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에서 내 집 마련을 준비하는 실수요자들의 혼란이 높아지고 있다. 지역별로 상승과 하락의 온도 차가 극명하고 가격지수와 심리지수의 불일치도 선택을 망설이게 한다. 지역 부동산 전문가들은 지역 주택 시장이 여전히 미분양의 늪에 허덕이며 녹록지 않은 상황이라는 데에는 인식을 함께했다. 동시에 실수요자들에게는 내 집 마련의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국토교통부와 대구시에 따르면 6월 말 기준 지역 미분양 주택 수는 9천738가구로 전월(9천533가구)보다 205가구 증가했다. 지난해 2월부터 15개월 연속 감소하던 미분양 주택 수가 다시 증가하자 시장의 우려를 키웠다. '악성 미분양'으로 불리는 준공 후 미분양도 1천635가구로 전월(1천506가구)보다 129가구 늘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주택 매매가격지수는 전월보다 0.15% 상승했다. 서울은 전월보다 0.76% 올랐다. 이는 2019년 12월(0.86%) 이후 가장 많이 오른 수치다. 반면 대구는 직전 달보다 0.40% 하락하며 세종(-0.46%) 다음으로 가장 큰 하락 폭을 기록했다. 지역별로는 달서구(-0.50%), 달성군(-0.45%) 하락이 두드러졌다. 한국부동산원은 "신규 입주 물량의 영향으로 전반적으로 하락세가 지속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송원배 대구경북부동산분석학회 이사는 "일부 인기 있는 단지들의 가격이 회복되면서 시장이 회복됐다고 느낄 수 있지만 대다수 아파트가 처한 현실은 그렇지 않다. 여전히 많은 미분양 단지들이 할인 분양 경쟁을 벌이면서 기존 구축 아파트는 거래가 잘 이뤄지지 않는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도 "가격이 하락하고 거래량이 증가하면서 실수요자들이 시장에 참여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한다"며 "금리 인하나 대출 규제 완화 등 지역 실정에 맞는 정부의 미분양 대책도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대구 부동산 시장이 바닥을 다지고 있다고 진단한 이진우 부동산자산관리연구소장은 상승 국면에 접어들기 위해서는 수도권 주택 시장 과열에 따른 정부의 규제와 지역에 쌓인 미분양 물량이라는 두 가지 변수가 있다고 분석했다.
이 소장은 "두 가지 변수가 지역 주택 시장에 마이너스 요인으로 작용하며 곧바로 상승으로 이어지지 못하는 상황이다. 외부의 긍정적인 호재가 뒤따르면 가격은 금방 오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실수요자는 대출이 부담되지 않는 선에서 저가 급매물 위주로 시장에 참여하는 것도 방법"이라며 "특히 미분양 단지 중 위치 좋은 매물들은 2~3년 후 괜찮은 수익률을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마정호 한국부동산원 대구경북지역본부장은 "자금적 여유가 있고 수성구 핵심지 신축 매물을 바라보는 실수요자들은 가급적 서두르는 것이 유리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수성구 안에서도 선호도가 높은 5년 이내 일부 신축의 상승폭이 크다는 설명이다.

반면 신축이나 핵심지가 아닌 곳에 있는 구축 아파트를 눈여겨보는 실수요자들은 굳이 급하게 나설 필요는 없다고 조언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달 첫째 주부터 이달 둘째 주까지 수성구 아파트의 연령별 매매가격 변동률은 5년 이하 아파트는 0.05% 상승한 반면 나머지 연령은 일제히 하락했다. 연령별로는 ▷5년 초과~10년 이하 -0.22% ▷10년 초과~15년 이하 -0.83% ▷20년 초과 -1.06% 등이다.
마 본부장은 "대구 지역은 미분양 물량이 9천 가구 남짓 쌓여 있고 전체적인 분위기는 아직도 여전히 하락 기조 속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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