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학생의 '점수' 아닌 '성장'에 주목하는 대구국제고

다른과목에서 배운 정보 융합한 실천형 수업
채점에서도 양방향 소통…정답 써내도 풀이 틀리면 0점
교사 "답 확인하는데 오래 걸리지만, 학생 성장 보며 보람"

27일 대구 북구에 있는 대구국제고에서 한 학생이 태블릿PC를 활용해 수업을 듣고 있다. 이정훈 기자
27일 대구 북구에 있는 대구국제고에서 한 학생이 태블릿PC를 활용해 수업을 듣고 있다. 이정훈 기자

지난 2021년 개교한 대구국제고는 입시 위주 일방향성 교육이 아닌, 탐구를 통한 학생 개개인의 성장을 지향하는 학교다.

지난 주 이 학교에서 진행되는 영어수업에서는 영어 소설을 주제로 수업이 한창이었다. 이날 수업을 진행한 서정덕 교사는 학생들에게 질문의 중요성을 설명하며 "3가지 질문하기의 차이점이 무엇인가에 대해서 생각해보자"고 말했다. 그는 학생들에게 답을 바로 알려주기보다는, 수업의 방향을 이끌며 학생들이 능동적으로 생각하게끔 이끌었다.

수학수업을 듣는 대구국제고 학생들이 도표를 그리고 있다. 이정훈 기자
수학수업을 듣는 대구국제고 학생들이 도표를 그리고 있다. 이정훈 기자

과목을 넘나드는 통합교육도 눈길을 끌었다. 11시쯤 진행된 수학수업에서는 IB(국제 인증 교육프로그램) 수학수업에서는 통계와 도표를 다뤘다. 수학수업이었지만, 학생들은 어떤 도표 형태를 선택하는게 맞을지, 왜 그런 지 등 수학적 논의뿐만 아니라 한국 인구구조의 역사적 변천 등 사회교과에서 배운 지식도 활용해 수업에 접목했다. 학교는 "한 과목에서 배운 지식을 다른 과목에까지 확장하는 실천력 함양을 목표로 한다"고 설명했다.

대구국제고의 평가에서 가장 눈에 띄는 점은 높은 서·논술형 평가의 비중이다. 대구국제고측은 학교가 추구하는 개념중심 융합교육과 탐구활동을 실천하기 위해선 5지선다형 평가가 아닌 서·논술형 평가가 주가 돼야한다고 설명했다. 채점 결과에 대해서도 교사의 일방적 통보가 아닌, 학생이 풀이과정에서 자신이 수업에서 배운 점이 있다는 것을 교사에게 납득시킨다면 부분점수가 제공되기도 하는 등 양방향 교류가 이뤄지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이 학교 시험에서 수업시간에 사용된 풀이를 적용하지 않은 채 답만 맞춘 학생은 0점을 받기도 했다. 반면, 답이 틀리더라도 풀이과정이 합리적이라면 높은 점수가 부여된다.

이 학교에서 수학을 가르치는 전수경 교사는 "답의 정오만 확인하는 단답식 평가보다 서·논술형 평가가 채점하는데 시간이 오래 걸리는 점은 맞다"면서도 "아이들에게 단순한 지식 전개가 아닌, 한 아이가 인격적으로 성장해나가는 모습 보며 보람 느낀다"고 말했다.

백채경 교장은 "단순히 시험에서 좋은 점수를 받기 위한 수업이 아닌, 실생활에 이를 어떻게 적용하고 실천할 수 있는지 고민한다"며 "탐구하고 실천하는 교육을 받은 학생들이야말로 우리 학교가 추구하는 세계인으로 성장할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대구국제고 도서관 전경. 이정훈 기자
대구국제고 도서관 전경. 이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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