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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양군, '스마트 경로당 사업' 특정업체 몰아주기 의혹 논란

7억 여원 투입해 지역 내 33개 경로당에 시범사업 추진 예정
오는 30일까지 조달 입찰 중이지만, 특정업체 홈페이지에선 이미 선정 완료로 표시

경북 영양군청 전경. 매일신문DB
경북 영양군청 전경. 매일신문DB

경북 영양군이 스마트 경로당 도입을 위한 시범사업을 추진하면서 특정업체에 일감을 몰아주려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28일 영양군 등에 따르면 스마트 경로당은 갈수록 첨단화되는 사회 속에 스마트 소외 계층인 고령층의 적응을 위해 중앙부처에서 본격적으로 도입을 추진하는 사업이다. 스마트 경로당에서는 어르신들이 상시적으로 건강관리를 받고, 화상 교육, 오락, 안전 관리 등 다양한 기능을 제공받을 수 있다.

노인 인구가 많은 영양군도 정부에 관련 예산을 신청해 지원 받아 지역 내 180여 곳의 경로당 중 33곳에 약 7억원을 투입해 시범사업을 추진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최근 영양군이 조달청에 해당 사업과 관련한 입찰 공고문을 등록한 뒤 업계에서는 특정업체를 몰아주고자 진행됐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공고문에는 경로당에 설치될 기기의 크기와 스펙, 구성까지 구체적으로 담겼다. 특정업체가 취급하는 제품과 일치하는 조건으로 다른 업체의 참여를 막으려는 의도라는 주장이 나온다.

경북 영양군이 최근 조달청에 입찰 공고한
경북 영양군이 최근 조달청에 입찰 공고한 '스마트 경로당' 사업이 특정업체 몰아주기 의혹이 제기된 가운데 한 업체의 홈페이지에 28일부터 30일까지 진행 중인 영양군 스마트 경로당 사업이 이미 선정돼 있다는 실적 자료가 게시 된 모습. 독자 제공

특히 몰아주기 의혹을 받은 A업체가 홈페이지에 올린 스마트 경로당 사업 선정 공지도 의혹을 키운다.

영양군이 지난 14일 조달청에 입찰을 등록한 후 정식으로 입찰제안서를 받는 기간은 28일부터 오는 30일까지다. 입찰이 시작도 않은 시점에서 A업체 측은 사업이 선정됐다고 알리는 황당한 모습이 연출됐다.

업계 한 관계자는 "제조업을 하는 관계자들도 황당할 정도로 세세한 규격과 스펙을 못 박은 공고문부터 의심스럽지만, 의혹이 불거진 업체가 아직 진행 중인 공고를 자신들의 실적으로 홈페이지에 공개한 것 자체가 영양군과 해당 업체의 불미스러운 관계를 나타내는 증거"라며 "타사 제품을 짜깁기로 모아서 추진하는 이름만 스마트인 사업이 아니라 실제로 어르신들이 디지털 문화에 대한 적응력을 키울 수 있는 대안적인 스마트 경로당을 만들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영양군 관계자는 "사업을 진행하면서 저희와 사업 내용이 비슷한 타 지자체의 사업계획을 참고했지만, 특정업체와 유착은 없었고, 저희의 입찰 공고문은 문제가 없다"며 "A업체 홈페이지에 영양군 사업이 선정된 것처럼 게시된 부분은 저희도 당황스럽고, 그쪽 업체에 항의 전화와 공문을 보내고 소명을 요청해 기다리는 상황"이라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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