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경기 침체 속에 국민들은 시급히 민생 현안을 해결해 달라고 아우성이지만 여야 의원들의 관심은 여전히 정쟁과 이념 공방에만 닿아 있는 모양새이다. 여당 의원들은 19일 네이버 사옥을 찾아 네이버 뉴스 서비스의 이념 편향성 개선에 애를 쓰는가 하면 야당 의원들은 최근 일본 니가타현 사도광산을 직접 찾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 실태를 둘러보는 데 힘을 쏟았다.
이미 두 차례나 윤석열 대통령이 국회의 재의 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해 최종 폐기된 채 상병 특검법을 두고도 여야의 입씨름이 다람쥐 쳇바퀴 돌듯 반복되고 있다.
이날 국민의힘 '포털 불공정 개혁 태스크포스(TF)'는 경기 성남시 네이버 사옥을 방문해 포털의 독점적 지위를 남용한 불공정 행위 근절, 네이버 뉴스 서비스 이념 편향성 개선 등을 촉구했다.
강민국 TF 위원장은 이날 면담에서 "네이버와 카카오 등 거대 포털이 우리 사회의 편리성에 많은 변화를 가져왔지만 그에 따른 사회적 책무를 다했는지 살펴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TF 위원인 강명구 의원은 "포털 뉴스가 좌편향으로 기울어진 운동장이란 평가를 받아왔고 네이버는 방관하며 무책임한 태도를 보인다고 지적받는다"며 "뉴스 노출 알고리즘에 대해 합리적이고 공정한 관리·감독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여론에 큰 영향을 미치는 포털 서비스에 편향성이 있다면 개선을 요구하는 것은 이해가 되나 다수 국회의원이 사옥까지 방문하며 여론전을 벌어야 할 시급한 사안인지를 두고는 이론의 여지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민생보다 정쟁에 힘을 쏟는 모습은 야당 역시 마찬가지다. 야권 의원들은 일본이 사도 광산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하는 과정에서 우리나라가 요구한 조건인 조선인 강제노역 관련 전시물이 턱없이 부실하다는 주장을 뒷받침하기 위해 지난 15~17일 일본 도쿄와 니가타현 사도섬을 직접 방문했다.
이들은 방문을 마친 뒤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일본 사도 광산의 조선인 강제노역 내용 전시 공간에 유물이라고는 사실 여부조차 확인하기 어려운 '나무 도시락' 한 점뿐이었다"고 지적했다.
이 역시 일본의 전시물 부실을 환기하려는 취지에는 공감할 수 있으나 민생 현안 해결이라기보다 야권의 '친일 윤석열 정부' 공세를 강화하려는 맥락에 더 무게 중심이 실렸다는 해석이 나온다.
여야의 공방은 '제삼자 추천 방식 채 상병 특검법' 발의를 두고도 계속되는 등 민생보다 정쟁에 진심인 여의도 국회를 향한 국민들의 한숨만 크게 하고 있다.
정치권 관계자는 "최근 여야 의원들이 서로 합의할 수 있는 민생 법안 처리에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지만 여전히 상당한 에너지를 정쟁 요소에 허비하고 있는 게 현실"이라며 "갈등을 증폭할 게 아니라 소통하고 타협하는 모습으로 폭염에 지친 국민들을 시원하게 해주는 정치가 절실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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