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단독] 보홀발 제주항공기 13시간 지연…좁은 기내서 '과호흡' 승객도 발생 [영상]

승객들 "국내 일정 차질, 공항서 7시간 보내고 겨우 숙소서 대기"

제주항공 측에서 당시 승객들에게 보낸 지연 메세지. 독자 제공
제주항공 측에서 당시 승객들에게 보낸 지연 메세지. 독자 제공

필리핀 보홀에서 출발해 부산 김해국제공항으로 도착할 예정이었던 제주항공 여객기 7c2152편이 정비 문제로 13시간 지연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승객들은 계획에 없던 장시간 대기와 차후 일정 조정 등의 혼란으로 먼 타국에서 불편을 겪어야 했다.

21일 제주항공 등에 따르면 전날 새벽 1시 30분(현지시각) 보홀 팡라오 공항에서 부산 김해공항으로 도착 예정이던 제주항공 7c2152편 여객기가 유압계통 부품 결함으로 지연되면서, 13시간이 지난 같은날 오후 2시 30분쯤 운항을 재개했다.

이 여객기는 승객 탑승 완료 후 당초 예정된 출발시간 보다 1시간 가량 지연됐다가 기체 부품 결함으로 인해 출항이 장시간 연장됐다. 문제가 발생한 부품을 한국에서 수송을 받아 다시 정비를 해야 됐기 때문이다.

잇따라 출항이 지연되면서 계획없던 13시간을 보내게 된 승객들은 큰 불편을 겪을 수밖에 없었다.

취재 결과 당시187명의 승객은 예정된 일정에 맞춰 기내에 탑승을 마쳤다. 하지만 곧 지연 안내 방송이 나왔고, 안내에 따라 운항 재개를 예상했던 승객들은 기내에 탑승한 채로 대기를 했다.

그러나 승객들의 예상과 달리 여객기 지연은 장시간 늘어나게 됐다. 탑승 후 1시간 정도를 기다리던 승객들은 갑자기 들려온 기장의 '운항 취소' 안내 방송에 따라 결국 하차까지 하게 됐다. 앞서 기내에 대기하는 동안에는 에어컨도 작동이 되지 않아 일부 승객이 과호흡과 미열 등의 고통을 호소한 것으로 전해진다.

비행기에서 내린 후에도 승객들의 불편은 이어졌다.

새벽 2시 30분쯤 비행기에서 내린 승객들은 2시간 정도가 지난 새벽 4시쯤 숙소 안내를 받을 수 있었다. 하지만 승객들은 이미그레이션과 수화물 회수 등의 절차로 인해 공항에 발이 묶일 수밖에 없었다.

이후에도 숙소로 갈 이동수단을 찾지 못하고 한참을 공항에서 더 머물렀던 승객들은 이날 이른 아침이 돼서야 항공사에서 제공한 교통편을 이용해 숙소에 도착할 수 있었다.

이 사고로 기내에 오르고 내리고, 공항과 숙소를 오가며 불편을 겪은 승객들은 예정된 출발시간에서 13시간 정도 지난 같은날 오후 2시 30분이 넘어 다시 부산행 비행기에 오를 수 있었다.

한 승객은 "해외로 나왔기 때문에 여유있게 한국에서의 일정을 계획했음에도, 13시간이나 비행기가 지연돼 직장복귀 등 여러 가지로 불편을 겪었다"며 "초반부터 장시간 지연이 예상된다고 안내를 했다면 여러 가지 대비를 했을 텐데, 그러지 못해 더 불편한 상황을 겪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이와 관련 제주항공은 승객들이 대기하는 동안 사용했던 숙소와 식사, 교통편 등을 무상으로 제공하고 1인당 10만원을 책정해 지연에 따른 보상금을 지급하기로 했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에어컨은 계속 작동되다가 잠시 꺼져 있었고, 운항 중 지상에서는 대비 약한 바람이 나왔던 것"이라며 "출항 지연으로 인한 승객들의 불편을 최소하기 위해 숙소, 교통편 섭외부터 운항 재개를 위한 정비 등까지 최선을 다했음을 이해해달라"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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