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대구경북 ‘글로컬대학 단지’로 시너지 효과 내길

교육부가 지정하는 올해 글로컬대학에 대구경북에서는 경북대, 대구한의대, 대구보건대(연합)가 이름을 올렸다. 지난해 본지정 탈락의 분루(憤淚)를 삼켰던 한동대도 재수에 성공했다. 지난해 본지정에 성공한 경국대(옛 안동대·경북도립대), 포스텍까지 합하면 대구경북 6개 대학이 '글로컬대학'의 명패를 달게 됐다. 글로컬대학에는 정부가 5년간 1천억원씩 지원하고 규제 혁신 우선 적용 등 당근을 준다.

본지정 성공이 1천억원 지원금으로 직결되는 건 아니다. 혁신이 조건이다. 이미 제출한 혁신기획서를 바탕으로 절차탁마(切磋琢磨)해야 한다. 혁신 로드맵을 현실화하는 과정이 중장기 과제로 남는다. 지원금도 대학 재정 해갈(解渴) 용도로 쓰여선 안 된다. 혁신기획서의 내용을 완수하지 못하거나 축소하면 글로컬대학 지정 취소나 지원금 삭감이라는 철퇴(鐵槌)를 맞을 수 있다. 교육부가 지난해 본지정된 경상국립대, 강원대·강릉원주대, 울산대에 최근 경고장을 보낸 게 선례(先例)다.

옛 명성도 무소용이다. 이미 지역 대학들은 생존의 기로에 있다. 입학 가능 인구가 줄어든 탓이다. 글로컬대학 선정이 생존을 뜻하지도 않는다. 올해 글로컬대학 예비지정 문턱까지 넘은 33곳 중 64%는 신입생을 다 채우지 못했다. 본지정된 학교 일부도 오십보백보다. 혁신과 존립이라는 두 가지 목표를 모두 좇아야 하는 처지다. 본지정에 자만하지 말고 혁신에 매진할 것을 주문하는 까닭이다.

본지정에 탈락한 영남대·국립금오공대도 내년에 다시 기회가 있다. 특히 구조조정을 우선에 둔 통합이 모범 답안은 아님을 이번 본지정 결과로 확인했다. 군소 대학들도 혁신기획서에 공감할 수 있는 비전을 제시하고 역량을 보여 준다면 응당한 성적표를 받을 수 있다. 기회는 더 남았다. 2026년까지 10개 정도의 대학이 또 지정된다. 대구경북 대학이 더 지정될수록 혁신의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 '글로컬대학 단지'로 미국의 아이비리그처럼 되지 말라는 법도 없다. 다시 한번 분투(奮鬪)를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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