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망한 수익 1위 배달 기사 "뇌종양에도 17시간 일했다"

전윤배 씨. 유튜브
전윤배 씨. 유튜브 '험쎄TV' 캡처

전국에서 수입이 가장 많은 배달 기사로 소개됐던 전윤배(41) 씨가 교통사고로 숨진 가운데, 그의 과거 인터뷰 영상이 재조명되면서 추모 물결이 이어지고 있다.

27일 인천 연수경찰서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인천 연수구 송도동 5차선 도로에서 전 씨의 오토바이가 시내버스에 치였다. 이 사고로 전 씨는 119구급대에 의해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이달 25일 오후 11시쯤 결국 숨졌다.

사고를 일으킨 버스 기사는 당시 적색신호에 교차로로 진입하다가 오른쪽 차선에서 직진하던 전 씨의 오토바이를 들이받았던 것으로 조사됐다.

전날 유튜브 채널 '험쎄TV'를 통해 전 씨의 사망 소식을 알렸던 유튜버 A씨는 "작년에 인터뷰했던 전윤배 기사님께서 버스 추돌 사고로 인해 혼수상태였다가 오늘 새벽 고인이 되셨다는 말을 들었다"고 했다.

A씨는 당시 전 씨와의 인터뷰를 회상했다. 그는 "인터뷰 내내 밝은 모습 보이며 많은 분에게 나도 이렇게 사는데 여러분도 할 수 있다며 희망을 주고 싶다고 말씀하셨던 전윤배 기사님"이라고 말했다.

전 씨는 지난해 A씨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1년 5개월간 2억800만원의 수익을 올린 것을 인증했다. 전 씨는 "아침 9시에 출근해 새벽 1~2시까지 일한다. 식사를 따로 하지 않고 프로틴 음료를 간간이 마시면서 일 마치고 하루 한 끼만 먹는다"고 말했다.

배달 기사를 하기 전 개인 사업으로 찜질방을 전전하기도 했다는 전 씨는 뇌종양과 백내장, 우울증까지 앓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그는 하루 30알이 넘는 약을 먹으면서 배달 일에만 전념했다.

전 씨는 "하루하루 저는 열심히 살아가는 것뿐"이라며 "지금 어두운 터널을 지나고 계신 분들이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그런 분들도 우직하게 자기 길 걸어가시면 꼭 좋은 날이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전 씨의 과거 인터뷰 영상을 찾은 누리꾼들은 "더 이상 아픔이 없는 곳에서 편히 쉬시길", "이렇게 열심히 산 사람이 황망하게 가는 게 맞나 싶다", "열심히 사신 만큼 그곳에서 행복하시길 바란다" 등 글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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