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장애인에게 문턱 높은 장례식장…시민 단체 "접근성 대책 마련해야"

빈소 경사로 설치 장례식장 13.5%…7곳에 그쳐
시민단체, 접근성 촉구위한 면담 요청 계획

빈소 입구에 문턱이 있어 휠체어 이용 장애인들이 접근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대구사람장애인자립생활센터 제공
빈소 입구에 문턱이 있어 휠체어 이용 장애인들이 접근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대구사람장애인자립생활센터 제공

대구 지역 장례식장 대부분은 빈소 입구 휠체어 경사로, 엘리베이터, 장애인 화장실 등이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아 장애인 접근성이 열악한 것으로 드러났다.

대구사람장애인자립생활센터(이하 센터)는 23일 대구 지역 장례식장 52곳을 대상으로 전수 조사한 결과를 밝혔다. 센터는 올해 2월부터 4월까지 대구 시내 장례식장 ▷휠체어의 건물 출입구 접근 가능 여부 ▷엘리베이터 설치 유무 ▷빈소(객실)의 경사로 설치 유무 ▷장애인 화장실 유무 ▷일반화장실 접근 편의성 등을 조사했다.

그 결과 휠체어를 타고 장례식장 건물에 들어갈 수 없는 곳이 8곳으로 15.4%였다. 빈소 입구에 경사로가 갖춰지지 않은 경우는 45곳으로 86.5%에 달했다. 또 엘리베이터가 설치되지 않은 곳도 10곳으로 19.2%를 차지했다.

센터 측은 이는 건물에는 대체로 접근할 수 있지만, 휠체어 이용자가 빈소에 접근하는 일은 어렵다는 의미라고 짚었다. 센터 관계자는 "이동식 경사로를 구비해 놓고 요청에 따라 사용할 수 있는 곳도 적었으며, 경험적으로 볼 때 이 사실을 알고 있는 상주도 많지 않고, 이동식 경사로가 대부분 1세트만 구비되어 있기에 중복사용은 어려운 실정"이라고 덧붙였다.

화장실 이용마저 어려운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에 따르면 장애인 화장실을 갖춘 장례식장은 26곳으로 절반에 불과했다. 일반 화장실 내 휠체어 이용자가 출입이 가능한 경우는 단 1곳(1.9%)에 그쳤고 28곳(53.8%)은 폭, 턱, 계단 등으로 인해 접근이 불가능한 것으로 파악됐다. 센터는 화장실로 인해 조문객인 장애인은 일정 시간 이상을 조문하기 어려울 수 있으며, 더 긴 시간을 보내야 하는 상주인 장애인은 화장실 이용에 상당한 애로점이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센터는 대구시와 9개 구·군에 장애인 접근성을 촉구하기 위한 면담을 요청하고, 빈소 입구 경사로 설치와 이동식 경사로 구비 등을 요구할 예정이다.

김시형 대구사람장애인자립생활센터 권익옹호 팀장은 "장애인편의법에 따라 장례식장도 편의시설을 갖춰야 할 공공이용시설에 속한다"며 "지자체는 장애인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방법과 예산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