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기고] ‘지방 소멸 위기’와 ‘제2 중앙경찰학교’

공공기관 신설과 이전은 낙후되고 소외된 지역을 발전시킬 수 있는 여부가 최고의 가치
신현국 경북 문경시장

신현국 경북 문경시장
신현국 경북 문경시장

제2 중앙경찰학교 신설은 원활한 경찰 인력 수급과 지방 소멸 위기 극복 및 균형발전의 본보기가 돼야 한다.

대통령을 비롯해 시대의 화두가 균형발전, 소멸 위기 극복이고 공공기관 신설과 이전 역시 낙후되고 소외된 지역을 발전시킬 수 있는지 여부가 최고의 가치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경찰청은 최근 충주에 있는 중앙경찰학교가 늘어나는 경찰 교육 수요를 충족하지 못해 제2 중앙경찰학교의 신설을 추진 중이다. 국민의 지팡이로 늘어나는 경찰행정을 충족하고, 선진 경찰을 지향하기 위한 시급한 과제다.

전국 지방자치단체를 대상으로 지난 2일까지 후보지 신청을 접수한 결과 48개 시군에서 유치 신청을 했다. 권역별로 보면 강원 5, 충북 7, 충남 6, 경북 14, 경남 5, 전남 10, 제주 1곳이다.

제2 중앙경찰학교는 충주와 수안보에 있는 중앙경찰학교 시설과의 긴밀한 협조와 연대를 위해 인접 지역이 적지다. 교수진의 상호 교류와 교육시설의 공유를 위함이다. 전국에서의 접근성, 고속철도역까지 아우르는 교통 등도 편리해야 한다.

문경은 경북에 있지만 중앙경찰학교와 차량으로 20여 분 거리에 불과하며 관련 시설이 있는 수안보 바로 옆에 있다. 무엇보다 국토균형발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해야 할 것이다.

서울, 인천, 경기 지역은 국토 면적의 12%에 불과하지만 인구는 52%가 거주하고 있다. 국회의원의 절반을 수도권에서 뽑고, 경제(돈)는 90% 이상이 수도권에서 돌고 있다. 수도권 인구 집중은 이제 한계에 달했다.

현재 충청권의 경우는 준수도권이라고 할 만큼 개발의 중심축이 되고 있다. 세종시 건설을 시작으로 정부 중앙 부처가 몽땅 들어섰다. 대전정부청사, 대덕연구단지 등이 위치하고 있으며 기업, 공장들도 충청권으로 몰리고 있다. 경찰 조직의 경우도 아산의 경찰대학, 경찰수사연수원, 경찰인재개발원, 충주의 중앙경찰학교 등이 몰려 있다.

반면 경북 지역은 땅덩어리는 국토 면적의 20%이나 인구는 남한 인구의 5%에 불과하다.

특히 문경이 속한 경북 북부권 11개 시군은 대부분 소멸 위험 단계에 접어든 도시라는 판정을 받았을 만큼 전국에서 가장 낙후된 지역이다. 폐광 이전 한때 20만 명을 바라보던 문경 인구는 최근 7만 명마저 무너졌다.

수도권으로 청년 인구 유출 규모가 제일 큰 곳이 경북 북부 지역이다.

북부 지역인 안동에 경북경찰청이 있지만 주변 지역이 모두 2급, 3급 서 수준이어서 상당수 경찰이 대구에서 출퇴근하는 등 인력 수급에도 애를 먹고 있다. 제2 중앙경찰학교가 경북 북부 지역에 온다면 당장 해결이 가능한 부분이다.

지난해 7월 윤석열 정부는 '국가가 살려면 지방이 살아야 한다'는 일성으로 핵심 국정 과제인 국토균형발전과 지방분권을 위해 대통령 직속 지방시대위원회를 출범했다.

지방시대위원회는 '지방자치분권 및 지역균형발전에 관한 특별법'을 근거로 기존 국가균형발전위원회와 자치분권위원회를 통합한 것으로 '대한민국 국민이 어디에 살든 균등한 기회를 누릴 수 있는 지방시대'를 구현하기 위한 컨트롤 타워다.

낙후된 지역들이 지방시대위원회에 상당한 기대를 걸고 있는 만큼 제2 중앙경찰학교 신설에도 지방시대위원회가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다.

경찰청도 지방시대의 선두 주자가 되기 위해 보다 적극적인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제2 중앙경찰학교가 균형발전에 보탬이 되고 인구 절벽 위기에 처한 지역의 저출산 문제도 해소할 수 있는 장소로 건립될 것이란 기대를 가져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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