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민간 검찰수사심의위도 못 믿겠다는 민주당의 ‘김건희 특검’ 타령

김건희 여사 '명품 백 수수 의혹 사건'에 대해 서울중앙지검이 '무혐의 결론'을 내리자 이원석 검찰총장은 사건을 검찰수사심의위원회(수심위)에 회부했다. '수심위'는 150~300명으로 구성된 외부 민간인 전문가들 중에서 무작위(無作爲)로 위원 15명을 추출해 구성하며, 이들이 사회적 이목이 쏠린 사건을 다시 들여다보고 기소 여부(與否)를 심의·의결한다. 만약 '수심위'가 기소 의견을 내면 검찰은 그 의견을 존중해 다시 최종 처분을 내린다.

김건희 여사의 '명품 백 수수 의혹 사건'은 간단한 문제였다. 사건이 '함정 몰카'였다는 점을 차치(且置)하더라도 김 여사는 청탁금지법 적용 대상이 아니다. 그럼에도 검찰이 수사와 결론을 질질 끄는 바람에(고발 후 8개월) 온갖 논란을 키우고, 야당의 특검법 빌미가 되었다.

이원석 검찰총장은 수사 팀의 '김 여사 무혐의 불기소 결론'에 대해 '증거 판단과 법리 해석이 충실히 이뤄졌다고 평가했다'고 한다. 그러면서도 수사 팀이 무혐의(無嫌疑) 결론을 내린 '청탁금지법 위반 의혹'뿐만 아니라 '알선수재' '변호사법 위반'까지 '수심위'가 심의하도록 했다. 모든 혐의 가능성까지 총체적으로 외부 인사로 구성된 '수심위'의 판단을 받아 수사 공정성을 높이겠다는 것이다.

'수심위'는 최근 검찰 수사와 다른 결론을 낸 바 있다. 이태원 참사와 관련, 김광호 전 서울경찰청장에 대해 검찰은 '무혐의'라고 판단했지만, '수심위'가 '기소' 의견을 낸 것이 그 예다. 그럼에도 더불어민주당은 "특검 열차는 이미 출발했다. '수심위' 소집은 검찰의 면죄부 결론을 정당화하기 위한 요식 절차(要式節次)가 뻔하다"고 주장한다. 검찰 수사가 지지부진할 때는 '왜 수사 안 하느냐'고 하더니, '무혐의 결론'을 내리자 "특검 필요성을 검찰 스스로 입증한 것"이라고 했다. 이제 사건을 '수심위'에 회부하자 '면죄부용 요식 절차'라고 한다. 자신들이 원하는 '결론'이 아니면 어떤 결론도 인정하지 않겠다는 말이다. 민주당이 '유죄'를 선언하면 '유죄'라는 소리다. 누가 그런 권한을 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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