 지난달 청약 접수 결과 평균 2대 1, 최고 18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한신평의 재무평가본부 박성근 선임애널리스트는 "2022년에는 포항과 경주 등에서 청약 성과가 부진했으나 최근 청약 미달률은 10%대로 청약시장이 상대적으로 안정화됐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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