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광복절 경축사 일본 언급 사라져…국가 경제력 바탕 대등한 한일관계 지향

윤 대통령, 한일·한미일 공조 메시지 대신 한반도 자유 통일 강조
한국, 자유 가치 기반 꾸준한 경제 성장…일본과 대등하게 선의의 경쟁

윤석열 대통령이 15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제79주년 광복절 경축식에서 경축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제79회 광복절을 맞아 발표한 경축사에서 과거와 달리 일본에 대한 언급이 사라졌다. 대신 경제성장을 강조하면서 대등한 한일관계로 협력을 지향하겠다는 의도를 담았다는 해석이 나온다.

윤 대통령은 15일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경축식에서 "작년 우리의 1인당 국민소득은 처음으로 일본을 넘어섰고, 2026년 4만 달러를 내다보고 있다"며 "올해 상반기 한국과 일본의 수출 격차는 역대 최저인 35억 달러를 기록했다"고 강조했다.

일각에서는 지난해 한일·한미일 공조와 북한 정권 비판 메시지가 두드러졌던 경축사와 달리 경제적 성과만 내세웠고, 오히려 북한 주민에게 자유 확장을 통한 통일'을 이루겠다는 내용에 집중하면서 일본에 대한 직접적 언급이 없었다는 평가다.

정치권에서는 한국이 경제 성장을 통해 일본과 대등한 역량을 갖춘 만큼, 한일관계를 굳이 지적하지 않음으로써 '극일' 자신감을 드러낸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는 "오늘 연설은 대한민국이 그동안 자유 가치를 기반으로 꾸준히 경제 성장을 해오며 을 펼칠 수 있을 정도로 커졌다는 함의가 있다"며 "한일 관계를 지적하지 않았지만, 한일 관계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우리 청년과 미래세대는 일본 여행을 하고 일본 청년과 교류와 선의의 경쟁을 펼치고 있다"며 "과거사에 대해서는 당당하게 지적하고 개선해야 하지만, 우리가 더 크게 되고, 더 큰 미래를 바라보며 국제사회 환영을 받으며 일본 협력을 견인해 나갈 때 그것이 진정한 극일"이라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의 이날 경축사에선 일본(일제) 단어 사용은 전체 3회에 그쳤다.

일본에 대한 표현은 축소됐지만 대신 경북·충북 등지에서 국권 회복을 위해 헌신한 고(故) 문일석의 후손 문형배 씨 등 독립유공자 후손 5명에게 직접 포상을 수여했다. 이들을 포함해 독립유공자 121명이 정부 포상을 받았다.

아울러 재일교포 3세로 독립운동가 허석 선생의 후손이자 2024 파리올림픽 유도 은메달리스트인 허미미 선수 등 올림픽 참가 선수들도 경축식에 참석했다.

경축식에선 어린이 뮤지컬단의 합창단이 안중근 의사를 다룬 뮤지컬 '영웅'의 삽입곡 '그날을 기약하며'를 불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