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9주년 광복절을 맞아 이동필 전 농림축산식품부 장관(농촌살리기현장네트워크 이사장)은 "'안동무궁화' 품종에 대한 보호와 지원을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전 장관은 "일제 식민지의 억압과 수탈에서 벗어나 나라를 되찾은 광복절에 사람들은 무궁화가 그려진 무대를 배경으로 태극기를 흔들고 애국가를 부르며 그날의 감격을 되새긴다"며 "하지만 근래에는 개인주의와 물질숭배 풍조가 만연하면서 광복을 맞아 두근거리던 가슴도, 나라를 생각하는 마음도 예전 같지 않고 무궁화에 대한 국민의 인식이 시들해지고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무궁화는 우리나라 전역에서 볼 수 있는 여름꽃으로 목근화, 훈화초 등으로 불리며 품종만 300여 종에 달한다.
이규보의 시 '하루도 지탱하기 어려운 것이…(중략) 떨어진 꽃 차마 보지 못해 도리어 무궁이라 했지만 과연 무궁토록 있겠는가'라는 구절에 처음 무궁화란 이름이 나타난 것으로 전해진다. 구한말 갑오경장을 전후해서 애국가에 '무궁화 삼천리 화려강산'이라는 가사를 붙이고 무궁화 보급운동 등을 통해 나라꽃으로 자리를 잡았지만, 국화로 선정된 연유를 아는 사람도 많지 않다.
안동무궁화보존회 등에 따르면 1992년 안동댐 수몰지역의 식생을 조사하던 이영노·임경빈 교수가 예안향교 중정에서 오래된 무궁화를 발견, 한국식물분류학회에 안동무궁화란 고유품종으로 등록했다. 안동무궁화는 일반 무궁화에 비해 크기가 작지만, 개화시간이 길어 단아한 선비를 닮았다고들 한다.
특히 안동무궁화는 외세의 침탈이 본격화된 1900년 무렵 민족의식을 고취하기 위해 심은 것으로 추정된다. 을미사변과 단발령을 계기로 지역의 선비들은 위정척사의 기치를 들고 의병을 일으키고, 나라 잃고 수치스럽게 살 수 없다며 목숨을 끊기도 했다. 혁신 유림은 '협동학교'를 설립해 신식교육을 통한 계몽운동을 펼치거나 만주로 이주해 해외 독립운동을 주도하기도 했다.
이때 심은 안동무궁화는 국론분열과 각자도생의 혼란스러운 상황에서 지역민의 마음을 모으고 애국심을 일깨워 안동에서만 391명이나 되는 많은 독립유공자를 배출했다.
하지만 우리나라 독립운동사의 중요한 사료로 평가되는 예안향교의 안동무궁화는 지난 2010년 고령으로 고사했다.
이 무궁화의 가치를 알고 있던 일부 시민들이 '안동무궁화보존회'를 조직하고 죽은 무궁화의 명맥을 잇고자 전국을 누볐다. 삽목을 해서 기르던 산림청과 한국원자력연구원의 후계목을 찾아 보존하는 한편 이를 증식시켜 경북독립기념관과 3·1운동기념비, 이육사시탑 등지에 심어 풀을 뽑고 물을 주며 해마다 안동무궁화축전도 개최하고 있다.
지난달 19일에는 안동무궁화를 주제로 그 연혁과 특징, 육성과 보급, 그리고 문화콘텐츠로 활용방안에 대한 토론회도 열리기도 했지만, 여전히 역부족이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독립운동과 관련된 안동무궁화를 국화로 특정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이동필 전 장관은 "산림과학원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안동무궁화는 작은 꽃 형질의 유전적 특징이 있고 이러한 판단지표(dCAP 마커)를 이용해 유래품종 여부를 과학적으로 식별하고 보존해야 한다"며 "정부와 지자체에서 나서 안동무궁화를 육종하고 유적지와 학교, 공원, 가로수 등으로 체계적으로 보급하는 방안도 강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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