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지주가 이사회를 열어 동양생명보험주식회사(동양생명)와 ABL생명보험주식회사(ABL생명) 인수를 결의한 가운데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이 최근 불거진 손태승 전 회장 친인척 부당대출에 대해 거듭 사과했다.
특히 이번 사과는 이복현 금융감독원 원장이 회장 역시 제재 대상에 포함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 뒤 이뤄진 것으로, 임종룡 회장이 자신도 금감원 조치를 겸허히 따르겠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우리금융은 28일 이사회를 열어 동양생명과 ABL생명 인수를 결의하고 주식매매계약(SPA)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인수지분과 가격은 동양생명 75.34%, 1조2천840억원이며 ABL생명은 100%, 2천654억원이다.
우리금융은 남은 필요절차를 거친 뒤 동양생명, ABL생명 두 보험사를 자회사로 편입한다는 계획이다. 편입이 확정될 경우, 우리금융은 지난 1일 출범한 우리투자증권과 함께 은행, 증권, 보험 등을 아우르는 종합금융그룹 사업포트폴리오를 갖게 될 전망이다.
하지만 보험사 최종 인수를 위해서는 금융당국의 승인이 가장 중요한 절차로 꼽히는데, 최근 불거진 부당대출 사태로 인해 금융당국의 승인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임 회장 역시 이를 의식해 동양생명과 ABL생명 인수를 결의하며 또 사과를 한 것.
임 회장은 이사회 결의 후 긴급 임원회의를 열어 "전임 회장 친인척과 관련된 부당대출로 인해 국민들과 고객 여러분께 큰 심려를 끼친 점에 대해 다시 한번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어제 우리은행에 대한 검찰 압수수색이 있었다"며 "현재 진행 중인 금융감독원 조사와 함께 수사기관의 수사도 본격적으로 진행되는 것 같다. 금감원과 검찰의 조사에 대해 숨김없이 모든 협조를 다해서 이번 사안이 명백하게 파악되도록 해 주시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특히 그는 "조사 혹은 수사 결과가 나오면 저와 은행장을 포함한 임직원은 그에 맞는 조치와 절차를 겸허하게 따르겠다"고 했다. 이는 최근 이복현 금감원장이 해당 사안(부당대출)에 대한 보고가 제때 이뤄지지 않았다며 임 회장 등 현 경영진에 대해 제재를 할 수 있다고 말한 점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또 임 회장은 "오늘 동양생명과 ABL생명을 인수하기 위한 계약을 체결했다"며 "은행 위주로 편중된 그룹 포트폴리오를 개선하기 위한 것으로 앞선 증권사 출범에 이어 매우 중요한 그룹의 과제다. 앞으로 금융당국의 승인 등 많은 절차가 남아있다. 최선을 다해달라"고 강조했다.
한편, 금융사 지배구조 감독규정에 따르면 금융사가 다른 금융사의 최대 주주가 되기 위해서는 최근 1년간 기관 경고 조치를 받은 사실이 없어야 한다.
때문에 이번 부당대출 조사 결과에 따라 우리금융의 보험사 인수가 무산될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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