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상 차기 일본 총리를 뽑는 집권 자민당 총재 선거에 지지율 선두권을 달리는 이시바 시게루(67) 전 자민당 간사장이 도전장을 냈다.
이시바 전 간사장은 24일 자신의 지역구인 돗토리현의 한 신사에 모인 지지자들 앞에서 "38년간 정치생활을 집대성하는 최후의 싸움"이라며 총재 선거에 입후보하겠다고 밝혔다고 교도통신이 보도했다.
그는 40대 고바야시 다카유키 전 경제안보담당상에 이어 당내 두 번째로 출사표를 던졌다.
이시바 전 간사장은 2008년부터 2020년까지 총 네 차례 총재 선거에 출마했지만 번번이 패배했다. 이번이 다섯번째 도전이다.
차기 자민당 총재 선호도 조사에 이시바 전 간사장은 줄곧 1∼2위를 차지할 정도로 지명도가 높고 국민에게 인기가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의 이달 자민당 차기 총재 선호도 여론조사에서 40대인 고이즈미 신지로 전 환경상에 이어 2위를, 교도통신의 이달 조사에서는 1위를 각각 차지했다.
그러나 당내 기반이 약한 것은 약점으로 꼽힌다.
자민당은 국회의원과 당원(당비 납부 일본 국적자)·당우(자민당 후원 정치단체 회원) 투표로 총재를 뽑는데, 동료 의원들 지지가 중요하다.
이시바 전 간사장은 비자금 스캔들로 자민당에 대한 국민의 신뢰가 바닥으로 떨어진 상황에서 국민의 인기를 업고 당내 지지를 넓히겠다는 계획이다.
그는 1986년 중의원(하원) 선거서 당시 최연소 기록(만 29세)을 세우며 당선돼 연속 12선을 기록 중이다.
방위청 장관, 방위상, 농림수산상, 지방창생담당상을 지냈고 자민당에서 정무조사회장, 간사장을 역임했다.
보수 우익 성향 자민당 의원 중에서는 한일 관계나 역사 인식에서 비둘기파로 평가받는다.
2019년 8월 한국 정부가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을 연장하지 않겠다고 발표했을 때 일본의 전쟁 책임을 거론했다.
그는 당시 블로그에 "우리나라가 패전 후, 전쟁 책임과 정면으로 마주하지 않은 것이 많은 문제의 근저에 있으며 그것이 오늘날 여러 가지 모양으로 표면화하고 있는 것으로 생각된다"며 "뉘른베르크 재판과 별개로 전쟁 책임을 스스로의 손으로 분명하게 한 독일과의 차이는 인식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썼다.
여론조사에서 차기 총리 지지율 1위를 다퉈온 이시바 전 간사장이 출사표를 던지면서 내달 27일 총재 선거 입후보가 본격화할 전망이다.
고노 디지털상은 26일, 고이즈미 전 환경상은 30일 각각 기자 회견을 열고 입후보를 공식 발표할 예정이다.
이번 선거에서는 출마 가능성이 거론되는 의원만 11명에 달한다. 선거 입후보에 추천인이 필요한 1972년 이후 후보자 수는 2008년과 2012년이 각 5명으로 가장 많았고 이번에는 이를 넘을 가능성도 거론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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