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임은정 "신랑도 공수처 통신조회 당해, '당신 디올백 받아도 되나봐' 하려다 미안하단 말만"

임은정, 김건희. 연합뉴스
임은정, 김건희. 연합뉴스
임은정 부장검사 페이스북
임은정 부장검사 페이스북

임은정 대구지검 부장검사가 최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등 야권 인사들이 잇따라 공개한 '검찰 등 수사당국 통신조회(통신이용자정보 조회)'를 자신도 당했다고 밝히면서, 배우자(남편) 역시 통신조회 대상이 됐다고 털어놨다.

▶임은정 검사는 22일 오후 6시 1분쯤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올해 1월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1부에서 제 통신이용자 정보를 조회했다'라는 문자 통보를 받고, 작년에도 털었겠다 싶어 통신사에 1년치 제 정보 제공 내역을 요청하면서, 신랑에게도 요청해 보라고 했다"면서 "통신영장으로 제 통화내역을 확인했다면 저와 가장 통화를 많이 한 사람이 신랑이니 신랑도 통신이용자 정보 조회를 당했을 테니까"라고 이유를 들었다.

이어 "예상대로 올해 3월 14일 공수처(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서 신랑도 조회했었다"고 밝혔다.

그는 "수사자료 유출로 벌금 2천만원이 확정돼 지난 5월 말 어쩔 수 없이 사직한 윤(윤석열 대통령) 라인 김선규 부장이 공수처장 직무대행일 때 '2021년 3월 2일과 3일 제 페이스북 글이 한동수 전 감찰부장과 공모해 저지른 공무상기밀누설'이라고 추가 입건해 대검 서버 등을 압수수색했는데, 그때 제 통화내역도 조회했나 보다"라고 추정했다.

이어 "2021년 3월 쓴 페이스북 글 관련으로 2023년 이후의 통화내역만 조회 가능한 통신영장을 청구한 건 공무상기밀누설 수사인 척하며 제 동향과 접촉인사들을 확인하고, 검찰과 공수처에서 언젠가 무언가로 절 수사하려 할 때를 대비해 통화내역을 미리 확보해 둔 것"이라고 추측하면서 "제 신랑에게 3월 14일 공수처 조회 사실이 아직 통보되지 않았는데, 공수처에서 도주와 증거인멸 우려 등을 이유로 2번 유예를 걸었다는 것이고, 김선규는 물론 그가 그만둔 이후에도 윤 라인 송창진 차장 직무대행이 유예를 또 걸었다는 말"이라고 강조했다.

임은정 검사는 "검찰 출신들이 공수처에 나쁜 걸 이식하고 있는 듯 해 혀를 차다가, 박정훈 대령님 고발사건 수사를 걱정하게 된다. (올해)10월쯤 공수처에서 통신이용자 정보를 조회했다는 문자를 뒤늦게 받으실 제 지인분들에게 미안하다는 말과 그럴 위험을 감수하고 연락주셔서 고맙다는 말을 제 담벼락(페이스북 글)을 통해 널리 전한다"고 자신과 관련해 통신조회 대상자가 된 지인들을 언급하기도 했다.

▶임은정 검사는 김건희 여사를 연결고리로 남편 얘기를 계속 이어나갔다.

임은정 부장검사 페이스북
임은정 부장검사 페이스북

그는 "김건희 여사의 디올백 사건과 관련해 많이 소란스럽다"면서 "제 신랑은 저 때문에 직장을 그만뒀다. 자신으로 인해 무슨 말이 날지, 검찰이 어떻게 엮을지 모르고, 무엇보다 마음고생하는 제 곁을 지켜줘야겠다고 생각했다 하더라"고 전했다. 이어 남편을 향해 "다른 사람의 배우자였다면 이런 일들을 겪지 않았을 텐데 싶어 늘 미안하다"고도 했다.

그는 "작년 3월 검사적격심사위원회에서 위원인 한석리 검사장이 저녁때나 공휴일 야근하는 아내를 위해 김밥이나 빵 등을 사서 가져다준 신랑의 청사 출입 사실을 거론하며,제가 보안의식이 부족하다고 지적할 때, 처음 든 생각은 김건희 여사의 대통령실 출입 사진이었다"고 남편의 자신에 대한, 김건희 여사의 남편(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2가지 '내조'를 언급했다.

임은정 검사는 다시 검사적격심사위 당시를 떠올리며 "그래도 그걸(김건희 여사 사례) 말하면 긁어 부스럼일 것 같아 튀어나오는 말을 꿀떡 삼키고 아주 오래전 KBS의 다큐 '8부의 검사들'로 받아쳤다"고 전했다.

그는 "'조선일보에서 그걸로 기사 쓰려고 했다는 말을 들었다. 검사의 아내가 야근하는 신랑을 위해 도시락을 싸 오는 것은 미담 사례지만, 임은정의 신랑이 저녁거리를 사 오는 건 문제냐 싶어 황당했지만, 뒷말이 있다는 말을 듣고 그 후 신랑을 1층에서 만나 저녁거리를 받아오는 걸로 바꾸었다'고 담담하게 답변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한석리 검사장이 반박했다며 "(한석리 검사장이)'일선지검 형사부에서는 그렇게 해도 되지만 대검은 그러면 안 된다'고(했다)"면서 "다른 검사는 그러면 미담이고, 넌 안 된다는 말로 들려 '욱~' 했다"고 당시 느낀 감정을 털어놨다.

임은정 검사는 "디올백 사건 기사를 보고 농담으로 신랑에게 '당신은 디올백 가방 받아도 되나봐요' 하려다가 통신 가입자정보 제공내역을 보며 미안하다는 말만 계속 했다"고 글을 마무리지었다.

그는 글 말미에 추신(P.S.)을 달아 "제가 2019년 미투를 할 때, 2005년 스폰서를 달고 질펀하게 놀던 부산지검 부장 사례 등을 공개했었다. 그 부산지검 부장이 '8부의 검사들'에 부장으로 나온다"며 "다큐인가, 연극인가. 그 방송에 치떨려 하던 게 오래오래 기억에 남아 적격심사 때 활용하고 보니, 어이없지만 그 부장에게 고마운 게 없지 않다 싶었다"고도 했다.

한편, 1974년생으로 올해 나이 50세인 임은정 검사는 지난 2013년 결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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