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감이 바삭바삭한 게 사람이 요리한 것 같아요."
13일 오후 대구 동구 팔공초·중학교 급식 조리실. 조리 종사원이 작은 모니터에 조리 시간을 입력하자 로봇 팔이 닭 조각이 든 통을 들어 뜨겁게 끓는 기름통에 넣는다. 중간중간흔들기 버튼을 누르자 타지 않게 통을 꺼내 털기도 한다.
대구 최초로 '학교급식형 튀김 로봇'이 도입된 팔공초·중에서 로봇을 이용한 조리과정을 공개하는 시연이 이뤄졌다. 이날 시연회에는 강은희 대구시교육감, 박소영 대구시의회 교육위원회 위원장, 학교 관계자, 영양교사 등 100여 명이 참석했다.
대구시교육청은 학교 급식실 조리사들의 건강권을 보호하고, 업무 강도를 낮추기 위해 시범적으로 대구팔공초·중에 ㈜977로보틱스가 기증한 튀김 로봇 1대를 들였다. 지난주 조리실에 설치돼 2학기부터 본격 가동될 예정이다.
허정은 팔공초·중 영양교사는 "조리 중에 발생하는 미세분진인 조리흄이 폐 건강을 해친다는 지적이 계속 나오고 있다"며 "로봇을 활용하면 음식이 튀겨지는 동안 잠시 피해 있을 수 있으니 조리흄 흡입 예방에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만일의 사고를 대비한 안전장치도 장착됐다. 사람이 '튀김 로봇'에 닿으면 센서가 동작을 감지해 작동을 멈춘다.
이를 본 김정애(50) 조리실무원은 "튀김 요리를 하기 위해서는 더운 여름에 튀김솥 앞에 한 시간 이상 서서 튀김 상태를 계속 확인해야 하는데 로봇이 대신 해주면 어깨나 팔도 덜 아프고 화상 위험도 줄 것 같다"고 했다.
일부 영양교사들은 튀김 로봇의 활용성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기도 했다.
20년 차 초등학교 영양교사인 김모(53) 씨는 "튀김 로봇은 가공식품 조리에 적합한 기기이기 때문에 야채튀김·탕수육 등 물반죽을 해야 하는 수제 튀김에는 적합치 않다"며 "결국 2차 튀김을 하는 가공식품 조리에 더 많이 쓰일 것 같은데, 아이들 건강을 생각하면 수제 요리가 더 좋으니 메뉴 구성에 고민을 많이 하게 될 것 같다"는 의견을 내놨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이번 튀김 로봇의 시범 운영 과정을 보면서 현장 의견을 수렴한 뒤 (다른 학교로) 확대 등을 검토해 볼 예정이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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