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원자력연구원, 경주 양성자가속기 24시간 운영

늘어나는 수요 대응…기존 8시간서 24시간으로 확대

24시간 운영에 들어간 경주 양성자가속기 모습. 한국원자력연구원 제공.
24시간 운영에 들어간 경주 양성자가속기 모습. 한국원자력연구원 제공.

한국원자력연구원 양성자과학연구단은 이달부터 경주 양성자가속기를 24시간 시범운영 중이라고 29일 밝혔다.

양성자 가속기는 수소 원자에서 전자를 떼어낸 양성자를 빛의 속도에 가깝게 가속할 수 있는 장치다.

가속된 양성자가 물질에 부딪힐 때 그 속도에 따라 물질의 성질을 변화시키거나 새로운 물질을 만드는 원리를 이용해 암 치료용 동위원소를 생산하거나 방사선 육종에 활용한다. 최근엔 반도체 오류를 잡는데 원자력연구원의 양성자가속기가 활발하게 이용되고 있다.

반도체의 초고집적화로 '소프트 에러'(soft error·지구에 유입된 대기·우주방사선에 의해 반도체에 일시적인 오류가 발생하거나 영구적으로 손상되는 현상)가 발생할 확률이 높아지면서 반도체 기업들의 내방사선 시험은 필수가 됐다.

우주·대기 방사선에 의한 소프트 에러는 항공기·인공위성·자동차 등에 사용되는 반도체에 영향을 줘 소프트웨어 오류를 일으킬 수 있다.

경주 양성자가속기는 국내 최대 규모 양성자 빔 서비스 제공 시설이다. 대전 연구용원자로 '하나로'와 함께 국내에서 유일하게 산업용 반도체의 내방사선성을 시험할 수 있는 국제 표준에 등재된 시설이다.

양성자가속기를 이용해 1초 동안 10년간의 방사선량을 조사함으로써 최대 10만년의 반도체 내 소프트 에러 발생률(SER)을 확인할 수 있다.

이런 이유로 관련 기업들의 양성자가속기 활용도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 기업들의 양성자가속기 빔 이용 경쟁률은 2017년 1.37대 1에서 올해 상반기 4.17대 1로 치솟았다.

연구단은 늘어나는 기업체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빔 서비스 시간을 기존 8시간에서 24시간으로 대폭 늘려 지원하고 있다. 올해 시범운영으로 문제점을 파악하고 보완해 내년부터는 본격적으로 24시간 빔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이재상 양성자과학연구단장은 "최근 인공위성 개발이 활발해지면서 우주 부품 기업 수요도 확대되는 추세"라며 "이용자 접근성을 확대해 중소기업이나 신진 연구자에게도 이용 기회를 늘리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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