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의료계 "대도시 응급실도 제 기능 못 하는 상황…추석이 두렵다"

의협, 22일 브리핑서 상계백병원·양산 부산대병원 상황 알려
"의정 간 실효성 있는 대화로 사태 해결의 물꼬 터야"

20일 대한의사협회에서 최안나 대변인이 의료개혁특별위원회 등 현안 관련 의협의 입장을 설명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20일 대한의사협회에서 최안나 대변인이 의료개혁특별위원회 등 현안 관련 의협의 입장을 설명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의료공백 상황이 심화되면서 대도시 권역응급의료센터조차 제 기능을 못하고 있다며 의료계가 정부의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최안나 대한의사협회(의협) 대변인은 지난 22일 서울 용산구 의협 회관에서 열린 '의료현안 관련 일일 브리핑'에서 서울 노원구 인제대 상계백병원과 경남 양산 부산대병원 응급실 현황을 공개하면서 "대도시의 권역응급의료센터도 진료를 못하고 있는 상황인데도 정부는 여전히 (응급실 진료 차질이) 일부 병원의 문제라며 국민을 속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최 대변이 공유한 응급실 현황에 따르면 인제대 상계백병원은 '응급실 소아과는 평일 오전 8시부터 오후 16시까지는 진료가 가능하지만, 주말 진료는 불가능하다'고 나와 있다. 외과 환자의 경우 '야간(오후 5시∼다음 날 오전 8시)에는 반드시 수용 능력을 확인하라'고 적혀 있다. 양산부산대병원 권역응급의료센터 정형외과는 이날 오전 11시 21분 기준 '소아 진료를 포함한 모든 부문의 진료와 수술이 불가능하다'고 안내했다.

최 대변인은 "곧 추석 연휴가 다가오고 현장에 있는 의사의 걱정은 이루 말할 수 없다"며 "우리 사회의 무엇보다 시급한 문제는 무너진 의료를 정상화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러한 상황은 대구지역 상급종합병원도 다르지 않다. 23일 오후 12시 현재 응급의료종합상황판에 따르면 5개 상급종합병원 모두 의료진 부재로 진료가 불가능한 과목이 10곳을 넘어가고 있었다.

A병원의 경우 이비인후과는 의료진이 없어 단순 코피 관련 질병은 진료가 불가능하고, 안과 또한 각막화상, 급성녹내장발작, 소아안와골절, 안내염중증환자만 진료가 가능하다고 메시지를 보냈다.

B병원의 응급의학과는 약물중독환자가 수용이 불가하다고 메시지를 띄웠으며, C병원의 성형외과에서는 안면열상 또는 단순안면골절의 응급진료가 불가하다는 메시지를 띄워놓았다.

최 대변인은 "책임져야 할 사람이 반성 없이 현재의 의료농단 사태의 초점을 흩트리고 국민을 더 이상 호도하게 해서는 안 된다"며 "졸속 정책 추진을 일삼는 반쪽짜리 정책기구인 의료개혁특별위원회를 즉각 중단하고, 9.4 의정합의에 따라 의정 간 실효성 있는 대화를 시작으로 이 사태의 해결 물꼬를 터줄 것을 재차 요구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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