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일본이 지난달 28일 주일미군을 합동군사령부(JFHQ)로 재구성하기로 합의했다는 발표를 했다. 명분은 북한의 도발과 중국의 군사적 위협에 대응할 수 있도록 그동안 하와이 인도태평양사령부가 갖고 있던 전시작전통제권을 합동군사령부에 부여하는 것으로 양국은 합의했다는 발표였다.
블링컨 국무장관과 오스틴 국방장관이 가미카와 요코 일 외무상과 기하라 미노루 방위상이 도쿄에서 2+2회담을 갖고 공동성명을 발표하면서 일본 자위대 통합작전사령부의 대응 역할을 맡게 된다고 밝혔다. 이 조치가 한미연합방위체제에 줄 의미와 영향에 대하여 살펴보고자 한다.
◆미일 합동군사령부 구성 배경과 목표
오스틴 장관은 주일 미군 합동군 사령부의 작전범위에 대하여 대만해협은 물론 한반도가 합동군 사령부의 작전범위에 들어갈 가능성을 내비쳤다. 이러한 조치는 한미일방위체제를 공고히 하기위한 조치의 일환이고 한미일 안보협력은 계속간다고 신원식 국방부장관이 밝혔지만 조금 다르게 해석할 여지가 있다.
결론부터 말하면 한국의 전시작전권 단독행사로 한미연합방위체제가 약화되는 것에 대한 미국의 사전예방 조치로 보고 한미연합방위체제에서 주한 미군사령관을 3성장군 이하로 낮추겠다는 의도를 내비친 것이라고 본다.
이는 한반도가 중요하기는 하지만 미국의 입장에서 그것은 어디까지나 일본방어의 전초기지로서, 버팀목으로서, 중국 포위의 지상군 주둔지로서 중요하지, 공산주의의 팽창을 저지하기 위한 전지기지 역할은 더 이상 큰 비중을 차지하지 않는다는 선언과 같다.
미국은 걸프전 직후 한미연합군사령부에 약 140명의 참모진을 보강하였다. 이때 필자는 합참의 전략기획부 지상전략 담당을 하면서 이러한 참모부의 증원이 8군을 전구사령부로 격상하기 위한 조치로 분석하여 상부에 보고하였다.
즉 미국은 걸프전시 항공력운용을 군단단위 작전 개념인 공지전투(AirLandBattle)로 했는데 통합운용에 문제가 있어서 이를 공지작전(AirLand Operation)으로 변경하여 군단단위 작전을 포기하고 군(Army)단위 작전으로 변경했으며 한반도는 단일 전구이기 때문에 군단단위 작전을 하면 안된다고 평가 건의했다.
◆걸프전이후 미군 작전교리의 변화
당시 미국은 군단단위 작전 교범까지만 있었기에 후속조치로 군(Army)규모의 전구작전을 발간하였다. 이것은 한국, 일본,대만을 동북아 군구로 묶어서 전구작전을 하겠다는 것이었고 이때 미군은 인계철선 역할을 하는 미군을 평택 험프리로 집결시키기위한 구상과 계획을 검토하고 있었다.
하지만 당시 노무현 대통령이 서울에서 미군 나가라고 하는 바람에 미군 입장에서는 울고 싶었는데 뺨따귀 때려 준(럼즈펠드가 한 말)꼴이었다. 주둔군지위협정인 한미행정협정(SOFA)에는 한미간에 먼저 소요를 제기하는 쪽에서 비용을 부담하기로 되어 있기에 럼즈펠드는 회고록에서 기지건설 비용부담을 미국의 필요에 의해 부담해야 될 것을 한국이 부담하여 약 7조원을 우리가 부담해주게 된 것이었다.
우리가 전시작전통제권을 단독으로 행사하겠다고 계속 주장하자 미군은 연합사 약화에 대비하여 유엔사 위주로 참모진을 보강해 갔고 한국군장교를 배제했다. 미군은 연합사/유엔사/주한미군사가 겸무하는 동일인이기 때문에 하는 일은 동일하나 우리 입장에서는 연합방위체제가 겉으로는 드러나지 않으나 계속 겉돌거나 약화되어 갔다. 이러한 점은 로버트 에이브럼스 전 연합사령관이 유엔사 참모진을 보강할 때부터 드러난 공공연한 비밀이었다.
몇 달전 오스틴 장관은 주일 미군사령관을 4성장군으로 격상한다했는데 이는 전구사 역할을 하는 8군사령부가 한미연합방위체제 때문에 전구사가 아닌 지원사 역할을 해왔고 8군사령관을 3성장군으로 임명해왔다. 미군을 평택으로 모았을 때 부터 전략적 유연성(Strategic agile)을 가진 부대로 역할한다 하였고 또 7공군사령관이 양안사태(대만유사)시 주한미군 1개여단을 투입할 수 있다고 공공연히 말한 것도 이러한 배경의 연장선상이었다.
◆미중갈등속 한미연합방위체제의 변화
미국이 북한핵을 미중갈등의 종속변수로 보아왔고 남중국해가 주 전선으로 간주했다. 즉 중국의 패권도전 저지가 미국의 전략목표 1순위였고 북한핵은 위협은 되지만 감히 김정은이 핵 사용을 위협해도 관리 가능하다고 보았다. 즉 김정은이 핵을 보유해도 선제적으로 사용하겠다고 공갈을 치지만 이는 정권의 종말을 고하기 때문에 핵에 대한 위협은 부차적인 것으로 본다는 뜻이기도 했다.
한국의 전시작전권 단독행사시 현재의 연합방위체제는 약화되고 미 증원군사력 전개도 보장할 수 없다. 미국은 전통적으로 상비군보다 예비군을 동원하여 전쟁을 하는 나라이기는 하지만 베트남전 이후 상비군을 예비군과 통합편성하는 총합군(Total Army System)체제로 대비하여 그 이후 전쟁에 대비하여 왔으며 일정 부분 성과를 거두었다.
일본과 미국의 합동군사령부를 재구성하여 전시작전권을 주었다는 것은 향후 동북아전구의 사령부 역할을 주한미군사가 아닌 합동군사령부에서 지휘한다는 뜻이므로 한미연합방위체제는 크게 약화된다고 보아야 한다. 이것을 애써 감추고 호도해서는 안된다. 국민에게 위기임을 알려주고 우리 스스로 나라를 지키기 위해서는 국방비와 군인들에 대한 사기 앙양과 체제를 재정비해야 할 시기임을 인식시키고 이해를 구해야 한다.
◆한국군 대응방안과 장교 전문화 필요성
노무현 대통령이 표현은 거칠고 상스럽게 했지만 "언제까지 미군 바짓가랑이나 붙잡고 우리 국토 방위를 미군에게 맡길 것이며 우리 장군들은 뭐했냐"라고 일갈했을 때 말은 바른말이지만 군 통수권자 답지않게 말하는군 하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었다. 연합방위체제 약화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무기체계보다도 전문인력을 키우는 일이 가장 시급하다. 육군대학을 6개월,1년단위 교육을 해서 군사안보 전문가를 양성할 수 있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제발 국방수장과 군지휘부는 해체된 부대 간부를 쓸데없는 참모부에 추가하여 쑤셔넣지 말고 부수 병력을 확보하여 장교 전문화와 정예화에 앞장서기 바란다. 그리고 기획재정부도 예산 칼자루를 쥐었다고 함부로 난도질하지 말고 인적자산을 확보하는 데 푼돈을 아끼지 말기 바란다. 졸렬한 조치로 게도 잃고 구럭도 잃는 우를 범하지 말기바란다. 사람을 제대로 키우면 걱정할 일은 없다. 지금 군간부들이 대거 군생활을 접고 있다. 사실상 위기는 조직을 떠나는 사람이 많을 때이다.
한국전략문제연구소장 주은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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