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유보통합 시범학교·선도교육청 운영…대구시교육청, 유보통합 성공적 안착 총력

9월부터 기관 40곳 대상 '유보통합 시범학교' 운영
달성군과 업무협약 체결…보육사무 이관 매뉴얼 개발
전국 최초 영유아교육 거점 복합문화시설 설립 계획도

대구시교육청은 방학 중 돌봄 서비스 격차 완화를 위해 소규모 유치원 간 돌봄을 연계하는
대구시교육청은 방학 중 돌봄 서비스 격차 완화를 위해 소규모 유치원 간 돌봄을 연계하는 '거점형 방과후 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유아들이 거점형 방과후 과정에 참가한 모습. 대구시교육청 제공

"남북통일보다 어렵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유보통합'은 교육계의 오랜 난제였다.

유보통합이란 유치원의 교육기능과 어린이집의 보육기능을 통합하는 것으로, 만 0~5세 모든 영유아가 이용기관에 관계없이 양질의 교육·돌봄 서비스를 차별 없이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앞서 여러 정부에서 유보통합 정책을 추진해 소정의 성과를 거뒀지만 핵심은 건드리지 못했다. 하지만 윤석열 정부가 지난 2022년 5월 유보통합 추진을 국정과제로 꼽은 뒤 유보통합 추진방안 발표, 유보통합추진단 출범, 정부조직법 개정을 잇따라 진행하며 유보통합을 다시 본 궤도에 올렸다. 이러한 정부의 움직임에 따라 대구시교육청 또한 유보통합의 성공적인 안착을 위해 다각도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대구시교육청은 방학 중 돌봄 서비스 격차 완화를 위해 소규모 유치원 간 돌봄을 연계하는
대구시교육청은 방학 중 돌봄 서비스 격차 완화를 위해 소규모 유치원 간 돌봄을 연계하는 '거점형 방과후 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유아들이 거점형 방과후 과정에 참가한 모습. 대구시교육청 제공

◆'유보통합' 후에 어떻게 변하나

지난 30여 년간 영유아 교육·보육 관리체계는 유치원과 어린이집으로 나뉘어 운영돼 왔다. 유아 교육과 보육이 각각 교육부와 보건복지부로 소관 부처가 다르고, 기관별 자격 요건과 재원 등의 차이가 크기 때문이다. 이처럼 두 기관이 별도의 법령 및 제도, 행정 관리체계를 적용받아 온 탓에 기관 간 영유아 교육·돌봄 서비스의 양적·질적 차이가 지속적으로 논란이 돼 왔다. 이에 따라 이번 유보 통합은 두 기관의 관리 주체를 교육부-시도교육청으로 일원화시켜 질 높은 교육·보육체계를 구축하는 것을 핵심으로 삼고 있다.

지난 6월 교육부가 발표한 '유보통합 실행계획'에 따르면, 어린이집과 유치원 등 영유아 기관 이용 시간이 1일 최대 12시간으로 보장된다. 8시간의 기본운영시간 외에 아침과 저녁 추가 4시간을 운영한다. 맞벌이와 자영업자 등 휴일에도 돌봄이 필요한 가구를 위해 토요일과 휴일에도 운영한다.

돌봄의 질을 높이기 위해 교사 한 명당 돌보는 영유아 비율도 개선한다. 0세 반의 경우 교사 한 명당 돌보는 영아 수를 현행 3명에서 2명으로 줄이고 3~5세 반도 현행 평균 1 대 12에서 1 대 8로 감축한다.

연령별 교육 과정도 강화한다. 영아에서 유아로 넘어가는 2세와 초등 입학을 준비하는 5세를 '이음 연령'으로 지정한다. 2세는 놀이 중심 교육을 확대하고, 5세는 문해력과 기초역량 향상 교육을 확대해 변화 기간의 원활한 적응을 돕는다. 아울러 유치원 교사와 어린이집 보육교사의 직무연수 시간을 내년부터 매년 30시간으로 통일하고, 2027년까지 연 60시간으로 단계적으로 확대해 교사의 전문성과 역량도 끌어올린다.

대구시교육청은 지난 7월 시교육청 행복관에서 유치원·어린이집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대구시교육청은 지난 7월 시교육청 행복관에서 유치원·어린이집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유보통합 시범학교 추진 설명회'를 개최했다. 대구시교육청 제공

◆하반기 '유보통합 시범학교' 운영

대구시교육청은 유보통합 시행에 대비하기 위해 오는 9월부터 '유보통합 시범학교'를 운영한다. 8월 중에 40여개 이상의 시범학교 대상을 지정하고, 지원 대상을 매년 추가로 확대한다. 시범학교는 각 기관의 충분한 운영시간 보장, 교사 대 영유아 비율 개선, 수요자 맞춤형 교육·보육 프로그램 진행, 교사의 역량 강화 등 앞서 교육부가 발표한 추진 과제들을 지역 실정에 맞게 추진한다. 시범학교 운영을 통해 대구형 유보통합 모델을 개발하고, 교육청 여건에 맞는 유보통합 추진 체계를 만든다는 계획이다.

전국 최초로 교육청-지자체 '유보통합 시범 운영'에도 들어갔다. 영유아 보육 사무는 중앙정부 차원의 이관(복지부→교육부)이 지난 6월 완료됐으나, 지방정부 차원의 이관(지자체→시도교육청) 일정은 아직 불투명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시교육청은 유보통합 정책에 선제적으로 대비하기 위해 지난 6월 달성군과 유보통합 시범 운영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번 협약에 따라 지난 7월 교육청 인력 3명이 달성군청에 파견됐고, 오는 9월 교육전문직(장학사)도 추가로 파견될 예정이다. 파견 인력은 보육업무, 재원, 조직 및 인력 이관에 대한 매뉴얼 개발, 유보통합 모델 개발 및 현장 적용, 교육발전특구와 연계한 교육사업 협력, 보육업무 관련 자료 및 정보의 상호 공유 등 유보통합에 필수적인 실무를 지자체와 함께 담당하고 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시교육청은 유보통합의 안정적 정착 및 통합 기반 구축을 선도하고, 지방단위 유보통합 실행을 위한 구체적 이관 방안을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대구시교육청은 지난 7월 어린이집 보육교사들의 전문성 및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보육교사 200명을 대상으로 직무연수를 실시했다. 대구시교육청 제공
대구시교육청은 지난 7월 어린이집 보육교사들의 전문성 및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보육교사 200명을 대상으로 직무연수를 실시했다. 대구시교육청 제공

◆'선도교육청' 활동 통해 미리 준비

시범학교에 앞서 시교육청은 지난 2023년 '유보통합 선도교육청'으로서도 활동해 왔다. 선도교육청은 국가 주도가 아닌 지역 중심으로 유치원과 어린이집의 교육·돌봄 격차 완화 과제를 선제적으로 시행하는 시도교육청을 말한다.

시교육청은 선도교육청 운영 과제로 학부모의 교육비 부담 경감을 위해 지난해 9월부터 자체 재원으로 사립유치원 3~5세 유아에게 월 5만 원씩 지원해 왔다. 또 돌봄 서비스 격차 완화를 위한 소규모 유치원 간 돌봄을 연계하는 '거점형 방과후 과정'도 운영하고 있다. 교육지원청별 중심유치원(1개원) 및 협력유치원(2개원) 연계로 방학 중 방과후 과정을 통합해 돌봄 시간을 확대하고 양질의 교육·돌봄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다.

장애 조기 발견을 통해 특수교육 서비스를 적절한 시기에 제공하기 위해 특수교육 대상자 선정 의뢰를 받은 0~5세 영유아를 대상으로 진단검사비를 1회 50만 원 이내로 지원하고 있다.

시교육청은 전국 최초로 영유아교육 거점 복합문화시설 설립도 계획하고 있다. 유보통합에 대비해 기존 달서구 소재 유아교육진흥원을 영유아교육진흥원(가칭)으로 개편하고, 영유아교육진흥원 분원을 별도로 설립할 방침이다.

현재 유아교육진흥원은 영유아 체험·부모 교육 및 교원 연수, 유치원과 어린이집의 평가 시스템을 총괄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분원은 진흥원 본원의 기능을 분담해 0~5세 영유아 맞춤형 놀이 시설을 구축하고 체험 프로그램을 개발·운영할 예정이다.

강은희 교육감은 "유보통합 본격 시행에 대비해 철저히 준비하고 학부모의 눈높이에 맞는 교육·보육환경을 제공해 자녀 양육에 대한 부담을 덜어드리겠다"며 "학부모와 아이들 모두 만족할 수 있는 유보통합이 될 수 있도록 준비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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