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R&D예산 역대 최대 수준 회복…연구기관 기대감 높아

유상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28일 서울 성북구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을 방문, 차세대반도체연구소에서 오상록 한국과학기술연구원장과 '양자컴퓨팅과 반도체기술의 융합' 관련 설명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가 내년도 연구개발(R＆D) 예산을 역대 최대 규모로 책정되면서 대구혁신도시는 물론 대구 지역 연구기관들이 환영하고 있다. 정부가 비효율적인 R＆D 예산을 조정하기 위해 대폭 줄였지만, 내년에는 급격하게 성장하는 기술 변화 흐름에 발맞추고자 규모를 대폭 확대했다.

정부는 지난 26일 내년도 R＆D 예산을 29조7천억원으로 편성했다. 올해 대비 11.8%나 증가한 규모다. 정부의 총 지출 증가율일 3.2%인 것을 감안하면 상당한 규모로 증액한 것이다. 정부는 2030년 3대 강국(3G) 도약을 위해 3대 게임체인저(AI·반도체, 첨단바이오, 양자) 기술에 전략적 투자를 확대한다. 1조원 규모의 혁신·도전형 R＆D 투자는 물론 연구 개발 현장에서 혁신적인 도전이 이뤄질 수 있도록 돕는다. 역대 최대 규모인 2조9천억원의 예산을 기초 연구에 쏟는다. 국내 기초 연구 생태계 강화는 물론, 이공계 석박사 지원 등 연구생활장려금을 신설하는 등 연구원 처우 개선에 적극 나선다. 정부는 첨단산업과 우주, 차세대 원자력 등 신성장 산업의 발전을 위한 R＆D도 아끼지 않는다.

28일 과기정통부는 내년도 정부 예산안 및 기금운영계획안에 편성한 예산도 역대 최대 규모인 총 19조원으로 책정했다고 밝혔다. 올해 예산 규모(17조9천억원) 대비 5.9% 증액한 규모다. 특히 R＆D 예산이 지난해(8조4천억원) 대비 16.1% 증액한 9조7천억원으로 책정했다.

과기정통부는 4대 분야를 중점적으로 투자한다. 분야별 예산을 살펴보면 ▷선도형 R＆D 지원 4조3천167억원 ▷AI·디지털 혁신 8천841억원 ▷핵심인재 양성 및 기초연구 확대 3조5천697억원 ▷전략적 국제협력 강화 1조2천547억원이다.

유상임 과기정통부 장관은 "올해 마련한 과기정통부 예산안은 작년부터 진행한 R＆D 시스템 전환 등 체질개선을 바탕으로, 선도형 R＆D가 실질적으로 자리 잡기 위해, 필요한 곳에 제대로 투자하는 데 중점을 뒀다"고 강조했다.

◆R＆D 예산 확대에 기대감 높아지는 연구기관

대구 지역 연구 기관들은 투자 확대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나고 있다.

과학기술계 정부출연연구기관인 한국뇌연구원 김형준 연구본부장은 "정부가 뇌연구의 시급성과 중요성을 인정한 결과 25년 연구예산이 증액됐다"며 "앞으로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성과를 낳도록 뇌연구 실용화와 국제협력을 통한 뇌질환 연구 활성화, 데이터 스테이션 구축 등에 중점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양진영 케이메디허브 이사장도 "정부가 올해 바이오 난제 해결과 의료기술 확보를 위해 KARPA-H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것에 이어 내년 R＆D 예산을 확대한 것은 첨단 바이오, AI 등 미래 핵심 산업의 글로벌 기술 주권을 확보하기 위한 강력한 의지로 해석된다"며 "내년 예산 확대는 올해 연구비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곳에 다음 단계 기술 개발을 위한 단비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기업지원 기관들도 R＆D 예산 확대로 내년 사업 편성에 긍정적 효과가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대구테크노파크 관계자는 "전체적인 지원 규모가 늘어나는 것은 긍정적인 측면이 있다. 다만 지역에 직접적으로 투입되는 예산의 증액 폭이 그리 크지 않은 것 같다. 내년도 예산과 관련한 구체적인 전략을 모색하는 단계"라고 설명했다.

경북테크노파크 관계자는 "아직 구체적으로 정해진 것은 없지만 예산이 늘어나는 만큼 내년 사업이 보다 원활하게 이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연구개발 관련 인프라 지원이 늘고, 지역 기업들이 혜택을 볼 수 있는 부분도 늘어날 수 있다. 중소기업 입장에선 자체적으로 R＆D를 추진하는 데 한계가 있는 편인데 예산 확대가 도움이 될 것 같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