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트럼프 우세서 경합주로…美대선 ‘노스캐롤라이나 대전’

해리스 등장 이후 흑인'유색인종 지지율 상승

민주당 대선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왼쪽)과 공화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연합뉴스
민주당 대선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왼쪽)과 공화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연합뉴스

공화당의 텃밭이었던 미국 노스캐롤라이나가 오는 11월 5일 대선에서 선벨트의 최대 경합주로 떠올랐다. 당초 노스캐롤라이나 선거인단 16명을 독식할 것으로 느긋하게 전망했던 공화당은 경합주로 바뀌면서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반면 자당 대선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의 상승세가 기류가 나타나면서 민주당은 기대감에 부풀어 올랐다.

◆공화당 우세 지역에서 경합주로

선거분석기관 '쿡 폴리티컬 리포트'(이하 리포트)는 28일(현지시간) 노스캐롤라이나를 공화당 우세에서 경합으로 조정했다고 밝혔다. 그 외의 경합주는 러스트 벨트 3곳(위스콘신, 미시간, 펜실베이니아)과 선벨트(조지아, 네바다, 애리조나) 등 6개 지역이다.

리포트는 "노스캐롤라이나는 과거 어느 때보다 경쟁이 치열한 상태"라면서 "몇 달 전까지만 해도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승리할 것으로 전망됐으나 민주당 및 민주당 성향의 무소속 유권자들이 해리스 부통령을 지지하기 위해 돌아오고 있다"고 분석했다.

리포트는 전체 538명의 선거인단 중 해리스 부통령은 226명을, 트럼프 전 대통령은 219명을 각각 확보한 것으로 분석했다. 두 후보는 7개주 93명의 선거인단을 놓고 경합 중이다.

경합주로 바뀐 이유는 조 바이든 대통령이 후보 당시 이탈했던 흑인 및 유색인종 등 지지층이 해리스 부통령 등장 이후 복귀했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리포트는 "트럼프가 정치적 기반을 잃은 것이 아니라 해리스가 상승한 것"이라면서 "해리스의 성공은 민주당 당원(+13% 포인트 증가), 흑인 유권자(+4), 무소속(+13)에서 득표율이 높인 것이 원동력이 됐다"고 밝혔다.

앞서 리포트가 지난 13일 공개한 7개 경합주 유권자 대상으로 여론조사의 양자 가상 대결에서 해리스 부통령 48%, 트럼프 전 대통령 47%로 오차범위 내에서 앞섰다.

지난 5월 조사 때는 바이든 대통령이 41%의 지지를 받아 트럼프 전 대통령(48%)에 크게 말렸다.

앞서 미국의 선거 예측기관인 '사바토의 크리스털 볼'도 지난 20일 노스캐롤라이나를 경합주로 재분류했다.

◆공화당 텃밭은 옛말?

노스캐롤라이나에서 1964년 대선 전까지는 민주당 후보가 대체로 승리했다. 하지만 2012년 이후 4년 선거까지 총 8차례 대선에서는 2008년을 제외하면 7차례 공화당이 승리했다. 공화당 입장에서는 텃밭이었다.

2008년의 경우 민주당 후보였던 버락 오마바 전 대통령이 49.70%를 얻어 공화당 후보였던 존 매케인 후보(49.38%)에 불과 0.32%포인트(p) 차이로 신승을 거뒀다.

공화당 텃밭임에도 민주당 지지세가 꾸준히 상승했다. 2016년 선거에서 공화당 후보였던 트럼프 전 대통령이 민주당 후보인 힐러리 전 국무장관에게 3.66%p차이로 승리했지만 같이 치러진 주지사 선거에서는 민주당 후보가 승리했다. 또 4년 전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곳에서 민주당 후보 바이든 대통령에게 불과 1.34%p 차이로 승리했다.

대졸 이상 백인들의 민주당 지지세가 강해진 데다 흑인을 비롯한 소수인종의 투표율이 꾸준히 증가한 게 민주당 지지세가 상승한 이유로 풀이된다. 흑인들은 투표율이 백인 못지 않으면서 민주당에게 90% 넘게 몰표를 주고 있다. 인구비를 보면 백인 64%, 흑인 22%, 히스패닉 9%, 아시안 3%가량이다.

엄기홍 경북대 교수(정치외교학과)는 "민주당 성향의 20대 젊은층이 노스캐롤라이나주로 많이 이주한 것으로 추측이 되고, 이들이 해리스에게 지지를 보내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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