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는 이데올로기의 대립으로 인한 분열과 갈등이 토속적 샤머니즘을 통해 화해될 수 있다는 민족 고유의 정서에 호소하는 영화다. 윤흥길의 동명소설을 영화화하면서 원작에서 큰 비중이 없었던 무속성에 의한 인간의 화해를 전면에 부각시키고 있다.
이데올로기의 대립은 한 가족의 울타리 안에서 벌어진다. 어린 동만의 입장에서 보면 친삼촌과 외삼촌이 각각 빨치산과 국군으로 나뉘고 그 때문에 친할머니와 외할머니가 반목하는 것이 이상스럽기만 하다. 양쪽을 똑같은 피붙이로 둔 동만은 빨치산이나 국군, 어느 한쪽의 승리를 응원할 수가 없다.
영화는 어린 동만의 시선을 통해 이야기를 전개함으로써, '누구를 위한 이데올로기인가'라는 회의적인 의문을 제기한다. 할머니와 외할머니의 갈등과 화해의 과정이 보여주듯, 이데올로기로 인한 민족의 분열과 갈등은 양쪽의 화해를 통해서만 해소될 수 있다고 주장하면서 민족 고유의 무속성에서 그 화해의 방법을 찾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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