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한국시각) 2024 파리 올림픽이 2주여간의 열전을 마감하고 폐막했다. 이번 대회에서 한국 선수단은 '총·칼·활'로 대변되는 양궁과 사격, 펜싱에서 단연 강세를 보였다. 그러나 올림픽 역사에서 한국이 두각을 나타낸 종목은 조금씩 변화해왔다.
대한민국의 이름으로 명실상부하게 얻은 첫 메달은 1948년 런던 올림픽 때 김성집 선수가 역도에서 따낸 동메달이었다. 이후 첫 금메달은 1976년 몬트리올 올림픽 때 남자 레슬링 자유형 -62㎏급 양정모 선수가 획득했다.
1984 LA올림픽에서 한국은 레슬링과 유도, 복싱, 양궁 등에서 모두 6개의 금맥을 캐면서 세계적으로 주목받기 시작했다. 이후 한국이 종합 최고 성적인 4위를 기록했던 1988년 서울 올림픽에서는 레슬링과 유도, 복싱, 양궁 외에 핸드볼과 탁구 종목을 추가하며 금메달 12개를 얻었다.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과 1996년 애틀란타 올림픽에서도 한국 대표팀의 활약은 빛났다. 바르셀로나 대회에선 여자 핸드볼 대표팀이 2연패, 마라톤의 황영조가 금메달을 따냈고 역도의 전병관이 이 종목 최초의 금메달을 한국에 선사했다. 배드민턴에서도 두 대회에서 모두 4개의 금메달을 수확했다.
2000년대 들어서는 한국 금맥 종목 양상이 변하기 시작했다. 이전까지는 양궁을 제외하고는 레슬링, 유도, 복싱, 마라톤 등 몸을 직접적으로 사용하는 종목에 강세를 보였다면 이 시기부터 사격, 역도, 배드민턴, 펜싱 등 장비와 특정한 기술이 필요한 종목으로 금맥이 옮겨가기 시작했다.
2000년 시드니 올림픽에서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태권도에서 3개의 금메달을 따내며 종주국의 위엄을 뽐냈다. 2008년 베이징에서는 '마린보이' 박태환이 해외 선수들만의 각축장이었던 수영 종목 자유형 400m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고 야구에서도 당시 한국 프로야구 드림팀이 최고의 자리에 올랐다.
2012년 런던 올림픽에선 구본길, 오은석 등 펜싱 대표팀이 2000년 시드니 올림픽 이후 끊겼던 펜싱 금맥을 다시 이었고, 기계체조 종목에서 양학선이 도마 금메달로 체조 종목에서도 한국이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선 한국의 효자 종목이던 양궁과 펜싱, 사격, 태권도를 제외하고 박인비가 여자 골프 개인전 우승으로 새로운 금맥 종목을 하나 추가했다.
코로나19 펜데믹 여파로 2021년 열린 2020 도쿄올림픽에서는 신재환이 기계체조 도마 금메달로 기계체조 명맥을 이어갔다.
이번 파리올림픽에서는 힌국은 금메달 13개를 획득하며 2008 베이징·2012 런던 때 기록한 역대 최다 금메달과 동률을 이뤘다. 배드민턴 안세영의 금메달과 복싱 임애지의 동메달, 탁구 혼성 동메달 등 과거 효자 종목이 다시 기지개를 켜는 모습도 보였다.
대구 체육계 한 인사는 "과거처럼 몸을 쓰는 스포츠에 대한 관심도가 떨어지고 인구절벽에 따른 생활스포츠 약세도 이어져 결국 엘리트 체육에도 악영향을 주고 있다"며 "반짝 스타만을 바라볼게 아니라 근본적인 종목 맞춤형 지원체계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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