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김문수 후보 인사청문회에서 무지 드러낸 민주당 의원들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가 일제강점기 국적(國籍) 논란으로 파행(跛行)됐다. 박홍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과거 김 후보자의 발언을 언급하며 "일제강점기에 살았던 우리 선조들은 국적이 일본이냐"고 묻자 김 후보자는 "나라를 다 빼앗겨서 일본에 강제로 다 편입(됐다)"고 말했다. 야당 의원이 "그럼 우리 부모님, 후보자 부모님 일제 치하 국적이 다 일본이냐"는 질문에 "일본이지 그걸 모르십니까"라고 되물었다. 이에 야당 의원들은 "헌법 전문을 부정하는 것" "대한민국을 부정하는 것" "국무위원으로 인정할 수 없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김문수 후보에 대한 야당 국회의원들의 '일제강점기 국적 비판'은 1919년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으로 국가가 성립됐다는 것을 전제로 한다. 주지하다시피 국가 성립 3대 조건은 국민, 영토, 주권이다. 임시정부는 그 조건을 충족하지 못했다. 임시정부를 대한민국 건국으로 보는 것은 자의적이고 희망적인 역사 해석에 불과하다. 일제강점기 한인(韓人)들이 일본 정부 '호적(戶籍)'에 이름을 올리고, 일본 여권을 갖고 해외에 나간 것은 명백한 사실이다.

김 후보가 '일제시대 우리 선조들 국적은 일본'이라는 발언에 야당 의원들은 '대한민국을 부정하는 것'이라고 반발했다. 그것이 어째서 대한민국 부정인가. 김 후보의 '일본 국적 발언'은 역사적 사실을 이야기하는 것이지, '당시 일본 국적이 타당했다'는 가치 평가가 아니다. 역사적 사실과 윤리적 기준에 의한 평가를 구분하지 못하니 '일본 국적 인정=대한민국 부정'이라는 해괴(駭怪)한 결론에 닿는 것이다. 강제로 주어진 일본 국적을 좋아할 사람이 어디 있겠나?

조선시대 말 위정자(爲政者)들은 '서양 오랑캐는 나쁘다'는 자의적인 평가에 젖어 '조선의 현실과 세계 정세'를 있는 그대로 보지 못했다. 지금 야당 의원들의 '일제시대 국적 시비'는 그들의 인식 수준이 조선 말 위정자들 수준에 있음을 보여 준다. 그런 무지(無知)가 국가 발전을 가로막고, 국민의 안전과 권리를 파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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