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으로 점철된 인생이었다. 김정윤(44·가명) 씨는 사회에 첫발을 내딛은 20살부터 평생 만져본 적도 없는 액수의 빚을 갚으며 살았다. 경제력을 잃고 가족 명의로 카드깡을 일삼던 아버지 때문이었다. 가난과 빚이 지긋지긋해진 정윤 씨는 따로 가정을 꾸려야겠다는 생각으로 결혼했지만, 짧게 끝난 결혼생활은 불행했고 전보다 더한 가난을 낳았다. 주변 도움 없이 홀로 벌어서 두 아이를 먹여 살려야 하는 삶. 해를 더해 갈수록 폭력적으로 변해가는 둘째를 말리느라 온몸이 멍투성이인 정윤 씨의 몸과 마음에는 병이 찾아왔다.
◆벗어날 수 없는 가난과 빚의 그림자
정윤 씨는 학창 시절 친구들과의 즐거운 기억이 없다. 초등학교 때 아버지의 공장이 부도가 났고, 경제력을 잃고 도망 다니는 아버지 대신 어머니가 가내수공업으로 돈을 벌었다. 정윤 씨는 학교가 끝나면 친구들과 시간을 보내는 대신 집으로 돌아와 어머니 일을 도왔다. 납땜과 프레스 기기 사이에서 각종 부자재를 포장하다 보면 교복에 온통 고무 냄새가 뱄다. 그런 와중에도 정윤 씨 아버지는 사기를 당하거나 카드론 대출을 받아 가족 명의의 빚을 불렸다. 학원은 꿈도 못 꿨다. 집과 학교만 반복해서 오간 정윤 씨의 옛 기억은 온통 매캐한 고무 냄새로 가득 차 있었다.
정윤 씨가 수능시험을 친 다음 날, 초등학생 남동생이 교통사고를 크게 당했다. 막내가 사고로 혼수상태에 빠지자 집안이 발칵 뒤집혔다. 또래들이 대학 원서 어디 넣을지 고민일 때, 정윤 씨는 동생 간병에 온 시간을 쏟았다.
정윤 씨의 극진한 간호 덕분인지, 동생은 6개월 뒤 깨어났지만 뇌병변 장애를 얻었다. 정윤 씨는 경제활동 능력이 있다는 이유로 대학생활 내내 언니와 함께 다섯 가족을 먹여 살려야 했다.
정윤 씨는 자신의 삶이라곤 없는 지긋지긋한 가난과 빚으로부터 도피하고 싶었다. 당시 정윤 씨가 만나던 남자는 정윤 씨에게 '넌 나밖에 없다'거나 헤어지면 해코지를 할 거라는 가스라이팅과 협박을 일삼았다. 가족들 목숨까지 위협하는 남자의 위협에 못 이겨 결혼한 정윤 씨는 집에서 도망쳐 나온 것을 유일한 위안으로 삼았다.
남자는 자주 술을 마셨고, 취한 채로 집에 들어오면 정윤 씨를 때리고 폭언을 퍼부었다. 남자가 회사에서 정리해고를 당한 뒤로는 아이 둘을 키우고 생활비를 벌어오는 건 모두 정윤 씨의 몫이 됐다. 부족한 돈은 남자가 정윤 씨 명의로 대출을 받아 생활했다. 벗어난 줄 알았던 가난과 빚은 결혼 이후에도 정윤 씨를 따라다녔다.
술에 취한 남자가 아이들이 입원한 병원에서 정윤 씨를 때리고 난동을 부린 이후, 정윤 씨는 이혼을 통해 남자와의 생활에서 벗어났다. 그 후 정윤 씨가 돌아갈 곳은 친정 뿐이었다.
◆딸은 자폐 스펙트럼 장애, 아들은 대학 입시 앞둬…정신적·경제적 부담 가중
정윤 씨는 아이 둘과 함께 친정에서 10년을 살았다. 정윤 씨가 일하는 사이 정윤 씨 어머니가 아이들을 돌봐줬다. 아버지가 떠넘긴 빚, 결혼생활을 하며 생활비가 모자라 대출받은 빚이 부담이었으나 직장을 다니고 있었으니 어떻게든 갚아나갈 수 있으리라 생각했다.
하지만 둘째가 자꾸 문제행동을 해 속을 썩였다. 초등학교 5학년이 되던 해 공격성을 드러내기 시작한 딸은 병원에서 자폐 스펙트럼 장애와 파괴적 기분조절부전장애를 진단받았다. 학교 가기를 거부하고 사람을 때리는 손녀를 정윤 씨 어머니가 감당해낼 수 없었다.
사회적 교류를 어려워하는 장애 특성상 가족 구성원이 줄어들면 증상이 덜 할까 싶어, 정윤 씨는 빚을 내서 집을 얻어 나왔다. 하지만 딸의 등교 거부와 폭력은 점점 심해지기만 했다. 중학교에 들어간 딸은 타인의 시선이 무섭다는 이유로 단 하루도 등교하지 못해 집에만 틀어박히게 됐다.
폭력성과 대인 기피 등 증상 완화를 위해 꾸준히 약물치료를 해야 하는 정윤 씨 딸은 자꾸 약물 복용을 거부했다. 정윤 씨보다 키도 덩치도 더 큰 딸은 걸핏하면 자신이나 타인을 해했다.
지난주에도 정윤 씨 잔소리에 화가 난 딸은 정윤 씨를 방에 밀어 넣고 때렸다. 맞아 죽을 것 같은 공포감에 경찰을 부른 정윤 씨는 딸을 병원에 응급입원시켰다. 지난 3년 동안 정윤 씨가 경찰을 부른 횟수만 8번, 딸의 응급입원은 4번이었다. 아이를 입원시키고도 돈이 없어 치료를 길게 못 해준 탓인지, 입·퇴원을 반복하는 딸이 폭력을 행사하는 빈도와 강도는 점점 더 심해지고 있다.
몸과 마음에 병이 찾아온 정윤 씨는 딸을 돌보느라 단축근무를 하던 직장에 끝내 휴직계를 냈다. 하지만 생활이 어려워 조금씩 대출받은 빚이 수억원대로 불어나 매달 변제금을 갚고 있고, 첫째가 예체능 계열의 대학 입시를 앞두고 있다는 점이 큰 부담으로 다가온다.
휴직수당은 당뇨와 정신과 질환을 앓는 가족들 병원비와 첫째 학원비, 생활비와 변제금을 모두 충당하기엔 턱없이 부족하다. 하지만 더는 손을 내밀 주변 사람도 없다. 친정 식구들은 결혼도 못한 언니 혼자서 먹여 살리고 있고, 이혼한 남편은 경제력이 없는 기초생활 수급자인 상황. 아이들 학교도 보내고 치료도 이어나가야 하는데, 회생신청으로 추가 대출도 받을 수 없고 모아둔 돈도 없는 정윤 씨는 매달 잔고금이 2만원도 남지 않는 통장을 보며 한숨을 푹푹 내쉰다.
※ 이웃사랑 성금 보내실 곳
아이엠뱅크(구 대구은행) 069-05-024143-008 / 우체국 700039-02-532604
예금주 : (주)매일신문사(이웃사랑)
▶DGB대구은행 IM샵 바로가기
(https://www.dgb.co.kr/cms/app/imshop_guide.html)
[지난주 성금내역]
◆어려운 환경 속 희망 놓지 않는 박유나 씨 모자에 2,646만원 전달
몸과 마음에 찾아온 아픔에도 아들을 외롭지 않게 잘 키우고 싶은 박유나 씨(매일신문 8월 13일 10면 보도)에게 2천646만6천401원을 전달했습니다.
이 성금엔 ▷㈜삼이시스템 10만원 ▷오정환 10만원 ▷전우식 5만원 ▷진국성 5만원 ▷강종수 3만원 ▷박명호 3만원 ▷이병규 2만5천원 ▷백재근 2만원 ▷신종욱 2만원 ▷문민성 5천원 ▷이장윤 2천원 ▷'재원수진' 5만원이 더해졌습니다. 성금을 보내주신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곰팡이 핀 집에 누워 생활하는 고필선 씨에 2,402만원 성금
평생 가족을 뒷바라지 해오다 노년에 찾아온 치매와 낙상사고로 고통받는 고필선 씨(매일신문 8월 20일 10면 보도)에게 45개 단체, 124명의 독자가 2천402만4천663원을 보내주셨습니다. 성금을 보내주신 분은 다음과 같습니다.
▷에스엘㈜ 200만원 ▷㈜피에이치씨큰나무복지재단 200만원 ▷건화문화장학재단 150만원 ▷㈜아이엠뱅크 100만원 ▷㈜태원전기 100만원 ▷㈜일지테크 100만원 ▷세무법인송정김천2 50만원 ▷신라공업 50만원 ▷한라하우젠트 50만원 ▷㈜태린(박기태) 40만원 ▷최상규이비인후과 40만원 ▷㈜신행건설(정영화) 30만원 ▷한미병원(신홍관) 30만원 ▷㈜동아티오엘 25만원 ▷㈜백년가게국제의료기 25만원 ▷대백선교문화재단 20만원 ▷대창공업사 20만원 ▷금강엘이디제작소(신철범) 20만원 ▷㈜구마이엔씨(임창길) 10만원 ▷㈜우주배관종합상사(김태룡) 10만원 ▷경주천마운전전문학원 10만원 ▷기독교대한성결교회봉산교회 10만원 ▷김영준치과의원 10만원 ▷동양자동차운전전문학원 10만원 ▷두드림정신건강의학과 10만원 ▷신성산업(김용환) 10만원 ▷제일키네마섬유(이필남) 10만원 ▷창성정공(허만우) 10만원 ▷㈜명EFC(권기섭) 5만원 ▷건천제일약국 5만원 ▷국제정밀(김용근) 5만원 ▷베드로안경원 5만원 ▷선진건설㈜(류시장) 5만원 ▷세무사박장덕사무소 5만원 ▷이전호세무사 5만원 ▷전피부과의원(전의식) 5만원 ▷칠곡한빛치과의원(김형섭) 5만원 ▷국선도풍각수련 3만원 ▷동신통신㈜(김기원) 3만원 ▷매일신문구미형곡지국(방일철) 3만원 ▷책나무도남독서학원(조혜리) 3만원 ▷청산(우창하) 3만원 ▷서성상회(박형근) 2만원 ▷사단법인대한민국힐링문화진흥원 1만원 ▷하나회(김미라) 1만원
▷도경희 200만원 ▷김상태 김진숙 각 100만원 ▷조득환 유주영 이신덕 각 30만원 ▷김옥선 박철기 이재일 지봉순 각 20만원 ▷곽용 구자규 김삼곤 배소식 이성익 장정순 정원수 최창규 허금주 허정원 황우원 각 10만원 ▷김순향 김종균 박원경 서은주 서정오 신광련 신혜원 안대용 엄희숙 이상준 이정자 이종하 이태연 임채숙 전우식 최종호 최한태 하경석 하혜련 각 5만원 ▷강병모 김점숙 김태욱 박승호 박종천 유명희 신시용 이서연 이재열 조진우 최춘희 각 3만원 ▷권오영 권유진 김은경 유정자 박기영 박정숙 서숙영 안봉철 이재민 이해수 정경희 정세헌 천정창 허정 각 2만원 ▷최은서 최정원 각 1만 5천원 ▷강병구 김경숙 김경진 김균섭 김다영 김덕우 김삼수 김성진 김우진 김은영 김주현 김태천 박인배 박태용 박홍선 배상영 변희광 우철규 유귀녀 유찬희 이경희 이영수 이원형 이유록 조영식 최경철 최인태 각 1만원 ▷박인백 신완섭 윤인주 전선수 정현주 조용인 각 5천원 ▷이현주 최연준 각 1천원
▷'왕이신나의하나님' 25만원 ▷'성 암' 20만원 ▷'범물동김선우' '사랑나눔624' '예수사랑' '주님사랑' 각 10만원 ▷'?준교' '김민규안다겸' 각 5만원 ▷'이웃사랑' '중앙중1년김수현' 3만원 ▷'석희석주' 2만원 ▷'무진. 청안입니' 1만5천원 ▷'배당금으로기부' 1만원 ▷'돕자' 9천300원 ▷'조금이라도돕기' 7천원 ▷'수민' '은빈' 각 5천원 ▷'돕기' 4천원 ▷'김명숙도움' 3천원 ▷'돕기' 2천원 ▷'돕자' 2천원 ▷'통장잔액으로돕기' 363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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