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러, 쿠르스크로 병력 이동…푸틴, 최측근 현지 급파

美·우크라 당국자 "러, 보병 등 빼내 쿠르스크로 재배치"
NYT '러, 방어 태세로 전환' 관측

한 노파가 14일 우크라이나 수미 지역에서 러시아-우크라이나 국경 도로를 걷고 있다. 우크라이나 군인과 전차 모습도 보인다. 연합뉴스
한 노파가 14일 우크라이나 수미 지역에서 러시아-우크라이나 국경 도로를 걷고 있다. 우크라이나 군인과 전차 모습도 보인다. 연합뉴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장에 배치됐던 일부 병력을 이동시키기 시작했다. 쿠르스크를 급습한 우크라이나 공세를 물리치기 위해서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도 최측근을 현지 작전에 긴급 투입했다. 그만큼 상황이 급박하게 돌아간다는 의미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이를 두고 우크라이나에 기습 침투를 당한 러시아가 전투 계획을 바꿔야만 하는 상황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또 우크라이나의 기습 작전은 러시아를 교묘하게 방어 태세에 몰아넣고, 러시아가 우위를 점해왔던 전장에서 새로운 전선을 만들었다고 평가했다.

◆러시아, 병력 이동

드미트로 리코비 우크라이나군 대변인은 전날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자포리자와 드니프로 등 남부 지역에서 일부 부대를 러시아 쿠르스크주 등으로 이동시켰다고 밝혔다.

미 당국자들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서 일부 보병부대를 철수, 기습을 당한 본토 쿠르스크주로 보냈다고 말했다. 다만 기갑대대와 다른 전투 부대의 이동은 아직 보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대신 북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에 주둔하는 전투 준비가 덜 된 부대에서 주로 병력을 빼낸 것으로 보인다고 군사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우크라이나 안보협력센터 의장 세르히 쿠잔은 "러시아의 전력은 가능한 한 도네츠크 방향의 부대 동원을 피하는 것"이라며 "이는 여름 대공세의 모든 성과를 위태롭게 할 것이므로 러시아는 이를 꺼린다"고 설명했다.

이런 가운데 러시아 국방부는 일일 브리핑에서 쿠르스크에서 우크라이나군의 공격 시도를 격퇴했다고 발표하고 있다.

마리야 자하로바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은 14일 성명에서 "현재 쿠르스크로 침투한 우크라이나 무장세력은 러시아군에 의해 강력하게 밀려나고 있다"고 주장했다.

러시아가 최전선 뒤로 급히 참호를 파고 진지를 구축한 모습도 포착됐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러시아군이 쿠르스크주 전선에서 훨씬 떨어진 뒤쪽에 참호를 구축하기 시작한 모습이 위성사진으로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또 이는 우크라이나의 러시아 본토 공격의 규모에 대한 러시아의 우려가 깊어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군을 몰아내기 위한 작전을 검토하기 위해 자신의 '눈과 귀'가 될 알렉세이 듀민(51) 국무원 서기를 현지에 급파했다.

듀민이 어떤 역할을 맡게 될지에 대해 크렘린궁의 공식 발표는 없었지만, 우크라이나군의 러시아 쿠르스크 침공에 대한 군사·민간 대응을 감독하고 이를 푸틴 대통령에게 보고하는 임무를 맡은 것으로 전해졌다.

◆우크라이나, 진격 둔화

우크라이나의 러시아 본토 공세 초기에 빠르게 성공을 거뒀지만, 점차 진격은 둔화하는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공습을 계속할 수 있을지는 전투에 투입할 수 있는 병력 수에 달렸다고 NYT는 전했다. 그러나 이미 병력이 부족한 데다, 앞서 동부 전선에서 철수했던 숙련된 부대도 공격에 투입된 상태다.

우크라이나는 더 깊숙이 러시아 본토를 공격할 수 있도록 영국 스톰섀도 등 장거리 미사일을 쓸 수 있게 해달라고 서방 협력국에 요청하고 있다.

영국 일간 더타임스는 영국 국방부가 우크라이나에 지원한 자국 무기는 러시아 본토 타격에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고 보도했다. 다만 장거리 미사일 스톰섀도는 여전히 예외다.

영국 국방부는 자국이 우크라이나에 지원한 무기의 러시아 본토 내 사용과 관련, 공식 입장은 이전 정부와 동일하다고 밝혔다고 더타임스는 전했다.

영국 국방부는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의 불법 공격에 대해 명확한 자위권을 갖고 있다"며 "러시아 내 작전을 배제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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