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자는 호랑이의 꼬리를 밟을 수 있을까.
1위 KIA 타이거즈와 2위 삼성 라이온즈가 8월 31일과 9월 1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2연전을 벌인다.
KIA는 6월 12일 1위로 올라선 뒤 선두 자리를 지키고 있다.
삼성은 이달 17일에 2위로 도약했고, 3위 LG 트윈스를 4게임 차로 밀어내며 '2위 경쟁'에서 앞섰다. 주말 2연전에서는 1위 KIA 추격에도 도전한다.
KIA는 30일 현재 삼성에 4.5경기 차로 앞섰다.
1승 1패만 거둬도 KIA는 삼성과 4.5경기 차를 유지하며 여유롭게 남은 시즌을 운영할 수 있다.
하지만, 삼성이 2승을 거둔다면 KIA와 격차를 2.5경기 차로 좁혀 선두 싸움에 불을 댕길 수 있다.
박진만 삼성 감독은 "프로의 목표는 우승"이라고 말하면서도 "KIA와 주말 2연전에서 무리하지는 않겠다. 긴 호흡으로 시즌을 치러야 한다"고 밝혔다.
선발 투수도 무리하게 기용하지 않기로 했다.
삼성은 토종 에이스 원태인과 지난 27일 키움 히어로즈전에서 완봉승(9이닝 3피안타 무실점 11탈삼진)을 거둔 코너 시볼드를 KIA와 2연전에 모두 투입할 수 있지만, '휴식일'과 '순서'를 지키기로 했다.
백정현이 31일, 원태인이 9월 1일에 등판한다.
박 감독은 "순리대로 간다. 정규시즌은 길고, 순리를 거스르고 욕심을 부리다가 탈이 날 수도 있다"며 "선발 투수의 휴식일을 지키면서 승리하는 게, 단기적으로도 장기적으로도 좋은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KIA는 황동하와 양현종이 선발로 대기하는 데, 턱관절 수술로 전력에서 이탈한 투수 제임스 네일의 대체 외국인 투수로 영입한 에릭 스타우트의 비자 발급 절차가 조기에 마무리되면 스타우트를 삼성전에 내보낼 수도 있다.
긴장감이 고조되긴 하지만, KIA는 정규시즌 우승을 위한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
KIA에는 기분 좋은 '2위 제압 징크스'도 있다.
패한 팀 기준으로는 '호랑이 꼬리 잡기 저주'다.
올 시즌 KIA는 '위기론'이 고개를 들 때 당시 2위 팀과 자주 만났는데, 그때마다 2위 팀을 제압했다.
KIA는 2위 NC 다이노스에 2게임 차로 쫓기던 4월 19∼21일 NC와 홈 3연전에서 2승 1패를 거두며 추격을 뿌리쳤다.
5월 17일과 18일에 펼쳐진 2위 NC와 원정 경기에서도 모두 승리해 NC를 3위로 밀어냈다.
5월 24일부터 26일까지는 승차 없이 승률에서 앞서던 2위 두산 베어스와 홈 3연전에서 2승 1패의 성적을 거두며 1위를 수성했다.
6월 18일과 20일 2위 LG와 광주 홈 경기에서 11-4, 6-5로 승리를 거두며 LG를 3위로 밀어냈다.
7월 9일에도 2위로 다시 올라선 LG를 서울 잠실구장에서 11-4로 격파하는 등 승리를 싹쓸이했다.
삼성도 7월 17일, 18일에 2위로 KIA에 맞섰다가 모두 패했다.
KIA는 8월 16∼18일에는 잠실 원정에서 LG를 무너뜨렸다. LG는 이때 받은 충격으로 3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KIA의 올 시즌 2위 팀 상대 승률은 13승 2패, 승률 0.867이다.
3연전 중 상대 팀이 3위로 떨어진 뒤 경기 결과까지 합산하면 17승 3패 승률 0.850이다.
삼성은 올 시즌 KIA와 맞대결 성적에서도 4승 8패로 밀렸다.
박진만 감독은 "시즌을 시작하기 전부터 KIA는 유력한 우승 후보로 꼽혔다"며 "실제 붙어보면, KIA의 힘이 어느 정도인지 알 수 있다"고 상대를 인정했다.
하지만, 8월 승률은 삼성(승률 0.739·17승 6패)이 KIA(승률 0.682·15승 7패)보다 높다.
주말에는 '입장권 구하기 전쟁'이 펼쳐지는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8월의 마지막과 9월의 시작을 알리는 빅매치가 벌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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