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뒤집힌 에어매트' 논란…소방 "뒤집히는 경우 흔치 않아"

에어매트 가장자리로 추락하면서 뒤집혀

22일 오후 7시 39분께 경기도 부천시 중동 호텔에서 불이 났다. 이 불로 일부 투숙객이 호텔 외부에 설치된 에어매트로 뛰어내리다가 다친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
22일 오후 7시 39분께 경기도 부천시 중동 호텔에서 불이 났다. 이 불로 일부 투숙객이 호텔 외부에 설치된 에어매트로 뛰어내리다가 다친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
23일 오전 전날 화재가 발생한 경기도 부천시의 한 호텔에서 한 소방 관계자가 합동 감식을 위해 화재 현장으로 들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23일 오전 전날 화재가 발생한 경기도 부천시의 한 호텔에서 한 소방 관계자가 합동 감식을 위해 화재 현장으로 들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전날 경기 부천 호텔 화재 사고 당시 사망자 7명 중 2명이 에어매트로 뛰어내렸지만 숨지자 에어매트의 기능을 두고 논란이 커지고 있다.

23일 소방 당국 등에 따르면 지난 22일 오후 7시 34분쯤 경기도 부천시 원미구 중동의 한 호텔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호텔 내부 810호(7층) 객실에서 연기가 난다는 119 신고가 처음 접수된 시간은 5분 뒤인 오후 7시 39분이었다.

부천소방서 선착대는 신고 접수 4분 만인 오후 7시 43분 현장에 도착했다. 도착 5분 뒤인 오후 7시 48분 호텔 외부에 에어매트를 설치했다.

당시 설치된 에어매트는 10층 높이에서 뛰어내려도 살 수 있게 제작됐다. 가로 7.5m·세로 4.5m·높이 3m 크기다.

화염과 함께 연기가 호텔 내부를 뒤덮는 등 내부 상황이 급박해지자 에어매트 설치 7분 뒤인 오후 7시 55분에 7층 객실에 있던 남녀 2명이 아래로 뛰어내렸다.

그러나 먼저 떨어진 여성이 에어매트의 가장자리 쪽으로 떨어졌고, 그 순간 반동으로 에어매트가 뒤집혔다.

이어 불과 2∼3초 뒤에 남성이 곧바로 뛰어내리는 바람에 이 남성도 바닥으로 추락했다.

이들은 심정지 상태로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모두 사망했다.

현장에서 찍힌 사진에 '119부천소방서'라는 글씨가 뒤집힌 에어매트의 모습이 확산하자, 소방에서 에어매트를 거꾸로 설치한 것 아니냐는 주장이 제기되기도 했다.

그러나 이런 주장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부천소방서 관계자는 "에어매트는 정상적으로 설치됐으나 여성이 추락한 후 뒤집어졌다"고 말했다.

다만 고층에서 에어매트로 뛰어내리더라도 뒤집히는 경우는 흔하지 않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부천소방서 관계자는 "어제 설치한 에어매트는 10층 용으로 8층에서 뛰어내려도 문제가 없다"며 "여성이 모서리 쪽으로 떨어져 에어매트가 뒤집혔는데 사실 흔하게 일어나는 상황은 아니다"고 밝혔다.

아울러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이날 화재 현장에서 "(에어매트를) 잡아주는 사람은 없었느냐"고 묻자 조선호 경기도소방재난본부장은 "당시 인원이 부족해서 에어매트를 잡아주지는 못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답했다.

한편, 전문가들은 에어매트가 최후의 구조 수단이기 때문에 고층부 화재 시 위험이 따른다고 강조했다.

이영주 경일대 소방방재학부 교수는 23일 연합뉴스에 "에어매트와 완강기 등 피난기구는 완벽한 안전을 보장해 주면서 피난을 돕는 것은 아니다"며 "애초 이런 기구들의 설치 목적은 정상적인 피난이 불가능할 때 쓰는 것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구조대는 사용 방법을 숙지해야 하고, 대피자들은 소방 지시를 따라야 하는데 긴박한 상황에서 합리적인 판단을 하기 어렵다"며 "대피 시간이 넉넉했다면 다른 방법을 찾을 수 있었겠지만 긴박한 상황 속에서 그러지 못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