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늘봄학교 2학기부터 모든 초교 확대, 현장에선 걱정이 많다

'방과후학교'와 '돌봄'을 통합(統合)한 늘봄학교가 2학기부터 모든 초등학교에서 운영된다. 늘봄학교는 정규 수업을 마친 초교 1학년을 학교에서 오후 8시까지 교육 프로그램을 활용해 돌봐 주는 국가 교육 서비스다. 학부모들은 늘봄학교 운영 확대를 환영하지만, 학교들은 공간 및 인력 부족을 걱정하고 있다.

교육부는 올해 1학기 2천963개 초교에 도입된 늘봄학교를 2학기부터 전체 초교(6천185개교) 및 특수학교(178개교)로 확대한다고 밝혔다. 또 늘봄학교 운영을 위해 교육 프로그램 강사 3만5천400명을 투입하고, 학교에서 늘봄학교를 총괄(總括)할 늘봄지원실장을 내년까지 2천500명 배치한다고 했다. 늘봄학교 참여 희망자는 전체 초교 1학년 34만8천 명 중 28만 명(80%)에 이른다. 늘봄학교 이용 대상은 내년 초교 2학년, 2026년 3학년으로 확대된다.

맞벌이 부부는 방과 후(放課後)에 아이를 돌볼 사람이 없어 '학원 뺑뺑이'를 돌리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학원비 부담도 만만찮다. 이런 부모들에게 늘봄학교는 반가운 정책이다. 개인의 책임으로만 여겼던 아이 돌봄에 국가가 힘을 보탠 것이다. 한국교육개발원의 늘봄학교 관련 설문 조사에서 학부모의 82.1%, 학생의 87.6%가 만족한다고 답했다. 이 정도면 호응도(呼應度) 높은 정책이다.

좋은 정책도 문제점이 있기 마련이다. 현장에서는 공간과 전담 인력의 부족, 교육 프로그램 및 강사진 부실 등의 얘기가 나온다. 1학기 늘봄학교가 전용 교실에서 운영된 경우는 33.6%에 그쳤다. 이 바람에 많은 교사들이 수업 연구나 업무 공간으로 쓰는 교실을 비워 줘야 했다. 늘봄학교 운영에 따른 교사들의 업무도 늘었다고 한다. 한국교총은 "2학기에 늘봄학교를 처음 운영하는 학교가 많다. 전담 인력과 강사, 공간 부족 문제 등 어려움이 예상된다"고 지적했다. 교육부와 시·도교육청은 명확(明確)한 업무 지침으로 교사들의 우려를 없애고, 늘봄학교가 안착(安着)하도록 행정·재정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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