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단독]경산 국힘 선출직들, 지난 2년 동안 낸 돈 "사용처 밝혀라" vs "못 밝힌다"

일부 의원들 "얼마를 거둬 어떻게 사용했는지 밝혀라" 요구
돈 관리했던 의원 "'묻지도 따지지도 않기'로 해 놓고 이제와서 밝히라니"

경산시의회 청사. 이 기사와 무관함.
경산시의회 청사. 이 기사와 무관함.

경북 경산 지역 국민의힘 선출직 지방의원 등이 2022년 7월부터 2년 동안 월 10만원 이상의 돈을 낸 가운데 이 돈의 사용처 공개를 놓고 갈등을 빚고 있다.

국민의힘 소속 경산시의원과 경북도의원 등에 따르면 제9대 지방의회가 개원한 지난 2022년 7월부터 기초의원은 10만원, 광역의원은 20만원, 단체장과 광역의회 의장은 30만원씩 내기로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최근 이 돈과 관련해 잡음이 일자 일부 선출직들은 "나는 돈을 내지 않았다"라고 말해, 당초 협의대로 돈을 냈는지는 관련 통장을 확인해야 알 수 있는 상황이다.

이 돈은 국민의힘 선출직들의 친목도모와 식사비, 경산당협 운영에 필요한 경비 등으로 사용한다는 명목으로 낸 것으로 전해진다.

이들 선출직들이 낸 돈은 A 경산시의원 명의로 개설한 통장에 입금돼 사용돼 오다 A시의원이 건강상의 이유로 병원에 입원하자 B시의원이 대신 관리해 왔다.

이후 지난달 경산시의회 후반기 의장단 선거에서 국민의힘 의원들이 서로 갈라져 갈등이 생기면서 이 돈과 관련한 잡음이 생겼다.

일부 경산시의원들은 "이 돈을 모은지 2년이 지났지만 누가 얼마의 돈을 냈고, 총 액수가 얼마이며, 어떤 용도로 사용했는지 등에 대해 개략적으로도 밝혀야 하는데 한 번도 밝히지 않았다"며 공개를 요구하고 있다.

이들은 "친구들끼리 곗돈을 모아도 수시로 얼마를 모았고, 어떻게 사용했는지 밝힌다"면서 "하물며 공당의 선출직들이 낸 돈을 밝힐 수 없는 속사정이 무엇인지 모르겠다. 계속해서 밝히지 않을 경우 경찰에 고소할 방침"이라고 했다.

이 돈의 액수와 사용처 등에 대해서는 2~3명 정도의 지방의원들만 알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돈을 관리하거나 관여했던 지방의원들은 "현재 투병중이라 다른 시의원에게 물어 봐 달라", "대신 관리 해 왔을 뿐이다", "이 돈을 모을 당시 '묻지도 따지지도 않기'로 해 놓고 이제 와서 밝히라고 한다"고 해명했다. 또 "누가 얼마를 냈고, 모인 금액은 얼마인지, 어떻게 사용했는지 등은 밝힐 수 없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지역 정가에서는 자칫 법적 공방으로 비화할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등 파문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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