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의료계가 반대하는 의대 정원 증원 문제와 관련해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제안한 증원 유예 주장에 힘을 실어줬다. 의료 붕괴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불가피한 대안이라면서 긍정적으로 선회한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이 대표는 28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가 의대증원을 유예하자고 한 것 같은데, 지금 상황에서 의료붕괴 위기를 타개하기 위한 불가피한 대안 중 하나라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그는 "정부에서도 한 대표의 제안을 백안시하지 말고, 이 방안을 포함해 의료붕괴를 막기 위한 근본적 대책을 고민해 달라"고 요청했다.
앞서 한 대표는 지난 25일 고위 당정협의회에서 내년도 의대 정원 증원은 유지하되, 2026학년도 의대 정원 증원을 유예하는 방안을 중재안으로 제시한 바 있다. 다만 대통령실은 이를 수용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당내에서도 추경호 원내대표를 비롯한 원내 지도부는 정부와 같은 입장이다.
정부는 2035년까지 의사 1만명을 확충하겠다는 게 목표다. 2025학년도부터 의대 입학 정원을 2천명씩 늘려 이들이 졸업하는 2031년부터 2035년까지 5년간 의사 1만명이 추가 배출하겠다는 계획이다.
정치권에서는 시급한 현안을 놓고 한 대표와 용산이 엇갈린 가운데 제1야당 대표가 여당 대표 제안에 힘을 실어준 배경을 두고 당정 균열을 더 심화시켜 반사 이익을 노리는 전략으로 봐야 한다는 의견이다.
앞서 채 상병 특검법과 김경수 전 경남지사 복권 문제로 이견이 생겼고 의대 증원 문제로 또다시 엇박자를 보이면서 야당으로서는 한쪽을 부각시키면 큰 힘을 들이지 않아도 당정 갈등이 증폭되면서 혼란에 빠지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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