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구본길·도경동 대구 오성고 찾아 후배 격려

27일 대구 오성고서 두 선수 환영 행사 개최
구본길, "포기 말고 열심히 하면 길 보일 것"
도경동, "잘 준비해 다가올 기회 잡길 바래"

27일 모교인 대구 오성고를 찾은 구본길과 도경동이 후배, 교사들과 함께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 채정민 기자
27일 모교인 대구 오성고를 찾은 구본길과 도경동이 후배, 교사들과 함께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 채정민 기자

27일 모교인 대구 오성고를 찾은 구본길과 도경동이 후배, 교사들과 함께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 채정민 기자
27일 모교인 대구 오성고를 찾은 구본길과 도경동이 후배, 교사들과 함께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 채정민 기자

"후배님들이 열렬히 반겨주니 정말 고맙습니다."

학교든, 군대든 남자들만 모인 곳에서 남자 손님이 환영받기는 힘들다. 성인들이야 주변의 시선과 상대의 마음을 고려해 반가운 척은 한다. 하지만 자기 감정에 더 솔직한 남자 중학교, 남자 고등학교 학생들에게 그런 반응을 바라긴 어렵다. 27일 대구 오성고 학생들이 보인 반응이 더욱 신선했던 이유다.

파리 올림픽 남자 펜싱 사브르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목에 건 구본길과 도경동이 27일 모교인 대구 오성고를 찾았다. 오성고 정문 앞에 걸린 환영 현수막. 채정민 기자
파리 올림픽 남자 펜싱 사브르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목에 건 구본길과 도경동이 27일 모교인 대구 오성고를 찾았다. 오성고 정문 앞에 걸린 환영 현수막. 채정민 기자

이날 오성고엔 남자 손님 2명이 찾아왔다. 최근 막을 내린 파리 올림픽에서 남자 펜싱 사브르 단체전에 출전, 이 종목 3연패 위업을 이뤄낸 구본길(35)과 도경동(25)이 주인공. 둘은 오성중·고교 펜싱부 10년 차 선·후배 사이다. 오성고 학생들은 시청각실에 모여 있다 두 선배가 등장하자 큰 함성으로 반겼다.

도경동은 "남중과 남고에서 남자를 보고 반겨주기 쉽지 않은데 정말 고맙다"며 웃었다. 구본길은 "2012년 같은 종목에서 금메달을 따고 이 자리에서 축하를 받았다"며 "책임감과 부담감이 컸는데 후배들, 선생님들의 응원 덕분에 다시 이 자리에 섰다. 감사드린다"고 했다.

학생 대표들이 두 선배에게 꽃다발을 건넸다. 가위바위보를 해 최종 승자가 된 학생 2명은 금메달을 목에 걸고 선배들과 사진을 찍는 기회도 얻었다. 이 모습을 뒤에서 지켜보던 교사들 사이에선 "(도)경동이가 참 착한 아이였다", "(구)본길이는 유달리 사교성이 좋았다"는 말이 오갔다.

구본길과 도경동의 인연은 길다. 오성중·고 동문일 뿐 아니라 대학(동의대)도 같다. 도경동은 구본길을 보며 꿈을 키웠다. 이젠 선배와 후배 사이를 넘어 든든한 동료다. 서로에게 좋은 자극이 된다. 도경동이 직설적인 얘기를 해도 구본길이 스스럼없이 받아줄 수 있는 것 역시 믿음이 쌓인 결과다.

27일 모교인 대구 오성고를 찾은 구본길과 도경동이 후배들과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 채정민 기자
27일 모교인 대구 오성고를 찾은 구본길과 도경동이 후배들과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 채정민 기자

도경동은 후배들에게 '준비'를 강조했다. 그는 "준비를 잘 하고 있으면 다가오는 기회를 잡을 수 있다. 공부도 마찬가지일 것"이라며 "잘 준비해 기회를 꼭 잡길 바란다. 후배님들은 나보다 더 멋있고 훌륭한 사람이 되길 빈다"고 전했다.

오성고의 교훈은 '순간적인 감정에 살지 말고 큰 흐름에 나를 찾아라'. 구본길은 마지막으로 이 얘기를 꺼냈다. 그는 "중·고교 때는 너무 어려서인지 우리 학교 교훈이 마음에 와 닿지 않았다"며 "이젠 좀 알 것 같다. 무슨 일이든 쉽게 포기하지 말고 열심히 하면 길이 보일 것이다. 후배님들은 잘 해낼 것"이라고 했다.

대구 수성구 만촌 3동 길가에 걸린 현수막. 파리 올림픽 펜싱 남자 사브르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따낸 구본길을 환영하는 내용이다. 채정민 기자
대구 수성구 만촌 3동 길가에 걸린 현수막. 파리 올림픽 펜싱 남자 사브르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따낸 구본길을 환영하는 내용이다. 채정민 기자

한편 이날 오후 구본길과 도경동은 대구시교육청을 찾아 강은희 대구시교육감이 마련한 환영 행사에도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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