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AI 분야 우수 논문 발표 세계 14위·특허 수 4위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사옥의 모습. 연합뉴스

삼성전자가 세계 주요 기업 가운데 14번째로 많은 우수 AI(인공지능) 논문을 발표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AI 논문은 연구 전산 설비 등의 비용이 매우 높아, 대학보다는 큰 자본을 동원할 수 있는 기업이 주도하는 경우가 많다. 이 때문에 AI 업계에서는 이런 논문 실적이 기업의 AI 연구개발(R＆D) 역량을 판단하는 주요 지표로 활용된다.

12일 AI 및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미국 조지타운대의 '안보 및 유망기술 센터'(CSET)는 최근 세계 민간 기업들의 각종 AI 실적을 정리한 결과를 이처럼 공개했다. CSET 측은 작년 말 기준으로 최근 10년 동안 기업들이 내놓은 AI 논문 중 인용이 많이 된 우수 논문을 따로 추려 업체별 실적을 집계했다.

해당 순위에서 미국 구글의 모기업 알파벳은 해당 기간 3천374건의 피인용 우수 논문을 발표해 수가 가장 많았다. 마이크로소프트(2천762건), 페이스북 운영사 메타(1천120건), IBM(963건)이 그 뒤를 이었다.

삼성전자는 293건으로 14위에 이름을 올렸다. AI 논문의 100위권 순위에 포함된 한국 업체는 삼성전자가 유일했다.

논문 100위권 랭킹은 미국 기업이 61곳으로 과반이었고, 중국은 텐센트(5위·948건)와 알리바바(6위·731건) 등 21곳이 포함됐다. 일본은 도요타(13위·313건)와 미쓰비시상사(20위·110건) 등 7곳이 100위권에 진입했다.

삼성전자는 최상위 AI 학술대회에 채택된 논문 수를 집계한 순위에서는 525건으로 세계 11위이었다.

AI 분야는 연구 발표 속도가 빠른 특성 때문에 논문이 주요 학술대회에 채택됐는지 여부를 피인용도만큼 중요한 지표로 통한다.

최상위 학술대회 논문을 가장 많이 낸 곳은 마이크로소프트(4천305건)였고, 알파벳(4천194건)과 중국 텐센트(1천880건)가 그 다음이었다.

최근 10년 사이 등록한 AI 관련 특허 수는 삼성전자가 6천32건으로 중국 바이두·텐센트와 미국 IBM에 이어 세계 4위였다. 1위를 차지한 바이두는 AI 특허가 1만182건에 달했고, 텐센트와 IBM은 각각 9천702건과 8천724건이었다.

그 외 AI 특허를 많이 보유한 업체로는 화웨이(4천220건), 알파벳(3천859건), 마이크로소프트(3천728건), 독일 지멘스(2천603건) 등이 있었다.

CSET의 분석에 따르면 삼성의 AI 특허 중 가장 많았던 분야는 '컴퓨터 비전'으로, 이와 관련된 특허가 1천798건(전체 29.8%)에 달했다.

컴퓨터 비전은 AI가 사진과 영상 같은 시각 정보를 인식해 각종 작업을 할 수 있게 만드는 핵심 기술로, 스마트폰 카메라 보정, 자율주행, 공장 불량품 검수 등 다양한 용도로 쓰인다.

이밖에 삼성의 AI 특허 분야로는 '음성 인식'(689건·11.4%), '분석 및 알고리즘'(590건·9.8%), '측정 및 테스트'(332건·5.5%) 등이 있었다고 CSET는 전했다.

삼성전자가 보유한 AI 특허를 적용 분야(use case)별로 보면 스마트폰 등 개인 기기와 컴퓨터에 쓰이는 특허가 2천851건으로 절반에 육박했다. 다른 주요 적용 분야로는 통신(1천755건)과 생명과학(352건) 등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