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이재명 당 대표 연임, 민주당이 가야 할 ‘바른 길’ 고민해야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에서 예상대로 이재명 대표가 당 대표 연임에 성공했다. 이 대표는 2022년 8월 말 민주당 대표에 처음 선출된 직후 "혁신과 민생 개혁으로 나라의 미래를 열어 갈 민주당을 만들고 국민 삶과 더 나은 미래를 위해서 정부 여당과 협력하겠다"고 했다. 헛소리였다. 이재명 1기 체제는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 방어를 위한 '방탄(防彈)' '이재명 사당화' '친명횡재, 비명횡사'가 전부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정부 여당과 민생 협력은커녕 야당 단독 입법 폭주(暴走), 대통령 거부권에 국회 재표결과 부결, 다시 야당 단독 입법 재탕으로 무한 정쟁(政爭)만 벌였다.

이 대표가 당 대표에 연임됐지만 난마(亂麻) 같은 정국이 풀릴 것이라고 기대하기는 어렵다. 이 대표를 둘러싼 사법 리스크는 그가 당 대표직에 첫 출마했을 때보다 더 강화됐다. 그만큼 '방탄'도 더 강화될 것이다. 여야 간, 정부와 야당 간 싸움은 더욱 치열해질 것이 자명하다.

이 대표는 지난 7월 10일 당 대표 연임에 도전하면서 "민주당을 당원 중심의 대중적 민주정당으로 더 확실하게 발전시켜야 한다"고 밝혔다. 민심보다 당심이 우선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민주당은 '더 강한 민주주의와 당원 중심 대중정당 구현'을 추가한 강령·당헌 개정안을 추진했다. 이재명 일극 체제(一極體制)를 더욱 강화한 셈이다. 여기에 이 대표가 주장하는 '기본사회' 역시 민주당의 새 강령에 포함됐다. '기본사회'의 근간(根幹)은 '기본소득'이다. 기본소득을 위한 재원 조달 방안이 모호함에도 이 대표의 주장이기 때문에 적절한 논의나 반론조차 없이 추진되는 것이 이재명 일극 체제의 현실이다.

민주당이 2기 이재명 체제에서도 '이재명만 위한 정치'에 몰두한다면 집권은 멀어질 수밖에 없다. 이번 전당대회 권리당원 투표율이 저조한 것은 '일극 체제'에 대한 당원들의 '경고'이자 무관심으로 봐야 할 것이다. 이 대표를 지키는 길과 민주당을 지키는 길 중에 무엇이 우선인지 이 대표와 민주당 당원들은 분명하게 깨달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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