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2025년도 정부 예산안 뜯어보니…'짠물'이어도 쓸 데는 쓴다

2025 예산 핵심사업. 기획재정부 제공

윤석열 정부가 재정건전성을 공고하기 위해 내년 나라살림 규모를 올해보다 20조8천억원 늘어나는 데 그친 677조4천억원으로 편성했다. 총지출증가율은 올해 2.8%에서 내년 3.2%로 소폭 증가했다. 소위 말하는 '짠물' 예산이지만, 든든한 국방과 필수·지역 의료 강화 등 '써야 할 곳'에는 지출을 아끼지 않았다.

2025 예산 핵심사업. 기획재정부 제공
2025 예산 핵심사업. 기획재정부 제공

◆국방비 60조 돌파…병장 월소득 205만원

정부의 내년 국방 예산안이 올해 대비 3.6% 늘어난 61조5천878억원으로 편성됐다. 국회에서 삭감 없이 심의를 통과하면 사상 최초로 국방 예산 60조원 시대를 열게 된다.

세부적으로 보면 군사력 운영을 위한 전력운영비는 4.2% 증가한 43조5천166억원, 군사력 건설을 위한 방위력개선비는 2.4% 증가한 18조712억원으로 편성됐다. 특히 병사 봉급 인상 등 인건비 증가가 전력운영비 및 전체 국방 예산 증가를 이끌었다. 병사 월급은 병장 기준 150만원으로, 자산형성 프로그램인 병 내일준비지원금이 55만원으로 올라 둘을 합하면 한 달 205만원이 된다. 전체 장병 급여와 연금기금 전출금 등을 포함한 인건비는 총 22조8천억원이 넘는다.

여기에 간부 주거시설 예산은 올해 5천260억원에서 내년도 7천863억원으로 49.5% 늘어난다. 여기서 초급간부를 위한 노후 숙소 개선 및 1인 1실 확보 예산이 6천48억원이다.

출퇴근 방식 훈련(동미참) 예비군을 위한 훈련비 4만원이 신설된다. 지금까지는 2박 3일간 입영하는 방식인 동원훈련 예비군에게만 8만2천원이 지급됐다.

방위력 개선비는 킬체인, 한국형 미사일 방어(KAMD), 대량응징보복(KMPR) 등 한국형 3축 체계 강화에 6조1천615억원을 배정, 중점 투자한다. 또한 미래 전장 환경 변화에 대비하는 인공지능(AI) 기반 유·무인 복합 전투체계 구축에는 3천69억원을 배정했다. 한국형 전투기 KF-21 '보라매' 최초 양산에는 1조1천495억원이 들어가며 레이저 대공무기도 712억원을 들여 양산을 본격화한다.

[그래픽] 연구개발(R&D) 예산 추이(종합) (서울=연합뉴스) 김민지 기자 = 정부는 27일 발표한 \
2025 예산 핵심사업. 기획재정부 제공

◆필수·지역의료에 2조원…지역의료 강화 6천억원

이와 함께 정부는 내년 예산안에 2조원을 필수·지역 의료를 강화하는데 배정했다. 앞으로 5년간 국가재정 10조원과 건강보험 재정 '10조원+α'을 투자해 필수·지역의료 정상화에 힘을 쏟겠다는 계획의 일환이다.

먼저 정부는 내년도 의대 입학정원의 대폭 증원에 맞춰 의대 교수와 교육 시설을 확충하고, 전공의 수련비용과 수당을 지원하는데 8천억원을 투입한다. 수련병원 전공의 이탈 사태로 부각된 전공의 처우 개선에도 4천억원을 수혈한다. 여기에 소아과 전공의가 대상이던 수련비용 및 수당 지원을 내과, 외과, 산부인과, 응급의학과, 흉부외과, 신경과, 신경외과까지 8개 필수과목으로 확대한다.

필수의료 강화에도 3천억원을 배정했다. 야간이나 휴일에 진료하는 '달빛어린이병원'을 45곳에서 93곳으로 늘리고, 소아전문응급의료센터를 12곳에서 14곳으로 확충할 계획이다. 응급헬기도 9대에서 10대로 늘리고 출동수당 30만원을 지급하며, 14대인 특수목적 음압구급차를 56대로 늘린다.

지역의료 강화에는 모두 6천억원을 배정했다. 권역책임·지역거점병원의 시설과 장비를 현대화하는데 3천억원을 투입한다. 17개 권역책임의료기관의 수술·중환자 진료 역량을 높이는데 1천억원, 41개인 지방의료원과 적십자병원의 시설·장비를 확충하고 운영비를 한시 지원하는데 2천억원을 배정했다.

또한 '지역필수의사제'를 도입하기로 하고, 관련 사업비를 내년 예산에 반영했다. 지역의사제는 계약을 통해 장학금·수련비용·거주비용을 지원받은 의사가 일정 기간 지역에서 근무하도록 하는 제도다. 지역거점병원과 의과학자에 대한 연구개발(R&D) 비용 지원 예산도 3천억원 배정했다.

[그래픽] 연구개발(R&D) 예산 추이(종합) (서울=연합뉴스) 김민지 기자 = 정부는 27일 발표한 \'2025년도 예산안\'에서 내년 연구개발(R&D) 예산을 올해보다 약 3조1천억원(11.8%↑) 늘린 29조7천억원 규모로 책정했다. minfo@yna.co.kr X(트위터) @yonhap_graphics 페이스북 tuney.kr/LeYN1 (끝)

◆R&D 예산 29조7천억원…3대 게임체인저 분야 3조5천억원

정부는 3대 게임체인저를 비롯한 국가전략 기술 투자 등의 내년 R&D 예산을 29조7천억원 규모로 책정했다. 대규모 삭감 사태를 겪은 올해보다 약 3조1천억원(11.8%), 삭감 전인 지난해와 비교하면 4천억원(1.3%↑) 늘어난 액수다.

정부는 AI·반도체, 첨단바이오, 양자 등 3대 게임체인저 분야에 2030년 글로벌 3대 강국(G3)을 목표로 올해 대비 7천억원 늘어난 3조5천억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3대 게임체인저를 포함한 전략기술 분야에는 올해보다 1조7천억원 늘어난 7조1천억원을 투입한다.

내년부터 이공계 대학원생에게 매달 석사 80만원, 박사 110만원 지급을 보장하기 위해 정부가 기획 중인 한국형 스타이펜드(이공계 대학원 연구생활장려금)에는 새로 600억원을 투입한다.

기초연구는 우수과제 후속연구, 정책 아젠다 연구, 신종·고난도 개척연구 프로그램을 신설해 수월성 위주로 확대하고자 올해보다 3천억원 늘어난 2조9천억원을 투입한다. 중점 육성 중인 글로벌 R&D는 내년에도 올해 대비 4천억원 늘어난 2조2천억원을 투입하고, 혁신 도전형 R&D에도 3천억원 늘어난 1조원을 투입한다.

여기에 지역·벤처기업의 성장을 돕도록 지역혁신벤처펀드 출자 규모를 2천억원으로 2배 늘려 역대 최대 규모로 조성하기로 했다. 글로벌기업 협업 프로그램은 20% 이상 늘리고 319억원을 들여 국내외 스타트업과 벤처캐피탈(VC)가 모이는 글로벌창업허브도 새로 구축할 계획이다.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