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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도, "데드라인 설정하지 말고, 통합 논의하자" 긴급 기자회견

道, "시·군·구 권한과 청사 위치 문제는 연장선" "대구시 제안 수용 불가" 밝혀
"데드라인 설정 없이, 정부와 권한이양 등 논의 과정 중 청사 위치 정하자" 제안

경북도청 전경. 매일신문DB.
경북도청 전경. 매일신문DB.

경상북도가 특별·광역시의 직접 행정 등을 골자로 하는 대구시의 대구경북(TK)행정통합안에 대해 수용 불가 입장을 재차 밝혔다. 중앙정부로부터 이양 받은 권한을 기초지자체로 넘기는 것이야 말로 진정한 의미의 '지방시대' 실현이 가능하다는 판단에서다.

경북도는 26일 오후 도청 브리핑룸에서 김호진 기획조정실장 주재 '행정통합 기자 간담회'를 진행했다. 이 자리에서 김 실장은 홍준표 대구시장과 이철우 경북도지사가 통합 추진을 공식화 한 지난 5월 이후 진행된 TF구성, 실무협의 등 경과와 행정통합 쟁점 사안들을 설명했다.

김 실장은 "행정통합은 3가지 원칙대로 추진돼야 한다"며 "(법안 등에) 99%를 합의하더라도, 3가지 원칙이 어긋나거나 훼손되면 통합의 기본적 명분이나 당위성을 잃는 것이라 판단한다. 이는 대구시와 협의를 하는 과정에서도 흔들림 없이 지켜온 원칙"이라고 설명했다.

경북도가 정한 통합 3대 원칙은 ▷중앙으로부터 최대한 권한 이양(완전한 자치권)▷넘겨 받은 권한을 시·군·구로 전달 ▷실질적 권한과 재정의 보장 등이다.

김호진 경북도 기획조정실장이 26일 도청 브리핑룸에서 행정통합 관련 긴급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경북도 제공.
김호진 경북도 기획조정실장이 26일 도청 브리핑룸에서 행정통합 관련 긴급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경북도 제공.

이에 대해, 김 실장은 "자치권 강화, 재정 자율성 등은 대구시와 상당 부분 합의된 상황"이라며 "청사 위치에 대해서 이야기를 많이 하는데, 단순히 청사의 추가 설치가 아니라 시‧군‧구의 권한과도 연관이 있다. 이는 본질적 문제"라고 했다.

직접 행정을 해온 대구시 시‧군‧구를 직접 관할해야 한다는 입장인 반면에 도는 선례가 없는 특별한 형태인 만큼 권한과 재정이 보장된 제3의 모델을 제도화해야 한다는 입장으로 맞서고 있다. 김 실장은 "경북의 입장에선, 시‧군의 권한을 축소하고 광역시의 자치구 형태로 (경북 시‧군이) 지향하는 대구시 모델을 수용하기 어렵다"며 "경북도는 중앙으로부터 넘겨받는은 권한을 시‧군에 재이양할 수 있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실제로. 대구시의 법률안에는 중앙권한을 TK특별시로만 이양한다고 명시한 반면, 경북도의 법안은 외교‧국방‧사법 등을 제외한 권한을 시‧군‧구로 이양하도록 하고 있다.

김 실장은 "대구시는 광역시 행정체제로 면적이 넓은 경북의 시‧군까지 관할하려 하니, 지청 개념으로 동부청사를 강하게 주장하고 있다"며 "시‧군의 권한 축소나, 직접 행정체제 연장선에서 이를 고려하고 있기 때문에 수용이 어렵다. 또 청사의 관할범위 문제에 대해선 경북도나 시‧군과의 아무런 협의가 없었을 뿐 아니라 '일방적 안'이기 때문에 절차적으로 수용이 어렵다"고 했다.

김호진 경북도 기획조정실장이 26일 도청 브리핑룸에서 행정통합 관련 긴급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경북도 제공.
김호진 경북도 기획조정실장이 26일 도청 브리핑룸에서 행정통합 관련 긴급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경북도 제공.

대구시의 특별법안은 통합이후 대구청사의 관할구역은 경북 남부권 시‧군 등을 포함해 총 20개 지자체 인구 366만명으로 통합 TK 주민의 약 75%를 관할한다. 반면, 북부청사는 7개 시‧군에 46만명(9.5%), 동부청사는 4개 시‧군 78만명(16%)에 불과하다.

김 실장은 "선거권, 주민생활권을 고려하지 않고 관할 범위를 설정한 것"이라며 "협의를 계속 진행 했으나, 시‧군 권한 축소와 광역시 직접행정체제 편입의 연장선이라면 이를 받아들일 수 없다"고 재차 강조했다.

경북도는 시‧군‧구의 권한과 그 연장선상에 있는 청사 위치 문제 등이 당장 합의에 어려울 경우도 고려해, 대구시에 지역 간 접점을 찾을 수 있도록 시일을 두는 방안도 제안했다. 이미 어느 정도 뜻이 모인 재정, 자치권 문제 등을 우선적으로 요구하면서 시‧도민 대표, 전문가 등으로 된 구성체에서 이를 논의하자는 것. 이는 소멸 위기 극복과 지방시대 실현 등을 위해선 현재가 통합의 최고 적기라는 판단 때문으로 풀이된다.

김 실장은 "지역 간 합의 이후에는 중앙의 권한 이양을 위해 국회나 중앙정부를 설득해야 한다"며 "기한에 얽매이지 않고 계속 협의해 시‧도민이 기대하는 통합 방안의 접점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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