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美 기업 웨스팅하우스, K-원전 체코 수출에 ‘딴지’

"자사 원천 기술 침해"…진정 제기
한수원 "기존 주장 되풀이" 일축
산업부 "미국 정부와 긴밀히 협의"

한국수력원자력이 주축이 된
한국수력원자력이 주축이 된 '팀코리아'가 24조원대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되는 체코 신규 원전 2기 건설 사업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이변이 없는 한 한국은 2009년 아랍에미리트 바라카 원전 이후 15년 만에 역대 두 번째 원전 수출을 앞두게 됐다. 사진은 체코의 신규 원전 예정부지인 두코바니 전경. 연합뉴스

미국 원전 기업 웨스팅하우스가 한국수력원자력(이하 한수원)의 체코 원전 건설사업 수주에 반발, 체코 정부에 문제를 제기하면서 향후 우리 정부의 대미 협상 역량이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웨스팅하우스는 지난달 한수원이 24조원 규모의 체코 원전 수주전에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것과 관련, 최종 수주를 막기 위해 한국형 원전이 자사의 원천 기술을 침해했다고 주장했다. 웨스팅하우스는 지난 2월 체코 정부가 입찰 조건을 변경하는 과정에서 탈락한 곳이다.

27일(현지시간) 웨스팅하우스는 보도 자료를 통해 체코전력공사(CEZ)가 한수원을 두코바니 신규 원전 2기 건설 사업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한 결정에 항의하기 위해 체코 반독점 당국(UOHS)에 진정을 제기했다고 밝혔다. 한수원이 자신들의 기술을 이용한 원자로 노형을 입찰에 제시했다는 내용이다.

웨스팅하우스는 "입찰에 참가하는 사업자는 CEZ와 현지 공급업체에 제공하는 원전 기술을 체코 측에 이전하고 2차 라이선스를 제공할 권리를 보유하고 있음을 입증해야 한다"며 "한수원이 제시한 APR1000 설계는 웨스팅하우스의 기술을 활용하고 있으며, 한수원은 웨스팅하우스의 동의 없이 제3자에게 라이선스를 이전할 권리도 없다"고 주장했다.

또, 한수원이 체코에 원전을 수출하기 위해서는 미국 정부로부터 기술 수출에 필요한 승인을 받아야 한다는 주장도 되풀이했다.

하지만 CEZ는 한국수력원자력의 손을 들어준 것으로 알려졌다. 체코뉴스통신(CTK) 등에 따르면 라디슬라브 크리츠 CEZ 대변인은 "입찰에서 떨어진 참가자는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과정에 이의 제기를 할 수 없다"고 못 박았다.

웨스팅하우스 측의 문제 제기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한수원 관계자는 "웨스팅하우스의 이번 주장은 현재 지식재산권 소송과 중재가 진행 중인 사항에 대해 기존 주장을 되풀이한 것에 불과하다"고 일축하면서 "체코 사업에 영향이 없도록 소송과 중재에 적절히 대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산업통상자원부 측은 "한·미 양국은 원전을 포함해 에너지 산업 전반에 관해 협력의 필요성이 크다는 점에 공감하고 있다"며 "정부는 기업 간 분쟁이 원활하게 해결될 수 있도록 굳건한 한·미 동맹 기조하에서 미 정부와의 긴밀한 협의를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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