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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업계 '안전' 앞세워 '배터리 공포' 진화 중…실시간 배터리 이상 징후 파악

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이 16일 서울 동작구 현대자동차 서울 남부하이테크센터에서
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이 16일 서울 동작구 현대자동차 서울 남부하이테크센터에서 '전기차 특별안전 점검' 진행 상황을 점검하고 있다. 연합뉴스

인천 전기차 화재 사건으로 '배터리 공포'가 확산하자 업계마다 대응책 마련에 분주한 모습이다. 그동안 완성차 업체들이 각 전기차 모델의 배터리 생산지를 공개하면서 '전기차 공포'를 잠재우려 했지만 이제는 '안전'을 알리는 데 중점을 두고 있는 분위기다. 배터리 이상 징후를 실시간으로 확인하는 것은 물론 대대적인 세부 점검을 실시해 고객들이 '안심'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기아는 21일부터 BMS(배터리관리시스템)가 감지한 배터리 이상 징후를 고객에게 문자 메시지로 신속히 알리는 시스템 운영을 시작했다. 기아 관계자는 "최신 BMS의 배터리 시스템 모니터링 기술 적용으로 이상 징후를 빠르게 발견할 수 있다"며 "이상 징후 발생 시 BMS는 필요한 안전 제어를 수행하고, 위험 정도에 따라 고객에게 메시지를 전송해 입고 점검, 긴급 출동을 안내한다"고 설명했다.

현대차와 기아는 전날인 20일 보도자료를 통해 BMS가 배터리 과충전 등의 상황에 대해 전력과 스위치를 차단해 추가적인 충전을 막는다고 밝히며 배터리의 안전성을 집중 부각하기도 했다.

또 완성차 회사들은 불안감을 잠재우기 위해 종합적인 배터리 케어 솔루션 마련에 나섰다. 기아는 '전기차 고객 케어방안'으로 고전압배터리 상태 진단을 포함한 9가지 중요 항목에 대해 무상 점검과 함께 긴급한 상황을 대비한 긴급 상황실도 운영하고 있다.

KG모빌리티도 전기차 특별 안전 점검을 실시하기로 했으며 렉서스코리아는 오는 9월 30일까지 전국 렉서스 공식 서비스 센터에서 총 57가지 항목의 정기 점검을 받을 수 있는 전기차 무상 점검 서비스 캠페인을 진행한다.

배터리 업계도 자사 제품의 안전성을 적극적으로 알리기 시작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21일 '배터리 안전진단 소프트웨어' 사업 확대에 본격 나선다고 밝혔다. LG에너지솔루션 측은 "안전진단 소프트웨어는 자동차용 BMS에 적용해 배터리 이상 징후를 사전 진단하는 기능을 제공한다"며 "이미 검증된 안전진단 정확도와 축적된 기술력을 토대로 완성차 업체들의 요청에 따라 안전진단 소프트웨어의 본격적인 협업 및 판매에 나서기로 했다"고 했다.

이 같은 업계의 '안전성' 강조에 대해 전기차 보급에만 치중해왔던 정부 정책도 중장기적으로 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전기차가 늘어나는 만큼 화재에 대한 대응에서부터 판매 이전에 안전성을 보장할 수 있도록 조치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 전기차 이용자는 "전기차 판매자들은 안전보다는 '유지비가 싸다', '친환경이다'는 부분을 강조해왔다"며 "차량 배터리 정보에 대한 공개 의무는 물론 안전성 기준을 만들어 어느 정도 충족하는지를 판매 전에 알려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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