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학부모와 함께 나누고픈 북&톡] 지속가능한 삶을 위한 쉼의 미학

적절한 휴식은 신체와 정신 회복, 삶의 질에 큰 영향 미쳐
역사·과학적 근거 바탕 게으름에 대한 깊이 있는 통찰 제시
자신의 일상과 내면 탐색하며 나를 이해하는 시간 가져야

휴식 관련 자료 이미지. 게티이미지뱅크
휴식 관련 자료 이미지. 게티이미지뱅크

오늘날 우리는 끊임없이 생산성과 효율성을 추구하는 삶을 살아가고 있습니다. 이러한 탓에 '쉬는 것'은 종종 게으름이나 나태함으로 여겨지곤 합니다. '잘 쉬는 것도 능력'이라고 하지요. 적절한 휴식은 신체와 정신을 회복시켜 줄 뿐만 아니라 삶의 질을 높이고 업무와 가정일의 생산성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명심할 필요가 있습니다.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8월, 재충전의 시간이 더욱 간절해집니다. 여름의 뜨거운 태양 아래, 쉼을 통해 진정한 나를 만나는 여정을 떠나봅시다.

◆ 내 '일'이 아닌 '내일'을 위해

'게으르다는 착각'의 표지

우리 사회에서 '열심히 일하는 것'은 성공의 척도로 여겨지지요. 사람들은 더 많은 시간을 일에 투자하고 생산성을 극대화하는 것을 미덕으로 삼습니다. 교육도 예외는 아닙니다. 널리 알려진 것처럼 우리나라 학생들은 좋은 성적을 얻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학창 시절 대부분의 시간을 공부에 쏟습니다. 이러한 문화가 자리 잡으면서, '게으름'은 실패와 연결되는 부정적인 개념으로 여겨지곤 합니다. 최근에는 이러한 분위기가 조금씩 변화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지만, 성취를 위해 꽉 채운 하루를 올바른 삶이라 여기는 경향은 여전히 남아있습니다.

'게으르다는 착각'(데번 프라이스 지음)은 게으름이라는 사회적 낙인에 의문을 제기하면서 자신을 돌아보고 내면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시간의 중요성을 이야기합니다. 미국의 저명한 사회심리학자인 저자는 사회가 만들어낸 프레임에 맞춰 성과를 위해 내달렸던 자신의 경험을 풀어내면서 '생산적인 것이 가치 있다'는 신념에 도전합니다. 책에서는 역사적, 과학적 근거를 바탕으로 게으름에 대한 깊이 있는 통찰을 제시함과 동시에, 게으름이라는 착각으로부터 빠져나와 자신의 진정한 욕구에 초점을 맞추는 삶의 방식을 안내하고 있습니다.

저자가 소개하는 더 인간적인 삶의 방식들은 휴식이 필요한 상황임에도 쉼을 취하는 것에 죄책감과 불안을 느끼고, 성취가 곧 자신의 가치라고 여기며 숨 가쁘게 살아가는 현대인에게 특별한 깨달음을 선사할 것입니다. 내 '일'이 아닌 '내일'을 위해, 보다 인간적인 삶을 위해 자신과 삶을 돌보는 여유를 가질 때입니다.

◆ 나만의 세계를 만드는 휴식

'오티움'의 표지

'오티움(otium)'은 라틴어로 '휴식'이나 '여가'를 의미합니다. 이 개념은 고대 로마에서 특히 중요하게 여겨졌으며, 일상적인 업무에서 벗어나 사색, 예술, 학문적 활동 등을 통해 자신을 발전시키는 시간을 강조합니다.

과거에 비해 일하는 시간은 짧아지고 여가 시간이 길어졌음에도 불구하고 삶의 만족도는 하위권을 면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우리의 현주소입니다. 이에 대해 '오티움'(문요한 지음)에서는 '나'의 중요성은 점점 커지는 데 비해 정작 나를 채우는 내용물이 빈약하기 때문이라고 이야기합니다. 시간이 부족한 것이 아니라 여가 시간을 채우고 즐길 줄 아는 능력이 부족하다는 것입니다. 늘 주어진 무언가를 하는 데 익숙해져 있고 일을 통해 자신의 가치를 입증해 보이며 살아온 삶의 궤적이 만들어 낸 결과인 것이지요.

그렇다면 쉬는 시간에 무엇을 하며 보내야 삶의 원동력을 얻을 수 있을까요? 저자는 결과를 떠나 활동 그 자체로 삶에 기쁨과 활기를 주는 능동적 여가 활동, 오티움에서 그 해답을 찾아냅니다. 단순한 취미를 넘어서 일 이외의 시간에서 그 활동 자체로 즐거움을 느끼고 꾸준히 하면서 점차 깊이를 갖춰간다면, 모두 오티움 활동이라 할 수 있습니다. 만약 영화 감상이 오티움이라면 깊이 좋아하는 장르와 배우와 감독이 생겨나고, 영화에 대해 공부를 하며, 시간을 내서 영화제를 다니고, 영화평을 쓰거나 직접 단편영화 제작에 참여하게 되는 식입니다.

오티움은 자신의 일상과 내면을 탐색하며 나를 이해하는 것에서부터 시작됩니다. 나의 영혼이 기쁠 만큼 순수하게 몰입할 수 있는 여가 활동을 찾고, 자신만의 세계를 단단하게 구축해 갈 때 비로소 휴식이 성장이 되는 것이지요.

여러분의 오티움은 무엇인가요? 일상의 즐거움을 넘어 인생의 버팀목이 되는 나만의 오티움을 통해 풍요로운 삶을 가꿔 보시기를 바랍니다.

대구시교육청 학부모독서문화지원교사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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