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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新 우파’로 등장 뉴라이트는…새로운 보수를 표방 친일 낙인 찍히기도

이종찬 광복회장이 2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광복회관에서 열린 대일청구권 사회공헌 학술토론회 개회식에 참석해 최근 대한민국 독립과 건국을 둘러싼 갈등에 대한 입장을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종찬 광복회장이 2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광복회관에서 열린 대일청구권 사회공헌 학술토론회 개회식에 참석해 최근 대한민국 독립과 건국을 둘러싼 갈등에 대한 입장을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형석 독립기념관장 임명을 계기로 '뉴라이트'(New Right)가 재조명되고 있다. 이종찬 광복회장이 '친일 뉴라이트 성향'을 이유로 김 관장 사퇴를 강하게 요구하면서다. 이 회장은 김 관장의 역사관을 문제 삼으며 8·15 광복절 정부 경축식에도 불참했다.

뉴라이트는 2000년대 중반 등장한 '신흥 우파'를 이르는 말이다. 올드 라이트(Old Right)와 대비해 시장경제와 자유민주주의 이념을 주창하며 기존 보수의 한계를 쇄신하는 '새로운 보수주의자' 세력을 지칭했다.

학생운동이 치열했던 당시 운동권은 자본주의의 계급 모순을 우선시하는 PD(민중민주주의)와 통일 문제를 내세우는 NL(민족해방)로 노선이 갈라졌다. 초기 뉴라이트 계열은 NL의 주체사상파(주사파)에서 전향한 인사들이 대다수를 차지했다. 20년 전 신지호 서강대 겸임교수 등 운동권 출신 인사들이 주도한 자유주의연대가 출범하며 뉴라이트라는 용어가 본격적으로 쓰였다.

박효종 서울대 교수가 공동대표로 2002년 출범한 바른사회시민회의도 대표적 뉴라이트 단체로 꼽힌다. 2005년에는 교과서포럼을 출범시켰는데 건국절 논란을 촉발한 이영훈 전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가 박 교수와 공동대표였다. 이 전 교수는 당시 낙성대경제연구소 소장을 맡았었다.

'신우파' 프레임으로 세력을 확장해가던 뉴라이트는 이명박 정부 출범부터 쇠퇴의 길을 걸었다. 뉴라이트 세력 중 정치적 출세를 하려는 사람들이 몰리며 보수 개혁이라는 순수성을 잃었고, 보수를 쇄신할 만한 체계를 확립하지 못한 점도 이유 중 하나였다. 이영훈 전 교수 등 낙성대경제연구소 관련 학자들이 2019년 책 '반일 종족주의'를 내면서 '뉴라이트=친일'이라는 낙인도 찍혔다.

건국절 논란에 뉴라이트 세력이 소환되는 까닭은 '대한민국이 1948년 8월 15일 건국됐고, 초대 대통령 이승만이 건국 대통령'이라는 입장을 내세우기 때문이다. 이 전 교수가 2006년 8월 '우리도 건국절을 만들자'라는 제목의 칼럼을 한 일간지에 기고하면서 건국절이라는 용어가 본격적으로 공론화됐다. 그해 뉴라이트재단·자유주의연대 등 보수단체가 8·15 광복절을 '건국절'로 바꾸자고 제안했고 이에 대한 반발이 거세지면서 논란이 확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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