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4인4쌤의 리얼스쿨] 우리 아이의 슬기로운 방학 생활

아이들 다음 학기 준비하는 기간으로써의 방학
부모가 생각하는 방학과 달라도 믿고 기다려야

방학 관련 자료 이미지. 게티이미지뱅크
방학 관련 자료 이미지. 게티이미지뱅크

고등학교에 다니는 첫째는 이미 개학했고 중학생인 둘째는 곧 개학을 앞두고 있다. 학교 급별로 또는 학교마다 기간의 차이는 있지만 보통 7, 8월은 여름방학 기간이다. 방학(放學)은 '학업을 쉰다'라는 의미로 학기가 끝난 뒤에 수업을 한동안 쉬는 일이나 그날들을 가리킨다. 주로 학기나 학년이 끝난 뒤 또는 더위나 추위가 심할 때 실시한다.

◆아이들에게 방학은 왜 필요한가

방학은 보통 여름방학, 겨울방학, 학년이 끝난 뒤 실시되는 학년말 방학이 있다. 학기를 기준으로 마침과 쉼의 의미를 가지는 방학은 학교생활로 인해 하지 못했던 여러 가지 활동을 해보거나 다음 학기를 위한 준비 또는 보충하기 위해 필요한 시간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필자 역시 방학은 숙제, 공부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시간을 보낼 수 있다는 생각에 늘 손꼽아 기다렸던 생각이 난다. 그래서 방학식 다음 날엔 일어나서 학교 가라는 엄마의 말을 듣지 않고 늦잠을 자고 내 마음대로 보낼 수 있어서 좋았다. 한마디로 노는 시간이라고 생각했기에 최대한 많이 놀고 자유롭게 보내고 싶었다.

매번 방학이 끝나갈 무렵이면 남은 날짜를 세어가며 아쉬워했지만, 한편으로는 방학이 있었기에 2학기에 있을 가을 운동회나 소풍을 떠올리고 더 잘해보고 싶다고 생각하며 개학을 기다리기도 했다. 이처럼 다음을 위한 준비 기간으로써 방학은 필요한 시간이다.

◆아이와 부모의 각기 다른 방학 생활

방학은 보통 한 달여간의 시간이 주어지기 때문에 방학을 앞두고 교실에서도 방학 생활에 필요한 여러 가지 준비를 한다. 첫 번째로 보통 방학하기 일주일 전부터 방학 생활에 필요한 생활지도가 집중적으로 이루어진다. 매일 조·종례를 통해 꾸준히 지도한 내용이지만 방학에는 매일 대면으로 지도할 수 없기에 가장 중요하게 이루어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두 번째로 방학 생활 계획표 만들기를 한다. 아무래도 등하교 시간이 정해진 규칙적인 학교생활에서 벗어나 불규칙한 방학 생활이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방학 생활 계획표라 하면 커다란 원에 하루 24시간을 표시하여 활동하는 시간에 따라 선을 긋고 무엇을 할지 기록한 것이 가장 먼저 떠오른다. 이때 자세히 여러 칸을 나눌수록 왠지 알차 보이고 잘했다는 생각이 들어 실천 가능성보다는 많이 채우는 것이 우선이었기에 안타깝게도 나의 방학 생활 계획표와 실제 방학 생활과는 거리가 멀었다.

이뿐만 아니라 아이가 생각하는 방학과 부모가 생각하는 방학 생활이 다른 경우 문제가 된다. 물론 부모와 아이의 가치관에 따라 방학의 의미가 같을 수 있겠지만, 아이는 최대한 자유와 쉼을 원하는 경우가 많고 부모는 보충과 준비의 시간으로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방학이 끝나고 방학 생활에 관해 이야기를 나눌 때면 방학 때 부모님이 정해준 학원이나 활동이 많아서 차라리 학교생활이 더 여유가 있다고 말하는 학생도 있다. 이런 이유에서 방학이 부모와 자녀 사이의 갈등이 심해지는 시간이 되기도 한다. 이런 문제를 줄이기 위해서는 아이보다는 부모의 역할이 더 중요하다. 부모는 방학 동안 최대한 다음 학기 학교생활 적응에 지장이 없는 범위 내에서 규칙성과 성실성을 유지할 수 있도록 도와주며 아이에 대한 믿음을 갖고 기다려 주는 것이 필요하다.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아이의 건강관리와 안전이라는 것도 잊지 않아야 한다.

◆다음을 위한 슬기로운 방학 생활

요즘은 방학 숙제도 예전과는 달라져서 방학 숙제하면 떠올랐던 일기는 사생활 침해 소지가 있을 수 있다는 점에서 자율에 맡기고 필수 과제 한두 가지와 여러 가지 선택 과제, 버킷리스트 등 하고 싶은 것을 정해 자기 과제를 하도록 한다. 특히 방학 과제에 대한 평가나 시상은 거의 사라졌으며, 방학 숙제 자체보다는 방학 생활에 대한 체크리스트의 의미를 지니는 경우가 많아졌다. 어릴 때 방학 숙제나 일기를 몰아서 하느라 개학하기 전날 걱정하며 벼락치기 했던 일은 이제 찾아보기 힘들다.

방학 생활은 자신에게 주어진 시간 관리에 대한 선택과 책임감을 갖도록 하여 자기주도성을 키울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시간 관리가 곧 자기 관리로 이어지며 이러한 행동 하나하나가 쌓여 자신의 삶을 만들어 간다는 것을 깨닫도록 해줘야 한다. 이렇듯 다음을 위한 슬기로운 방학 생활을 위해 방학이 시작될 때와 끝날 무렵 아이와 함께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을 가져 볼 것을 제안해 본다. 이때 부모는 온전히 아이의 입장에서 들어주도록 노력해야 함을 명심하자. 물론 부모의 기대에 못 미쳐 인내심이 요구되는 시간이 될 수도 있다. 지금 나와 같이 인내의 시간을 보내고 있을 학부모에게 응원을 보낸다.

교실전달자(초등교사, 짱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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