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의협 前회장 "'위장 출혈' 환자 사망…대통령이 가해자"

"위장 출혈, 내시경으로 손쉽게 처치 가능"
"소화기 의사 없어 병원 전전하다 사망"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5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제79주년 광복절 경축식에서 경축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5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제79주년 광복절 경축식에서 경축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노환규 전 대한의사협회 회장. 연합뉴스
노환규 전 대한의사협회 회장. 연합뉴스

전공의 사직에 따른 의료공백 사태가 반 년째 계속되는 가운데, 노환규 대한의사협회 전 회장이 위장 출혈 증상으로 사망한 환자를 언급하며 "윤석열 대통령이 가해자"라고 지적했다.

노 전 회장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최근 사망한 한 환자의 사례를 소개하며 "위장 출혈 증상을 보인 장년의 A씨는 직접 자가운전을 해서 병원을 찾았다"고 전했다.

이어 "그런데 A씨가 찾은 1천 병상의 대규모 병원에는 내시경을 해서 지혈을 할 수 있는 소화기내과 의사가 없었다"며 "그는 다른 대학병원을 방문할 것을 권고(선택권이 없었으니 사실상 강요) 받았고 다른 병원들을 전전하다 치료가 늦어져 결국 사망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위장 출혈은 대부분 내시경을 통해 손쉽게 응급처치가 가능하다. A씨의 사망은 윤석열발 의료 공백 사태가 원인이었다고 할 수 있다"며 "이런 피해자가 이분 뿐일까? 이 피해 사실을 알린 피해자의 가족은 '의료 공백의 피해가 직접 내게도 닥치게 되리라고는 전혀 상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노 전 회장은 "'대통령 내외가 권익위원회 모 국장을 죽인 살인자'라는 전현희 의원의 주장에 1%도 동의하지 않는다"면서도 "그러나 위 A씨의 죽음에는 '윤 대통령이 가해자'라는 표현이 합당하다"고 비판했다.

한편,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최근 응급실 22곳에서 거절 당했다고 직접 밝히면서 "의료 붕괴 시 정권 자체도 유지하기가 힘들 것"이라고 경고했다.

김 전 위원장은 지난 22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민생문제의 제일 중요한 과제는 의료대란"이라며 "사실 새벽에 잘못하다가 넘어져서 이마가 깨졌다. 119(구급대)가 와서 응급실에 가려고 22군데를 전화했는데도 안 받아줬다"고 전했다.

이어 "겨우겨우 옛날에 자주 다니던 병원에 가서 신분을 밝히고 응급실에 갔는데 의사가 아무도 없었다"며 "(이런 경험은) 겪어보지 않으면 모르는 것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1977년 소위 건강보험제도 도입 후 50여 년 간 사회 의료 체제가 안정적, 효율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우리나라 의료 제도를 다 부러워하는 상황"이라며 "의과대학 정원 증원 문제를 둘러싼 의료대란이 발생하면서 우리나라 의료 체제에 적지 않은 손상이 올 수 있는 우려가 생겼다. 의료 붕괴 시 정권 자체도 유지하기가 힘들다고 본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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