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국학진흥원, 일제 강점기 1930~40년대 사진 공개

"잊지 말아야 할 일제 강점기의 가혹한 일상"
민간 소장 자료 속 강점기 뼈아픈 역사 살피는 기회 마련

사진1-1930년대 중반 공립이리농림학교의 모든 학생들이 매일 일정한 시간 교내에 있는 일본 신사를 참배하던 모습. 한국국학진흥원 제공

한국국학진흥원이 79주년 광복절을 맞아 민간이 소장했던 자료 속에서 찾은 일제 강점기 사진을 통해 뼈아픈 역사를 살펴보는 기회를 마련하고 있다.

근대기록문화조사원들이 수집한 근대 기록자료를 근대기록문화 아카이브(https://modern.koreastudy.or.kr) 누리집을 통해 공개하고 있는 것.

우리나라가 국권을 상실한지 2~30년이 지난 1930~40년대 학교와 마을에서 당연한 듯 이루어진 신사 참배나 군사 훈련, 조국을 위한다는 명분으로 동원되며 찍은 사진들은 그래서 더 가혹하게 다가온다.

아카이브 속 사진에서는 1930년대 중반, 공립 이리농림학교의 학생들이 매일 일정한 시간 교내에 있는 일본 신사를 참배하고(사진1), 경성(서울)에 수학여행 간 학생들이 남산에 있는 신사를 참배한 뒤 촬영한 모습도 볼 수 있다.

학교를 다니는 내내 이루어진 신사 참배나 수학여행의 필수 코스인 남산 신사 참배는 학생들이 의식하지 못하는 사이에 일본이 원하는 신민이 되어가는 수순이었다.

1930년대 중반 공립 이리농림학교 교내에서 군사 훈련을 하며 모의 전쟁으로 진지를 탈환하는 장면을 연출한 사진(사진2), 일본 욱일기가 걸려 있고 멀리 산 위로 신사가 보이는 학교 운동장에서 군사 훈련하고 찍은 사진(사진3) 등은 일제의 군국주의적 성향을 교육 현장에서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사진2-1930년대 중반 공립 이리농림학교 교내에서 군사 훈련을 하며 모의 전쟁으로 진지를 탈환하는 장면을 연출한 모습. 한국국학진흥원 제공

또, 아카이브 사진속에는 1940년대 초 관립 경성법학전문학교에서 학생들이 군사 훈련을 받기 전에 일본 훈련대장의 훈시를 듣고 있는 모습, 1941년 강경상고 운동장에서 군사 훈련을 받고 있는 모습은 당시 당연시되던 '황국신민화' 과정의 한 단면이다.[사진3~6]도 엿볼 수 있다.

일제 강점기 일본은 네 차례 교육령을 반포해 '충량(忠良)한 국민을 육성'하기 위한 단계를 차근차근 밟았으며, 1938년 3월에는 황민화 정책을 본격 추진하기 위한 제3차 조선교육령을 발표했다.

특히, 일장기와 함께 3대 강령인 국체명징(國體明徵), 내선일체(內鮮一體), 인고단련(忍苦鍛鍊)이 뒷배경으로 찍힌 사진을 통해 식민지화가 진행된 흔적도 찾을 수 있다.

공개된 사진 속에서는 1945년 8월 15일 광복을 환호하며 기뻐하는 사람들(사진4), 광복 후 초등학교에서 태극기를 걸고 '조선독립민주국가'가 쓰인 깃발 앞에서 당당하게 학예회하는 어린 학생들의 모습(사진5)에서 나라를 다시 찾은 이들의 기쁨이 느껴진다.

최연숙 한국국학진흥원 인문융합본부 책임연구위원은 "대한민국 근대의 조각들을 하나하나 찾아내어 더 이상 아픔의 역사를 되풀이하지 않도록 지속적으로 민간의 근대기록자료를 수집하고 소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사진3- 일제 강점기 초등학교 운동장에서 군사 훈련하고 찍은 사진. 일본 욱일기가 걸려있고 멀리 산 위에 신사가 보인다. 한국국학진흥원 제공

사진4- 1945년 8.15 해방을 맞아 기뻐하는 사람들의 모습. 한국국학진흥원 제공

사진5-1945년 광복 후 이리중앙국민학교에서 조선독립민주국가로서 당당하게 태극기를 걸고 학예회 발표하는 모습. 한국국학진흥원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