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尹지기 석동현 "이종찬, 보수·좌파 넘나들며 마른땅만 디뎌…그 연세면 세상에 진 빚 갚아야"

"이종찬, 광복유공자 후손 중 한명에 불과…광복에 공 세우신 분들 다 돌아가신 마당에, 광복회에 광복절 기념식 진행 맡길 필요 있나?"

(위)1998년 3월 4일 청와대에서 김대중 당시 대통령이 이종찬 안기부장(현 국정원장)에게 임명장을 수여하고 있다. (아래)2023년 8월 15일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대 대강당에서 78주년 광복절 경축식 종료 후 윤석열 대통령이 이종찬 광복회장과 악수하고 있다. e영상역사관, 연합뉴스
(위)1998년 3월 4일 청와대에서 김대중 당시 대통령이 이종찬 안기부장(현 국정원장)에게 임명장을 수여하고 있다. (아래)2023년 8월 15일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대 대강당에서 78주년 광복절 경축식 종료 후 윤석열 대통령이 이종찬 광복회장과 악수하고 있다. e영상역사관, 연합뉴스

석동현 전 민주평통 사무처장
석동현 전 민주평통 사무처장

석동현 전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민주평통) 사무처장이 이종찬 광복회장을 최근 '둘로 갈라진 광복절 기념식' 사태를 만든 장본인으로 보고 비판했다.

▶석동현 전 사무처장은 17일 오전 11시 26분쯤 '그 연세면 세상에 진 빚을 갚아야지 왜 빚을 새로 쌓을까'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국민통합과 경축의 장이 되어야 할 광복절 기념식이 두동강으로 갈라져 치러졌다. 고령의 이종찬 광복회장으로부터 비롯된 일"이라고 주장했다.

석동현 전 사무처장은 우선 이종찬 회장의 '자격'부터 꼬집었다.

석동현 전 사무처장은 "따지고보면 이종찬 광복회장은 광복유공자의 후손 중 한명에 불과할 뿐 그 자신은 광복과 대한민국 정부수립에 무슨 기여도 한 바 없다. 그 후 보수와 좌파 정당을 넘나들며 마른 땅만 디뎌온 사람"이라고 이종찬 회장의 커리어를 규정했다.

이어 "문재인 정부에서도 안 시켰던 광복회장직을 윤석열 대통령이 맡겼음에도 자신의 존재감을 착각한 채 느닷없이 건국절이니 뉴라이트니 논란을 야기하니, 요즈음 어떻게든 윤석열 정부의 발목을 잡고 흔들 구실만 찾던 야당 세력이 얼씨구나 가세한 결과가 올해의 광복절 풍경이었다"고 최근 벌어진 상황을 요약했다.

석동현 전 사무처장은 "광복절은 그날 하루로 지났지만 수많은 국민들이 졸지에 뉴라이트 친일파가 돼 버렸다. 정말 이런 블랙 코미디가 없다"면서 "건국절 시비에 윤석열 대통령은 얼마나 당혹스러웠을까. 가장 고귀한 뜻이 담긴 국경일을 망치지 않으려 성의껏 설득했던 윤석열 대통령을 광복회장은 보란듯이 뿌리쳐버렸다 대통령을 아직 아들의 친구 정도로 생각하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 그 연세면 살아오면서 세상에 진 빚을 갚기에도 모자랄 터인데 왜 빚을 새로 지고 쌓을까"라고 안타까워했다.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15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제79주년 광복절 경축식에서 태극기를 흔들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15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제79주년 광복절 경축식에서 태극기를 흔들고 있다. 연합뉴스
제79주년 8·15 광복절인 15일 오전 서울 용산구 효창공원 내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열린 광복회 주최 광복절 기념식에 이종찬 광복회장이 참석하고 있다. 뒤는 오른쪽부터 더불어민주당 박찬대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 기본소득당 용혜인 대표,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 사회민주당 한창민 대표. 광복회 등 독립운동단체는 김형석 신임 독립기념관장이
제79주년 8·15 광복절인 15일 오전 서울 용산구 효창공원 내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열린 광복회 주최 광복절 기념식에 이종찬 광복회장이 참석하고 있다. 뒤는 오른쪽부터 더불어민주당 박찬대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 기본소득당 용혜인 대표,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 사회민주당 한창민 대표. 광복회 등 독립운동단체는 김형석 신임 독립기념관장이 '친일 뉴라이트 인사'라면서 정부가 주최하는 광복절 경축식 불참을 선언한 바 있다. 연합뉴스

▶이종찬 회장은 1936년 중국 상하이 태생으로 올해 나이 88세이다. 독립운동가 이회영의 손자다.

공직 경력을 보면 전두환 신군부가 들어설즈음이었던 1980년 김대중 내란음모 조작 사건으로 김대중 (당시 기준)전 신민당 대선 후보가 붙잡힐 당시 및 이후 중앙정보부에서 총무국장과 기획조정실장으로 근무했으나, 이후 김대중 정권 때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위원장과 안기부장(국가안전기획부장, 현 국가정보원장)을 맡는 등 김대중 전 대통령과 아이러니한 인연을 맺은 게 가장 눈길을 끈다. '마른땅만 디딘' 대표적 이력인 셈이다.

또 '보수와 좌파 정당을 넘나들며'라는 표현은 이종찬 회장이 11·12·13·14대 '내리 4선' 국회의원은 '오른쪽' 민주정의당 및 민주자유당에서 했으나, 이후 2차례 낙선한 15·16대 총선은 '왼쪽' 새정치국민회의 및 새천년민주당 소속 후보로 나섰던 걸 설명한다.

'문재인 정부에서도 안 시켰던 광복회장직을 윤석열 대통령이 맡겼음에도'라는 표현은 이종찬 회장이 19대 대선 때 문재인 후보 선대위 고문을 맡았고, 20대 대선에서는 윤석열 후보 지지 시국선언에 참여했던 걸 가리키는 맥락이다.

1998년 3월 4일 청와대에서 김대중 당시 대통령이 이종찬 안기부장(현 국정원장)에게 임명장을 수여하고 있다. e영상역사관
1998년 3월 4일 청와대에서 김대중 당시 대통령이 이종찬 안기부장(현 국정원장)에게 임명장을 수여하고 있다. e영상역사관
)2023년 8월 15일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대 대강당에서 열린 78주년 광복절 경축식 종료 후 윤석열 대통령이 이종찬 광복회장과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2023년 8월 15일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대 대강당에서 열린 78주년 광복절 경축식 종료 후 윤석열 대통령이 이종찬 광복회장과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어진 글에서 석동현 전 사무처장은 "이런 광복회장과, 또한 늘 과거사에 사로잡혀 친일 매국몰이를 하는 야당이 있는 동안은 매년 광복절마다 이런 소동이 반복될 것 같아 정말 한심하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광복회의 존재 가치에 대해서도 이의를 제기했다.

석동현 전 사무처장은 "생각해보면 '광복회'가 있건 없건, 1945년 8월에 이 땅에 광복이 왔고 1948년 8월엔 국제사회가 유일한 합법정부로 인정한 자유민주주의 대한민국 정부가 수립된 것은 영구히 변할리 없는 역사적 사실"이라며 "광복절이 국경일로 지정된 것은 대한민국 정부가 수립된 이후였고, 광복회가 만들어진 것은 그보다 한참 후인 1965년이었다. 언제부터인지 몰라도, 또 왜 그랬는지는 몰라도 광복절 기념식에선 관례적으로 광복회장이 나라를 대표하는 대통령보다 먼저 연설을 한다. 광복절이 광복회가 주도하는 행사인가? 하지만 이런 광복회가 있든 없든, 광복회장이 어떤 사고를 가졌던지 간에 광복과 정부 수립이란 역사적 사실 자체가 없어질리 만무하다"고 견해를 밝혔다.

그는 "그렇다면 올해처럼 그 성격을 두고 이제 매년 친일 논란이 벌어질뿐 아니라 좌우 진영이 갈라져 따로 치러질 것이 분명해 보이는 광복절 기념 행사를 계속 유지해야 할 것인지, 그리고 광복에 공을 세운 당사자분들이 이미 다 돌아가신 마당에 광복회란 단체와 광복회장을 계속 두면서 광복절 기념식 진행을 맡길 필요가 있는지, 한번쯤 진지하게 논의해볼 일"이라고 제안했다.

석동현 전 사무처장은 이번 사태에서 도드라진 키워드인 '반일(反日)'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그는 "이미 우리는 일본제 소재·부품·장비 없이는 제조업이 마비되고, 수백만 국민들이 일본을 관광하러 간다. 이종찬 광복회장의 표현대로면 뉴라이트가 넘치는 시대에 와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일본 패망에서 곧장 자유민주주의 정부 수립으로 이어진 맥락의 '극일(克日)' 사례를 강조했다.

그는 "일본 패망 후 혼돈의 국제사회와 국내 정국에서 한반도의 남쪽만이라도 자유민주주의 대한민국이라는 나라를 세울수 있게 한 이승만 초대 대통령의 기념관을 정부 수립 80년이 다 돼 가는 이제서야 겨우 윤석열 정부가 세우려 하고 있고 또 반드시 세워야 하는 시점"이라고 글을 마무리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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